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를 하고나면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다.
군대를 늦게간 만큼 더 열심히 해야지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나오니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다르다.
공부, 운동 기타 등등 왠만큼 군에 있을 떄의 의지만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지는 날이 갈수록 사라져가고 어느새 '싫다' 라는 느낌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는다.
점점 더 비워져가는 듯한 이 공허함..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냥 대학 다닐 때처럼 가끔 술이나 한 잔 하고 같이 밥이나 먹는 그런 친구들.
군생활 2년동안 항상 사람들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걸까?
혼자서 몇 일을 보내는 것조차 외롭다.
예전의 많던 친구들은 다 타지역으로 가버리고, 군에 있고, 외국에 있고, 취업을 하고..
나이가 들수록 만나기 힘들어진다.
군생활 2년동안 너무 많은 인연들과의 만남이 희미해졌다.
복학을 할 수 없으니..
앞으로 1년 이상 이런 생활을 더 견뎌내야 하는가?
군 이병 때 감정의 밑바닥을 손톱으로 파내는 감정을 느꼇다면,
지금은 또 다른 의미로 어둡고 습한 감정의 밑바닥에 발이 닿은 느낌이다.
사람을 만나고 싶다 / 넌 취업준비를 해야 해. 남들보다 늦잖아.
이 두 상반된 감정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자괴감만 늘 뿐이다.
감정을 채워주는 유일한 것은 전화통화뿐이다.
이 때만큼은 확실히 즐겁다. 하지만 나를 위해 남을 방해할 수는 없다.
내가 택한 길이니까..적응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이런 감정은 싫다.
무엇인가 다른 열중할 일을 찾아봐야겠다.
바빠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