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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스톨이> 퀸카, 내 여자 만들기 <5>
게시물ID : humorstory_1377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월향眞
추천 : 6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7/06/07 02:03:16


 그만 글을 쓰려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올렸는데

 베스트까지 갔네요.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물론, 실화가 아닐 때에는 실화가 아니라고 밝힙니다.

 그리고 실화이기 때문에,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은 가명입니다.

 그럼 또 여러분들의 즐거운 하루 속에 제 글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1~4 까지의 글 못 읽으신 분들은 제 아이디 검색으로 읽어주시면 너무 감사요^^




 < 퀸카, 내 여자 만들기 >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




 난 그녀와의 첫 만남 이후 믿기 시작했다. 

 이 피그말리온 효과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그녀가 내게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일밖에는 없었으니깐.



 # 5  퀸카와의 카트라이더.


 
 노래방에서의 꿈만 같았던 시간으로, 

 마냥 행복감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다음 단계로 접어 들어갈 생각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지연이와 얘기도 나눴고, 

 소모임 얘기도 했으니깐 
 
 솔직히, 내가 이 시나리오 엠티에 온 

 초기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하지만 다음이 문제다.

 이제 친분이 생겼다고

 “지연아, 우리 영화 보러 갈까?”

 “지연아, 밥이나 먹으러 갈까?”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가는 뻔히 “나 너한테 작업 걸고 있어.”

 라고 알려주기 때문에 그렇게 접근하기는 싫었다.

 게다가 지연이같은 퀸카에게 이런 식의 남자는 흔할 것이다.

 난 그런 흔한 남자는 무엇보다 되기 싫었다.

 


 어쨌든, 노래방에서 나온 우리 일행은

 다시 또 인원을 나누기 시작했다.



 “자, 이제 밤이 많이 늦었고, 노래방도 끝났으니깐

 잘 사람은 들어가서 자고, 밤 샐 생각이 있는 사람은

 피씨방에 가서 시간 좀 때우자.”




 상후형의 말에 피곤한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

 민박집으로 향했다. 



 “지연아, 넌 안 들어가?”



 뻔뻔스럽게도, 고작 오늘 노래 한 곡 같이 했다고,

 이젠 대놓고 지연이한테 물어 보았다.

 하지만 지연이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나 오늘 여기 밤샐려고 왔는데요? 얼른 피씨방 가요.

  혹시 카트라이더 할 줄 알아요?”



 헉! 밤을 샌다고? 너 보기보다, 강하구나. 

 근데 카트라이더? 

 지금까지 내가 그려왔던 지연이의 이미지틀이 

 단 한 마디로 깨지는 순간이었다.



 “몇 번 해봤는데.”



 “정말요? 그럼 피씨방 가서 카트라이더 해요.

 나 그거 빨간색 장갑이에요. 잘 하죠?”



 그러면서 뿌듯한 표정을 짓는 지연이.

 만약 노래방에서 술이 덜 깼으면 달려들었을 것이다. 



 “훗, 난 검은색인데.”



 “와, 그게 몇 번 해 본 실력이세요?”



 “할 때마다 이기는 데 어떡해.”



 “얼씨구.”



 “뭐?”



 “아니에요.”



 그러면서 살짝 웃는 지연이의 미소에 난 또 할 말을 잃었다.
 
 아니, 너무나 자연스러운 우리 대화에 난 더 황당함을 느꼈다.

 오늘 처음 만났는데, 지연이는 나에게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물론 나도 지연이 대화에 맞춰가고 있었고,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아, 또 졌어.”

 
 “넌 안돼.”



 피씨방 서로 옆자리에 앉은 지연이와 나.

 1:1 카트를 즐기는 중이었다.

 겁도 없이 나한테 도전장을 내미는데, 안 받아 줄 내가 아니었다.



 “근데 게임 이렇게 치사하게 할래요?”



 지연이가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귀엽게 말했다.

 그럼 어떤 목소리지?



 “원래 게임은 다 이렇게 하는 거야.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거니깐 고맙게 생각해.”



 지연이와 1:1 카트.

 난 물파리와, 미사일 아이템 2개를 들고 지연이 뒤를 따라 가다가,

 결승점이 보이는 시기에 한꺼번에 날려 1등을 계속 하고 있었다.

 

 “두고봐. 흥!”



 다음 판에 지연이는 나한테 배운 것을 그대로 나한테 써먹었다.

 하지만...



 “악! 나 안해안해안해안해안해.”



 지연이가 내 뒤를 졸졸 쫓아오자, 

 난 실드 2개를 확보하고 여유롭게 달리면서 

 지연이가 물파리와 미사일을 날려도 가뿐히 막아주고 1등을 했다.




 이 쯤 되자, 지연이는 선배도 뭐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날 잔뜩 째려보더니, 한 번 더만 외치고 있었다.




 솔직히, 내가 져 줄 수는 있지만,

 그건 일반 남자들의 생각일 것이다.

 난 지연이의 자존심을 긁는 행동을 해서

 더 나에게 지연이가 관심이 갈 수 있도록 하자고 결심을 했다.

 지금까지 지연이라면 모든 남자들이 양보했을테니깐.



 그렇게 날이 새도록 우리 둘은 신나게 달렸다.

 지연이는 몇 판 더 지더니,

 나중에는 4:4 팀플로 같은 편으로 하자고 

 꼬리를 내렸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다시 피씨방에서 나온 우리 일행은

 날도 훤하게 샜으니깐, 민박집에 가서 짐정리해서 나오자고 결정했다.

 그렇게 민박집으로 가고 있을 무렵, 기성선배가 내게 다가왔다.



 “너, 지연이 소모임에 데려 오는 걸 꼬시랬지,

 누가 지연이를 꼬시랬어.”

 

 웃음기를 가득 머금으면서 기성선배는 말을 건냈다.



 “일단, 친해져야 데려 오기도 편하잖아. 근데 내가 작업 거는 것처럼 보여?”



 “당연하잖아. 임마. 아주 옆에 딱 달라 붙어가지고. 

 그리고 그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다니면 모르는 사람이 봐도 딱 티가 나겠다.”



 헉! 난 다른 남자랑 다르게 보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다 우리 소모임을 위해서 이 한 몸 희생하는 거니깐 그런 줄 알어.”



 “지연이를 위해서 희생하는 거겠지.”



 “어쨌든,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일단 오늘이나 내일

 우리 소모임 온라인으로 클럽 하나 만들게.”



 “그래, 그건 너가 알아서 하는데, 너 혹시 지연이 좋아하냐?”



 “무슨 소리야? 예비역이 파릇파릇한 1학년을 어찌...”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고, 어쨌든 지연이 잘 꼬셔서 데려와라.”



 “어.. 알았...”



 “악!”



 어? 이건 또 무슨 소리?? 

 고개를 돌려 보니, 지연이가 걸음을 멈춰서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난 또 뻔뻔하게 다가갔다.



 “왜 그래?”



 “아! 피씨방에다가 잠바를 놓고 왔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연이는 건망증이 참 심한 아이였다.

 그리고 자기 입으로도 기억력이 안 좋다고 자랑을 하곤 했다.



 “다시 가면 되지. 왜 소리는 지르고 있어? 같이 가 줄게. 가자.”



 난 지연이를 데리고 아까 그 피씨방에 갔다.

 내가 올라 갔다 와서 잠바를 챙겨서 내려오고,

 지연이는 고마운 표정으로 날 반겼다.

 마치 서로 사랑하는 사람인 양.



 그렇게 우리 둘만이 민박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려서 어떤 얘기도 쉽게 나오질 못했다.

 그래도 어색한 분위기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지연아.”



 “네? 



 “올래?”



 “네?”



 “나한테 올래?”



 “네? 무슨 말씀? 선배님한테 왜 가요?”



 음... 역시 아직 이른가... 하지만 나도 할 말이 안 끝났어.



 “아니, 내가 만든 작사 소모임에 올 수 있냐고?”



 “아, 그거요? 나 오늘부터 작사 소모임 회원 아니었어요? 

 선배님이 아까 노래방에서 그렇게 말씀했잖아요.”



 어? 그렇게 생각했단 말이야? 넌 참 예측불가능 한 아이구나.

 

 “아! 맞어. 넌 작사 소모임 회원이야. 

 내가 오늘이나 내일 싸이에다가 클럽 하나 만들테니깐 즉시 가입해라.”



 “알았어요.”



 그러면서 지연이는 날 보고 웃어 주었다.

 이렇게 지연이와 얘기하고 친해지기가 쉬운데,

 그 동안 멀리서 지연이만 바라보고 속만 상했던 내가 참 안쓰러웠다.



 민박집에 도착한 지연이와 나는,

 대충 짐정리를 하고 나왔다. 물론 사람들도 같이.



 그리고 알아본 결과,

 지연이의 집과 우리 집은 택시 타면 

 7~8분 걸리는 곳에 위치할 정도로 가까웠다.

 

 어쨌든 나와 지연이는 엠티를 마치고

 서로의 집을 향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그 이후로 지연이와 난,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고,

 카트라이더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지연이가 내 곁에 없는 지금.

 카트라이더라는 게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게임이다...

 슬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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