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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네이트판] 너무 감동적인 가족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344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송한울
추천 : 7
조회수 : 31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5/07 02:32:27
네이트톡 글을 보고 운적은 처음이네요
너무 감동적인 가족이야기를 오유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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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요즘 정년이 가까워지다보니 학교에서 할 일이 별로 없어 쉬는 시간마다 이 곳의 글을 즐겨 읽는 할아버지 교사입니다. 이 곳의 글을 보니 참 못된 며느리도 있고 못된 시부모도 있어 세상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마지못해 어울려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집 이야기를 해볼까 하고 서툰 글솜씨지만 남겨봅니다. 사실 제 며늘아가 자랑을 좀 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운을 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보니 일단 저희 집의 배경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우리집은 우리 부부, 아들내외,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자녀석 이렇게 넷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는 조금 아픈 사람입니다. 다른 곳이 아니고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픈 사람입니다. 요즘 워낙 정정하신 어르신들이 많으셔서 젊다면 젊은 나이지만 치매라는 병에 걸려 어려진 사람입니다. 처음 아내가 증상을 보였을 때 그리고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아들 내외는 선뜻 "아버님, 함께 사시지요."라며 합가를 말하더군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은 그렇다치고 며늘아기의 고생이 눈에 훤하게 보였습니다. 요즘 어떤 젊은 사람이 시어머니 대소변 받아내고 싶겠습니까? 고생시키다가 극단적으로 아들내외가 사이가 안좋아져 이혼까지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그래, 함께 살자"라고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며늘아가에게 제 아내는 어쩌면 조금 특별한 시어머니여서 그랬을까요? 
  며늘아가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하나뿐인 남동생과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 아이가 고등학교때부터 저희와 이웃인 관계로 왕래가 잦았는데 그 이유는 아내가 우린 딸도 없고 아들뿐인데 잘됐다고 딸처럼 챙겨주었기 때문입니다. 금전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던가 하는 것은 못했어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함께 먹자고 부르고 우리 아들 과외할 때 웃돈을 조금 얹혀서 함께 시키는 것 정도였지만 며늘아가는 그것이 늘 그렇게 마음에 깊숙히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 아들녀석이 제대한 직후 며늘아가와 교제를 시작했고 저희 부부는 너무나도 기뻐했습니다. 그만큼 그 아이가 예쁘고 착한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겸손한 아이기 때문에 우리 아들과 사귀어 주는 것이 정말 고마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3년정도 연애를 한 다음 아들녀석과 지금의 며늘아가는 결혼을 했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결혼할 때 함께 살자는 아들내외에게 집을 사주어 내보냈습니다. 아내의 뜻이었습니다. 신혼을 즐기고 싶을텐데 괜히 우리가 있으면 방해가 되니까 내보자고 했습니다. 집도 우리집과는 멀리 얻어주었습니다. 둘 다 직장에 다니느라 피곤할텐데 시댁까지 가까우면 괜히 신경써야할 것 같아 스트래스 받는 것이 며느리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아내가 마음의 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며늘아가는 아내의 손을 잡고 울면서 "어머니, 이제는 같이 살게 해주세요" 하며 모시겠다고 무조건 들어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산지 1년이 흘렀습니다. 며늘아기는 잘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얼굴 한번 찌푸리는 일 없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아내의 대소변은 저와 며늘아기가 받아내고 있고 목욕은 제가 해줍니다. 그동안 며늘아가는 요즘 위가 안좋아서 자주 체하는 아내를 위해 미음을 만듭니다.  며늘아가가 이렇게 사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요양원에 보내자고 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어제 저녁에 잠시 외출했다 들어와 씻고 나왔는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우리 손주가 방에서 지 어미와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그 조그만한 녀석이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쫑알쫑알 얘기하는데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엿듣고 말았지요. 손자녀석은 "유치원 친구들이 우리 할머니가 이상하다고 한다."는 요지의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그런데 며늘아가가 "ㅇㅇ야 너도 할머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할머니는 이상하신 분이 아니야. 얼마나 훌륭한 분인데. 할머니는 아빠 키우면서 엄마까지 돌봐주시고 고생하시다가 병이 생기신 거야. 할머니가 없었다면 우리 ㅇㅇ도 없어." 하면서 부드럽고 단호하게 말하군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참 고마워서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며늘아가가 이 글을 본다면 제가 쑥스러워서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며늘아가야 너는 천사인가 보다. 여러모로 부족한 우리에게 하늘이 보내신 천사인가보다. 네가 없었다면 우리가족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기도 싫구나. 앞으로도 우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꾸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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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아직도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정말 사랑심은데 사랑납니다.
이렇게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받고 바르게 큰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그 참된 사랑을 알고 진정으로 효를 행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보기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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