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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경험담
게시물ID : humorbest_3456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마토
추천 : 54
조회수 : 16929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4/10 00:01: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4/09 23:49:02
예전에 폐에 공기와 물이 차서 이것을 제거하는 폐기(수)흉수술을 받은적이 있었는데

이는 비교적 흔한 질병에다가(장동건도 걸렸었지요), 치료방법도 간단합니다.

전신마취 후 겨드랑이 아래 가슴 측부를 절개하여 관을 삽입하고,

이 관의 반대쪽을 물이 들어있는 휴대용 장치(네모난 큰 약수통처럼 생김)에 연결하여

기압차를 이용, 폐의 공기를 장치로 빼내는 것이지요.

폐에 호스가 끼워있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관이 폐를 자극하여

일순간 숨조차 쉴 수 없는 극한의 짜릿함(?)을 선사합니다만,

이어 말하고자하는 고통에 비하면 그냥 넘어갈만하여 생략합니다.

정말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2~3주 입원 후 퇴원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밥먹을 때 상체를 일으키는 것과, 잠잘 때 무심코 뒤척이는 것, 화장실 가는 것,

그리고 1주일에 한번 있는 소독(관을 둘러싼 테이프를 교체하는 작업)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문제의 고통은 퇴원 직전에 일어납니다.

수술 시작할 때 전신마취를 했다면, 관을 제거할 때에도 당연히 마취를 하지 않을까하던 저는

가끔은 상식과 맞지 않는 예외적인 치료도 있구나 느꼈습니다.

한 사람 겨우 눕는 흔한 보건소 침대에 호스가 위로 올라오도록 저를 눕힌 후

간호사가 저에게 속삭이더군요.

"자, 제가 셋을 셀건데요, 그리고 뽑을꺼니까 숨쉬지 말고 계세요."

네.. 감사하.. 응? 아니 이 사람이 어디서 장난을..

아직 현실에 대한 사태파악이 되지 않았던 제 귀에 "하나" 하고 카운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잠깐만.. 원래 이런건가? 병원을 잘못왔나? 간호사가 좀 어려보이던데 실습생인가?

경험은 있나? 나만 당하는건가? 조금 이따가 오겠다고 할까?

"둘" 그리고 0.2초..

읍! 이년이 훼이크를..

내 평생을 통털어 甲인 고통이 약 1초간 전신을 엄습했습니다.

문지방에 전력으로 새끼발가락을 찍었을 때 그 느낌을 아시나요?

그 때의 1~2분간의 고통을 약 1초로 압축시켜 엽구리에 작렬했다고 보면 비슷할 것 같기도 하네요.

신기한건 20초도 안되어 고통이 사라진다는 것?

어찌 되었든 정말 짧고 강한 경험이더군요.

그러나 제 리액션이 맘에 안들었는지, 

1년 후 신은 제 왼쪽 폐를 낫게하시고는 오른쪽 폐에 구멍을 뚫으셨으니

이런 ㅅ바ㅣㅇ러ㅣ너아ㅣㅓ어나마

너무도 익숙하게 전신마취후 깨어난 제가 오른쪽 옆구리를 보았더니, 이번엔 구멍 2개 ^o^v

그렇습니다. 진짜 거짓말 안하고 "아저씨 여기 2인분 추가요"라고 환청을 들었었지요.

아.. 하나만 뚫으면 안되는거였니?

그 고통이 어떤지 알고 난 후라 정말 하루하루를 떨림과 흥분 속에 지냈습니다.

제발 퇴원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 적도 있구요;

그러나 어김없이 관 뽑는 날은 또 왔고,

저는 2일 간격으로 두번의 뽑기질을 당해야만 했지요.

벌써 그러고도 4~5년 정도 지난 것 같네요. ㅎㅎ

폐기흉은 흔한 질병이니 오유인들 중에서도 몇 분은 겪어보셨으리라 봅니다.

관 뽑을 때의 그 희열(?)을 같이 공유해보고 싶네요.

*PS. 경험자의 조언
원인 : 키크고 마를 경우 폐가 정상인보다 세로로 긴 형태가 되어 기압차로 인한 공기 축적
증상 : 숨을 크게 들이킬때 끝까지 들이키면 바늘로 콕 찌르는 느낌이 들거나, 등쪽 어깨쭉지 밑이
잠을 잘못 잔것같이 지속적으로 쑤시고 따끔따끔 찔리는 느낌이 듭니다.
예방 : 잘 드세요.
조치 : 초기에는 그냥 가슴에 마취주사 놓고 면도칼로 째서 공기 슈~욱 하고 빼서 집에 돌려보냅니다.
저는 위급한 상황에서 수술받기 전에 긴급조치로 받아봤는데 하나도 안아파요. 초기에 치료받으세요.
저 상태로 몇 달 방치하면 위급해지는데 이때는 진짜 숨도 깔짝깔짝 쉴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집니다.
그때는 관 뽑아야 합니다. 그럼 즐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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