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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오늘저녁 버스에서 생긴일
게시물ID : humordata_3449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rosecutor
추천 : 10
조회수 : 69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06/08/13 22:17:49
오유에서 종종 보곤했던 버스에서 일어난 황당한 사건들, 제가 오늘 겪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2연타로말이죠. 사건의 시작은 이러합니다. 저는 시내에서 친구들과 만나 놀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사람들이 가득 찬 만원버스에서 겨우겨우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고있는데, 어느 정류장에서 버스기사께서 외치시더군요. "혹시 자리 양보하실 분 안계십니까?" 저와 제 친구를 비롯해 뒤쪽에 있던 사람들은 무슨일인가 싶어 앞으로 고개를 돌렸고, 젊은남자분께서 자리를 흔쾌이 비켜주자 목발을 짚은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겼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는 것을 앞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불쾌하다는 듯이 쨰려보는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 빈좌석 바로 옆에 서있어서 똑똑히 지켜봤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으실떄까지 똥씹은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더군요. 오히려 제가 더 기분이 불쾌해졌습니다. 아니, 장애우들을 웃으며 대하진 못할망정 똥씹은 표정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건 뭔지, 그것도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그렇다는거는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한술 더떠서 그 아주머니 뒷자석에 앉아있던 여러명의 아줌마 패거리들은 아주머니의 뒤통수에 삿대질까지 해가며 '장애인이잖아.. 어쩌구저쩌구' 이러는게 아니겠습니까. 자기들 딴에는 자기들끼리만 들리게 말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아주 귀에 쏙쏙박히게 잘 들리더군요. 아주머니는 겉으론 웃고계셨지만, 속으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이 사회의 장애인이 설 곳이 이렇게 없다는 것에 저는 분노와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제가 비록 나이어린 학생이지만, 저보다 뒤떨어진 의식을 갖고 계신 어른들께 충고라도 몇마디 할까 하다가 주제넘은 행동같아서 참고 참았습니다. 근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더군요. 몇정거장 뒤에 어떤 여학생무리가 버스에 타더니 갑자기 버스 안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저는 아까의 분노로 인해 혼자 씩씩대고 있다가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까 앞에서 버스기사분과 여학생무리가 싸우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내용을 들어보니 자초지종은 이러했습니다. 여학생무리가 버스에 올라서 지폐를 냈는데, 버스기사분께서 성인인줄 알고 잔돈을 덜 주셨더랍니다. 근데 그 돈을 낸 여학생이 멀뚱히 서있다가 퉁명스럽게 '학생인데요' 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자 버스기사분께서는 껄껄 웃으시며 '학생 아닌 것 같은데?' 농담조로 얘기를 하셨죠. 그러자 대뜸 그 여학생은 화를 벌컥내며 '아씨, 학생이라니까요!'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버스기사분은 '그럼 돈을 낼떄 학생이라고 말을 했어야지' 라고 소곤소곤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한술 더떠서 그 여학생옆에 있던 친구가 '주민번호 부르면 되지.' 그러자 언성을 높인 여학생은 '아 됐어 뭣하러 여기서 주민번호까지 불러야 되는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버스기사분은 차근차근 타일르듯이 여학생들에게 말을 했는데, 그 어린여학생들은 할아버지뻘 되는 버스기사분께 아주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질러대며 대드는게 아니겠습니까, 아 정말 세상 말세라는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정교육을 판타지로 받은것이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뼈저리게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 마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어서 더욱더 실감이 안나고 어안이 벙벙합니다. 과연 어느게 옳은 것이고 어느게 그릇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겪은 바로는 이것은 인간이 할 도리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너무 화가나지만 동시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는군요. 그 사람들에게 쓴소리 몇마디 해주고 싶었는데, 아직도 후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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