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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욱 전역 인터뷰
게시물ID : starcraft_34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리나린
추천 : 12
조회수 : 371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0/15 12:25:55

[라이브인터뷰]컴백 전상욱, “LOL의 재미에 푹 빠졌어요”


“식지 않는 승부욕이 지금껏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

지난 2011년 초, 전 소속 팀이던 위메이드 폭스의 해단 이후 갈 곳을 잃었던 ‘상욱곰’ 전상욱은 돌연 입대를 결심했다. 사실 ‘돌연’이라는 말도 무색하리만치 2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던 전상욱은 그 당시 남아 있던 프로게이머들 중에서 최연장자에 들 정도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온 ‘올드 게이머’였다. 

게이머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겠다고 마음 먹고 2년여 간 군인 신분으로 살아온 전상욱은 지난 10월 2일에서야 다시 자유를 얻었고, 조금도 변하지 않은 동안 외모로 팬들에게 컴백 소식을 전했다. 군대 내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 놓으며 오랜만의 인터뷰에 서서히 적응해나간 전상욱은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재미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LOL 프로게이머로의 전향도 꿈꾸고 있지만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함께 활동하던 동료 프로게이머들의 연이은 은퇴를 바라보며 느낀 솔직한 심경과 그가 바라보는 국내 e스포츠 계의 분위기, 또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우리 곁으로 돌아온 전상욱의 ‘라이브인터뷰’를 주목해 보자.


'상욱곰' 전상욱,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통해 만나게 됐다

- 정말 오랜만의 인터뷰네요. 먼저 반가운 팬들에게 인사부터 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프로게이머 전상욱입니다”라고 인사해도 되겠죠? 아직 프로게이머 자격증은 갖고 있으니까요(웃음). 전역한지는 이제 막 1주일이 됐네요. 바깥에서 1주일 동안 살아 보니까 어떻냐고요? 그냥…좋던데요? 자유로움을 얻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군대는 너무 통제가 많은 곳이잖아요.

- 입대 전 인터뷰에서 “정말 100번은 넘게 인터뷰를 했을 텐데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요? 오늘로써 그게 마지막이 아니게 됐어요.
▶ 제가 그랬었나요? 그 당시에 그런 말을 했던 것조차 잊어 버린 채 살았네요(웃음). 마지막이 아니었어요, 그게. 하하. 지금은 그냥 빨리 머리카락이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군대에 있을 때 훈련 기간이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았을 무렵에는 잠깐 살이 찌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다시 돌아왔네요. 자대에서는 마트를 이용할 수 있는 데다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해서 살이 8킬로그램 정도 쪘었죠. 당시 제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었어요. 그 후에 다시 살을 빼려고 조금 의식한 것도 있지만, 사회로 나갈 때쯤 되니까 자연스럽게 원상복귀가 돼 더라고요. 평소 식습관으로 돌아오면서 체형도 다시 바뀌었어요.

- 말이 나온 김에 군 생활 얘기도 좀 해주세요. ‘엉뚱’의 대명사인 전상욱 선수가 과연 어떤 군인이었는지 궁금하네요. 
▶ 운전병으로 복무했었어요. 사실 처음엔 면허를 갓 따자마자 입대한 거라 운전을 잘 못했죠. 그래서 초반엔 되게 힘들었는데, 그래도 운전병이 비교적 편한 보직인 것 같더라고요. 운전도 정말 많이 늘었어요. 군에 있는 동안 한 15000 킬로미터 정도는 차를 몬 것 같아요. 군용차부터 민간인들의 차도 몰고 다양한 경험을 했죠. 심지어 25인승 중형 버스까지 몰아봤어요. 이젠 버스 기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 말 그대로 초보 운전병이었군요(웃음). 미숙한 운전 탓에 차 사고를 낸 적도 있다고요? 
▶ 총 세 번 정도 사고를 냈었어요. 초반에는 카니발로 사고를 냈는데, 마지막엔 중형 버스로도 사고를 냈죠. 다행히 혼자 후진을 하다가 벽을 박은 거라 그렇게 큰 사고는 아니었어요. 어쨌든 그 일로 휴가가 취소됐던 아픈 기억이 있네요(웃음). 비록 사고를 몇 차례 내긴 했지만, 전 경제적인 ‘에코 드라이브’를 선호해요. ‘더 밟아봤자 5분 일찍 간다’는 생각으로요. 사실 운전을 한다는 거 자체가 마치 드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군 생활의 기분 전환이 되기도 했어요. 남쪽으로는 대전, 북쪽으로는 북한 라디오 방송이 나오는 지역까지도 가보는 등 재미있는 경험이었죠. 

- 사실 꽤 나이가 들어서 간 군대였잖아요. 훨씬 어린 선임들도 많았을 텐데, 적응 면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 나이는 대부분 어린데, 저보다 어려 보이는 선임들은 몇 없었어요. 그래서 크게 자존심이 상하진 않았죠(웃음). 그냥 다들 형들같이 느껴졌어요. 군대에 있는 동안 여기저기서 사인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오히려 잘 대해주는 선후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역시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면 으레 그렇듯 ‘너 스타 좀 한다며?’하고 말 걸어오는 사람들도 많았겠어요. 
▶ 원래 군대 내에 있는 ‘싸지방(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는 게임을 하면 안 되는데, 게임을 같이 하길 원하는 분들 때문에 제가 거기서 스타를 하게 됐어요. 제가 하는 걸 보고 다른 사람들도 시작했는데, 저는 빼고 그 분들만 걸려서 징계를 받았어요. 제가 운이 좋았죠. 그 후로는 다같이 하지 않았고요. 솔직히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 해야 되는 상황이 생겼어요. 1:2 게임을 주로 했는데, 웬만하면 제가 다 이겼어요. 일반인들 중에서도 아마추어 고수급으로 스타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1:1이면 해볼 만했을 텐데 1:2로 상대하려니 못 이기겠던데요(웃음).


예나 지금이나 엉뚱한 매력이 돋보이는 전상욱

- 힘든 날도 많았겠지만, 군대 내에서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어요? 
▶ 제가 51사단에 있었는데, 서경종이 저보다 3개월 늦게 입대해서 훈련병으로 왔더라고요. 그래서 엄청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경종이는 5주 있다가 다른 데로 가는 거였는데, 그 당시 저도 겨우 이등병이었지만 맛있는 걸 사줘가며 나름 잘 챙겨줬죠. 아, 그리고 같이 위메이드에서 생활했던 워3 게이머 (윤)덕만이도 같은 관계로 만났어요. 덕만이도 제가 챙겨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잘 챙겨줬어요. 훈련병은 마트도 이용을 못하기 때문에 몰래 먹을 것들을 갖다 주곤 했죠. 또 제가 야수교를 나왔는데, 박상우도 거기에 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방명록 같은 곳에 제가 사인한 뒤에다가 박상우도 사인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게이머들이 운전병으로 많이 간 것 같아요. 제가 후배들에게 ‘운전병이 좋다’고 많이 말해주기도 했지만요. 

아, 그리고 언젠가 하루는 제가 파견을 집 근처인 부천으로 갔던 적이 있어요. 무슨 배짱인지 겁이 없어져서 외부에 있는 피자를 시켜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분이 있는 기자님께 대신 주문을 부탁 드렸었죠. 그런데 막상 받으러 나가려니 귀찮아서 대대장 소유의 군용 차를 몰고 피자를 받으러 나갔는데, 도중에 딱 걸린 거예요. 진술서에 ‘피자가 먹고 싶어서 그랬다’고 솔직하게 적었는데, 대신 주문해주신 기자님의 전화 번호를 대라고 하고… 그땐 진짜 걱정이 많이 됐어요.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선처해주셔서 위기를 넘겼던 아찔한 기억이 있네요.

- 길고 긴 군 생활을 버티게 해준 가장 큰 힘이 있다면 뭐였을까요? 전역 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거나 취미, 종교 생활을 지속한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데요. 
▶ 그냥 ‘싸지방’ 덕분에 군 생활을 버텼죠. 아마 저희 부대에서 제가 제일 많이 ‘싸지방’을 이용했을 거예요(웃음). 한 시간에 몇 백 원씩 내는 건데, 제 월급의 반 정도를 거기에 쓴 것 같아요. 오로지 인터넷만 가능해서 게임은 못하지만 VOD는 볼 수는 있으니까 프로리그도 보고, 동생들이 나오는 경기들을 찾아봤어요. 또 좋은 선후임들과 놀면서도 시간을 보냈고, 어쨌든 전역 날짜는 정해져 있다는 생각으로 날짜를 세어 가면서 버텼어요. 어차피 복무 기간이 짧아질 수는 없는 거니까 먼저 전역한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죠. 

- 그래도 예전에 지켜 보니 전태양, 박성균 같은 동생들이 면회도 가주곤 하던데, 팀 후배들 하나는 참 잘 뒀어요. 그렇죠?
▶ 네, 정말 고마웠어요. 전역하기 얼마 전에는 (한)동욱이도 왔었고, 동생들이랑은 나와서도 만났죠. KT에서 나온 (박)성균이도 방송을 시작 했더라고요. 며칠 전에 개인 방송 하는 걸 처음으로 봤는데, 조금 더 말 수를 늘려야 될 것 같아요. 재미가 없던데요(웃음). 성균이가 말할 때는 재미 있는데, 게임을 할 때는 너무 게임만 해요. 그러고 보니 (박)세정이도 최근에 방송을 시작했다고 그러던데요? 조만간 (김)준호와도 만나야 될 것 같은데, CJ 숙소가 어디에 있죠?


이전부터 우애가 돈독하기로 소문났던 위메이드 출신 선수들

- 요즘 e스포츠 계를 바라보면 본인이 한창 프로게이머 활동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죠. 군대 내에서 바라봤을 때와 직접 나와서 마주했을 때, 각각 어떤 생각들이 들던가요?
▶ 아직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분위기 파악이 덜 됐는데, 스타2는 조금 인기가 시들한 것 같긴 해요. 전역하자마자 ‘스타행쇼’ 섭외 전화를 받고 고민했는데, 옛날에 한 팀이었던 형들이랑 만나는 거니까 그냥 수락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무슨 프로그램인지도 몰랐거든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그냥 나갔는데, 스타2 얘기를 하는 프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스타2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할 말이 별로 없어서 가만히 앉아 있다 온 것 같아요. 아무래도 스타2를 하다가 군대에 간 게 아니라서 그런가 봐요. 저는 병행 시즌이 되기도 전에 입대했잖아요. 

어쨌든 주로 형들이 말하는 것만 듣고, 먼 과거의 얘기가 나올 때만 조금 말을 얹고 왔어요. 형들하고도 조금 어색한 게 있었거든요. (박)태민이 형은 그나마 휴가 때 보기라도 했는데, (최)연성이 형이랑 (박)용욱이 형은 굉장히 오랜만에 본 거라 조금 쑥스러웠죠. 특히 연성이 형과는 거의 5년 만에 얼굴을 본 거였어요. 예전에 남아 있던 앙금 같은 것도 풀리고,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리그가 완전히 스타2로 전향되기 전에 이 판을 떠났잖아요. 솔직히 말해 본인의 스타2 실력은 어느 정도였죠?
▶ 많은 게임을 해본 건 아니었지만, 당시 마스터 상위권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랜드 마스터에 들어가기 전이었죠. 그때는 이미 군대에 갈 결심을 한 후였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스타1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흥미가 덜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물론 이건 ‘자유의 날개’에 한해서예요. 그래도 확장팩이니까 ‘군단의 심장’은 조금 더 난이도가 올라갔겠죠? 아직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요. 

스타2는 그래픽도 예쁘고 화려한 게임이긴 한데, 결정적으로 인기가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까워요. 팬들이 스타1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 걸까요? 부대 내에서도 중령, 원사 급인 4, 50대 분들이 저에게 사인을 많이 받았는데, 그 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스타1 때는 게임 방송을 좋아했는데 스타2로 바뀌고부터는 안 봤다”는 거였어요. 어르신들이 바둑을 즐기듯이 취미로 게임 방송을 보던 분들이신데, 스타2는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안타까울 따름이죠. 그래도 게이머 동생들이 더 힘을 냈으면 좋겠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어요. 

- 사인 요청 세례와 함께 e스포츠 판과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을 것 같은데요?
▶ 많은 것들을 물어 보셨고, 저는 제가 아는 만큼 답변해 드렸어요. 주로 ‘왜 공군에 지원하지 않았냐, 연봉은 얼마냐, 마재윤은 어떤 사람이냐’ 이 세 가지가 주된 질문이었죠(웃음). 전 승부 조작과 관련해서도 가감 없이 아는 대로, 들었던 대로만 답해줬어요. 아시다시피 저희 팀에서는 승부 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없었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도 승부욕이 세서 그런지 ‘고의 패배’ 같은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나중에 얼마를 준다고 해도 그 수많은 팬들 앞에서 지면 정말 창피하잖아요. 전 어렸을 때 게임에서 지고 나면 기분이 정말 나빠져서, 절 응원하려고 모여 있는 팬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간 적도 있어요. 아무리 분해도 그러는 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감독님께 혼난 적도 있고요. 속으로 엄청난 자기 비하를 하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너 멍청하다, 진짜’라며 제 스스로에게 욕을 했어요. 그래도 그 정도 승부욕이 있어서 이토록 오래 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전역을 마친 전상욱, 그의 향후 계획은?

-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전역 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본인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 저는 현재 LOL 게이머로의 전향을 희망하고 있어요. 처음엔 마냥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가장 큰 문제가 LOL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는 점이더라고요. 스타는 프로리그라 해도 매 세트가 개인전으로 이뤄진 다전제인데, LOL은 다르잖아요. 5:5로 팀 워크를 맞춰야 되다 보니 짜증나는 게 한 둘이 아니에요. 롤 게이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누가 팁 같은 걸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전)태양이 말로는 한 1년은 걸릴 거라던데, 정말인가요? 

- 나진에 속해 있는 조재걸, 유병준 등 현재 스타에서 롤 게이머로 전향한 선수들도 꽤 있는데, 조언을 구해볼 생각은 없어요?
▶ 아쉽게도 조재걸 선수와는 친분이 전혀 없어요. 유병준-임태규 선수하고도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라 무턱대고 아는 척을 하긴 조금 그렇고요. 일단 제가 LOL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닥에 가까워서 벌써부터 저런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는 조금 그래요(웃음). 전역 후에 랭크 게임을 시작했는데, 배치고사 첫 판에서는 픽밴 룰도 몰라서 밴 순서에 제가 픽하고 싶은 챔피언을 누르기도 했어요. 주변에서는 OP 챔피언들을 골라야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하던데, 제 취향이 그렇지가 않아서 걱정이에요(웃음).

- 취향이 그렇지 않다니…뭔가 무서워 지는데요? 주 챔피언이 뭔지 살짝 물어봐도 될까요?
▶ 갱플랭크를 엄청 많이 했어요. 진짜 한 100판 정도는 한 것 같은데…(웃음). 다음 패치 때는 갱플랭크가 상향 되길 바라고 있어요. 지금은 즐기고 있는 단계니까 그냥 시행착오라고는 생각해요. 이렇게 인기 없는 캐릭터를 하다가 OP를 잡으면 경기가 잘 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할까요? 갱플로는 탑도 가고 미드도 가는데, 이상하게 미드에서의 승률이 더 좋아요. 또 마스터 이도 엄청 많이 하는데, 그걸론 정글만 가요. 방송에 나오는 챔피언들을 좀 해야 되는데 말이죠(웃음). 요즘은 아리가 좋아 보이더라고요. 혼자 흥해도 캐리가 될 것 같은 캐릭터들이 눈에 띄는데, 미드 챔피언들이 주로 그런 것 같아요. 아리나 제드 같은 것들이요.


아직 미숙한 탓에 LOL 얘기를 할 때는 쑥스러운 미소가 동반됐다

- 스타와 롤만을 두고 생각했을 때, 각 게임의 장단점 및 매력 포인트는 뭘까요? 
▶ 스타는 게임 자체가 진짜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모두 재미있다는 장점이 있죠. 저도 예전에 스타 방송을 보며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에 프로게이머를 지망했었어요. 반면 롤은 보는 것과 하는 걸 비교했을 때, 직접 하는 게 더 재미있고요. 단점이라면 조작이 너무 단순하다는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롤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접근성이 엄청나게 뛰어나서 처음에 접하긴 쉬운데, 그게 곧 단점이 되는 거죠. 하지만 스타는 그렇지 않아요. 

- 근래 들어 많은 올드 게이머들이 은퇴를 선언했어요. 그 중엔 한솥밥을 먹었던 김택용, 도재욱 등도 속해 있는데요. 혹시 그 선수들처럼 개인 방송으로 팬들과 교류할 생각은 없나요?
▶ 어제 (박)성균이 방송을 처음 봤는데, 그렇게 봐주는 사람이 많다면 값어치가 있을 것 같긴 해요. 특히 ‘소닉 스타리그’처럼 몇 천명이 지켜보는 방송이라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군대에서 계시던 어른들조차 바둑 즐기듯이 보니까요. 그들만의 리그가 여기서 열리고 있구나 싶었고, 보는 사람이 많으니 꽤 높은 홍보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저도 다른 전 프로게이머들이 팬들하고 소통하면서 게임 하는 걸 보고 ‘나도 한 번 해볼까?’ 싶긴 했어요. 무대에 서는 것도 여전히 좋고요. 하지만 저는 스타1으로는 조금 힘들고, 이제 보는 것만 즐길 것 같아요. 재미로 하는 정도로는 할 수 있는데, (김)택용이 같은 애랑은 대결하고 싶지 않거든요(웃음). 군대에서도 잠깐씩 해보니까 10년 동안 게임을 해와서 그런지 여전히 손에 익긴 하더라고요. 빌드도 다 생각나고, 손에 모든 감각이 저장돼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새로 컴퓨터를 바꿔서 스타1이 깔려있지도 않아요. 

- 벌써 2013년도 두 달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전역도 하고 여러모로 새 출발에 나설 준비를 마친 것 같은데, 올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 아직 아무 것도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으로썬 LOL을 조금 더 잘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일단 태양이의 조언대로 다이아1 티어를 찍고, 프로게임단에 들어가고 싶네요. 그 정도가 LOL 프로게이머로 전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것 같고, 그쯤 돼야 연습 상대로서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프로가 되려면 챔피언을 몇 가지 정도 잘 다뤄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아요. LOL 쪽 인맥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조금 더 공부하고 노력할 생각이에요.


그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그럼 이제 끝으로 오랜만에 만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 팬 분들 중에 제가 다시 게임 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더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어쨌든 지금은 제가 롤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있기도 하고, 사실 프로게이머가 별건가요? 잘하면 되지(웃음). 킹덤언더파이어도, 스타도 다 조금 더 이기려고 하다 보니 잘하게 됐고, 잘하다 보니 게이머가 됐듯 롤도 그렇게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군대에 갔다 온 뒤로 걱정이 많긴 해요. 얼굴도 많이 상한 것 같고요. 한참 동안이란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군대에서 제 나이를 되찾은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아직 27살이면 어린 나이잖아요. 이것저것 도전해봐야죠. 아프리카TV에서의 개인 방송 같은 경우도 일단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조금 해보려고 해요. 막무가내로 방송을 시작하진 않을 것 같아요. 또 ‘나캐리’ 같은 데도 괜찮고, 기회가 닿는 대로 여기저기 얼굴을 비출 생각이에요. 은둔 생활은 하지 않을 거니까 지켜봐 주시고, 드디어 군대에서 탈출했으니 이제부터는 다시 프로게이머로서 살아보려고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출처: http://www.fomos.kr/board/board.php?mode=read&keyno=136144&db=issue&cate=&page=1&field=&kw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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