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지방에서 못찾아서 서울까지 왔습니다...물어물어... 처음가는 산부인과를 이런식으로 가게될줄 몰랐습니다. 사실 병원가기전까지만해도 실감이 안났습니다. 대기실에 커플들도 보였습니다. 서로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저흰 둘이잖느냐... 전 헤어져서 혼자였습니다.
남친에게 연락했습니다. 말도 안된다고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순간 어이없어서 눈물만 흐르고... 온갖 배신이 밀려왔습니다.
병원에들어가 다리를 벌리고 검사를 받았습니다. 초음파를 봤습니다. 눈을 땔수가 없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그래요. 아이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약에 찌든 내몸에 정상일리가 없죠. 게다가 아이가 거꾸로되어있다더군요.
3개월.....................
왜 몰랐을까 후회가 밀려듭니다.
애기집도 커졌고 아이 머리와 척추 다리. 다 봐버렸습니다. 처음엔 멍 했습니다.
지울꺼냐고 물어봅니다. 어짜피 애도 정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라고 대답했고 저는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병원에선 수술날짜를 삼일후로 잡았고 전 있을곳이 없어서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고있습니다. 지금도 아침부터 피시방입니다... 입덧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못합니다. 근데 배는 고픕니다. 애기가 밥달라고 하나봅니다.
사람없는 건물뒤에서 소리죽여 울었습니다. 기댈곳 없는 서울에서 미아같은데 이 감당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내일이 수술날입니다. 전 평생 이 짐을 가지고 갈것입니다. 우울증에 신경증도 있고 여기저기 온몸이 만신창이라 약으로 찌든몸에 아이도 정상이 아니고 헤어진 남자친구는 거짓말이라고 하고....
근데 그 쪼꼬만 애는 어떻하라고!!!!!!!!!!!!!!!!!!!!!!!!!!!!!!!!! 미치겠습니다!!!!!!!!!!!!!!!!!!!!!!!!! 그애가 먼죄입니까!!!!!!!!!!!!!!!!!!!!!!!!!!!! 내가 내가 모자라서 내가 내가...미친년이라서...내가 .................
길갈때마다 유모차가 눈에 밟히고 ...어제는 지하철탔는데. 아이를 안고있는 어려보이는 부부를 보니 너무 행복해보였습니다. 왜 난 저럴수 없는걸까...
헤어진 남자친구는 지금도 학생입니다. 지금쯤 아무생각없이 열심히 수업을 받고 있겠죠. 아무런 죄책감없이 아무선 고통없이. 그저 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죠.
그럼 내 미래는?
아기의 미래는?
절 욕하셔도 좋아요. 낳아서 기르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시는 분도 있겠죠. 하지만 제몸은 이미 망가져있습니다. 일도 못하고 요양중이었어요.... 약이없으면 하루도 못버티는 몸입니다. 아이를 낳는다해도 그 아이가 정상일지 장담도 못하니다.......게다가 아빠도 없어요....
내가 임신이란걸 알기 하루전 꿈에 여러명의 갓난 아기들이 나왔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