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운명을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할 뿐.
그럼에도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마치 개독처럼 이것을 부정한다.
사실 부정하나 마나 상관 없지만 말이다.
결정되어 있더라도 모르는 것과 결정되어 있지 않은 것의 차이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단지 우리는 근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간결한 쪽을 골라야 한다.
신이 왜 부정당하는가? 이제 그 근거라는 게 해명되었고, 0은 생략하고 싶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영혼과 육체를 별개로 보던 이원론의 시절은 갔다. 본성과 현상의 구분 운운하던 시절도 이제 종결되고 있다.
실존주의 이래로 우리는 점점 간결한 진리를 추구하게 되었다.)
우리는 '근거'를 매시매분매초 체험하고 있다.
우리는 계획표를 짠다. 일정에 앞서 미리 똥오줌을 누기도 한다. 점심 약속도 잡는다. 내일 일기예보도 본다.
이게 결정론의 근거다. 일상 자체가 모조리 결정론에 수렴한다.
결정론을 부정하면 우리는 아무 것도 말할 수가 없다.
그 말하는 '논리'마저도 결정론에 의해 형성될 수 있었던 개념이기 때문이다.
인과는 결정론적 사고에서 나오고, 과학적인 '실험'은 인과를 따지는 것이다.
확률론적 결정론 또한 결정론이고, 확률론은 편의로 이용되고 있을 뿐 기계적 결정론의 체계를 아직도 거시 세계에서는 따른다.
그럼에도 결정론을 부정하는 '未開'한 일반인들을 볼때마다 참 안타깝다. 이건 점술도 뭣도 아닌 세상 그 자체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