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bs.co.kr/world/2012/01/24/2424373.html <앵커 멘트>
올해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백20년이 되는 해인데요.
설날에 맞춰 일본에 있는 한 무덤에서 위령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당시 왜군들이 조선을 침략해서 베어온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묻어놓은 무덤인데...
이런 끔찍한 무덤이 최근까지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신강문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 한쪽에 작은 돌무더기가 쌓여 있습니다.
녹슨 간판에 써 있는 글자는 바로 귀무덤...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조선에서 베어온 귀를 묻어놓은 무덤으로 최근에 발견된 곳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픈 역사도 모른 채 그저 소원을 비는 장소로 여기고 있습니다.
<녹취> 인근 일본 할머니(오카야마현 주민) : "귀가 잘 안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돌을 나무에 매달고 기도해요."
이곳 귀무덤은 왜장 나카지마가 호남 지방에서 잘라온 조선인들의 귀를 묻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곳 귀무덤은 현재 울타리도 없이 이처럼 길가에 방치돼 있어, 앞으로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곳 무덤에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인 12만 여 명의 귀와 코가 묻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녹취> 서지혜(한국인 여행객) : "귀와 코로 이렇게 쌓았다고 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일본 정부는 문화재라는 이유로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참배 한번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녹취> 요코야마(귀무덤 열쇠 관리인) : "문을 열어두면 일반인들도 들어와서 여기가 지저분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민단체들이 무덤 관리와 추모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김문길(귀 무덤 발견자/부산외대 명예교수) : "이곳을 성역화하고 그 당시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선조들의 영령을 따뜻하게 빌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선 귀,코 무덤은 일본 각지에 더 있는 것으로 추정돼 추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