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유 한 잔을 준비하고 의자에 앉아 망건을 풀며 게임을 시작한다.
친구 목록에는 함께 롤 벗이 없다. 자동 팀원 선택을 클릭한다.
2분이 채 지나지 않아 큐가 잡힌다. 퍼플팀.
다들 "^^", ":D", "ㅎ_ㅎ" 등의 이모티콘을 써가며 조합을 맞추어 나간다.
오리아나 장인이라는 5픽에게 1픽은 미드를 양보하고 소나를 가져간다.
상대 팀은 코르키를 선픽하고, 나는 케이틀린을 고른다.
우리 팀은 무난한 광역 스턴 / 누킹 조합.
적 팀은 하드 포킹 / 운영 조합.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소나는 적 블루에 와드를 박으러 달린다. 정글러와 탑솔러가 한치의 차이로 쫓아간다.
소나: 혼자 갈게요 ^^; 죽어도 혼자 죽는게 ..
아무무: 안됌 퍼블은 말파이트 줘야 됌 ㅇㅇ
나는 봇으로 달리며 cs를 챙기고 있겠다고 이야기를 해 둔다.
소나는 아무무의 레드를 리시한다. 적 블루엔 녹턴이 보이지 않는다.
소나가 서둘러 달려와 2렙 갱 방지용 와드를 박으러 강가로 간다.
그 때 적 블루에 녹턴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무는 2렙 갱을 가다 말고 말파이트를 부른다.
곧이어 들리는 퍼블의 함성
아무무(1/0/0): 아 ㅈㅅㅈㅅ 점화 씀?
말파이트(0/0/1):ㄴㄴ ㅎㅎ 라인 같이 밀어주세요 집 빨리 갔다옴여
녹턴이 죽어라 봇에 캠핑하고, 라인전은 무난하게 진행된다. 미드만 빼고.
오리아나 (1/5/0): 아 겁나 말림 ;; ㅈㅅ;
소나(0/2/4): 괜찮아요 ^^ 제가 아래 쪽 미드 와딩 할게요
BF대검을 사고 애매하게 돈이 남은 나는 핑와 하나를 사들고 강가로 내려가 삼거리 와드를 지운다.
이 때 소나가 갑자기 백핑을 찍는다. 미드의 와드가 사라지기 직전에 녹턴의 모습을 본 듯 하다.
봇 라인을 밀고 블루를 먹던 아무무도 눈치를 챘는지 역갱을 준비하며 강가 브러시에 숨으며 "ㅇㄷ?"하고 물어온다.
소나는 답이 없다. 아까 라인이 밀린 건 적 레드 타이밍 이후로 7분 40초 쯤, 아직 와드가 남아있을 텐데.
분명 저쪽도 역갱킹할 생각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는 동시에, 소나가 무무에게 백핑을 찍는다.
결국 그 이후에 우리는 용도 놓치지 않고 잘 먹었지만, 게임은 지고 말았다.
오리아나: 나땜에 진듯.. ㅈㅅㅈㅅ 원래 안 이런데
소나: 아니에요 ^^; 제가 시야 싸움을 더 잘 했으면 잘라먹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무:내가 바론 스틸만 성공했어도
말파이트:ㄴㄴ 제가 이니시를 계속 너무 멀리서 검여 ..
케이틀린(나): 원딜이 자리 잘 잡았으면 궁 낭비 안 해도 되었을 텐데 ㅠㅠ 죄송합니다
게임이 진 이유에 대해 팀원들과 짤막하게 말을 나눈 뒤에
나는 한 번 더 하기 버튼을 누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