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브금주의]감자
게시물ID : humorbest_3468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21
조회수 : 3090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4/14 16:13: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4/13 22:25:18
우리동내에는 정신나간 여자아이가 하나있다. 어른들은 그아이를 보고 진희라고 부른다. 아마도 그 아이가 정신나가기 전에 들은 이름인거같다. "아줌마는 미친년이제?" "이 미친년이 또와서 지랄이네. 안나가!" "깔깔. 아줌마는 감자라고 아나? 감자 모른다 아무것도!" 오늘도 구멍가게를 지키고있던 엄마에게와서 시비조로 얘기한다. 맨날 화제거리는 감자다. 감자를 먹었네, 요리했네. 뭐이런말이 전부다. 진희는 자신의 세계만이 평범한 세계인줄 아는거같다. 난 그런 진희가 불쌍하게 느껴져 슈퍼를 나갈때 항상 씹을거리를 손에 쥐어준다. 그런나에게만큼은 진희가 허리숙여 인사한후 냉큼 뛰쳐나간다. "니는 쟤가 뭐가그리이쁘다고 먹을걸 챙겨줘?" "불쌍하잖아." 진희네집은 우리집이 위치한 골목위로 올라가다보면 약수터 가기전 산 중턱에 위치해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진희가 찾아왔다. "오늘은 아지매없고 아들래미만있네?" "응 오늘일이있으셔서. 진희 뭐 먹고싶은거있어서 왔어?" "필요없다. 울아빠가 내 좋아하는 감자쪄놨다. 꺄르르" "하하, 맛있겠네 오빠도 감자좋아하는데." "내 왠만해선 미친것들한텐 먹을거 안주는데. 니는 그간 내한테 해준것도 많으니까 감자좀 가져다줄까?" "그럼고맙지~" "이히히히 쫌만 기다리라" 그러고는또 냅따 달려나갔다. 참 어린기집애가 말하는게 꼭 옛날 아주머니들같다. 그날 꾸벅꾸벅졸면서 카운터를 하루종일봤지만 진희는 돌아오지않았다. 다음날 아침 "야 비 많이오네.." 아침이라긴 그런시간. 12시쯤 일어나서 엄마가 깨워 간신히 일어났다. 밥상머리에 앉아 첫끼로 엄마와 점심을 먹으려하는데 감자조림이 눈에띄었다. "아 엄마 혹시 진희안왔어 아침에?" "말도마라. 아침 7시부터 가게문 발로차고 난리도아녔다. 계속 냄비 하나들고 니 찾던데 그년이 어찌나 가게문을 힘껏 찼던지 가게문 다찌그러져서 열리지도않아가지고 내가 꺼져버리라고 소리지르니까 씩씩거리면서 뭐라하더니 가버리드라" "왜그랬어. 나한텐 착하게구는앤데.. 근데 뭐라했는데?" "몰라. 슬래이트에 비떨어지는소리때문에 한개도못들었어" 뭔가 마음에 걸렸다. 아무리 정신나간애로써니 어제 한 약속지키려고 아침부터 감자싸들고 온거였을텐데.. 미안한마음에 밥이 코로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도 모른체 오늘 첫끼를 마무리지었다. 오후 3시. 비는 그칠생각을 하질않았다. 뿐만아니라 날도 참 어두침침했다. "마음에 걸려.. 한번 찾아가볼까?" 우리골목위로 약수터가기전 있는 집은 한채밖에없다. 아무래도 거기가 진희네집인가.. 뻑뻑해진 가게문을 열어제치고 우산을 폈다. '우두두두두' 정말 빗소리때문에 아무것도 들리지않았다. 사과의 의미로 진희가 좋아한다던 감자, 내가받아야할 진짜감자가 아닌 포카칩을 두봉지 들고 진희네집으로 행했다. "여긴가.." 아무리봐도 이근처에는 이집 한체밖에없는데 도저히 사람이 살것처럼은 보이지않았다. 마당엔 주인없는 개집한체와 널브러진 솥단지가 날 맞아주고있었다. "진희야" 빗소리때문에 잘못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안에서 사람지나다니는소리가 들렸다. "니가여기 왠일인데?" 심장이 멎을뻔했다. 현관문 내머리위로 작은 창문이 드르륵열리더니만 물에빠진 생쥐꼴로 불쑥 튀어나온 진희의 머리가있었다. "야이씨 어후깜짝이야. 아침에 우리집에왔다며?" 나는 고게를 젖혀서 진희에게 물었다. "응 감자주러갔지." "미안해 자고있느라 너 온지도몰랐어. 자 이거받아" "뭔데?" "니 좋아한다던 감자과자야" "니나 쳐무라! 내가 감자좋아한댔지 언제 감자좋아한댔나?" 왠일인지 도통 알수없는소리를 짓걸였다. "그럼 이게 감자가아니고뭔데?" "그건다르다 하여간" "그럼 이거 아버지드려. 아버지랑 같이산다며." "아빠 감자 못먹는다. 자기감자도 없는데 어떻게감자를먹나?" 난 얘가 뭐라하는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에라이 그럼난 간다." 하는 수 없이 그냥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왔다. 그날저녁 또 누군가가 세차게 문을 두들겼다. "이 미친년이 또왔네. 안나가!" "아지매 울아빠가 눈을안뜬다. 난 저녁이면 인날줄알았는데 안인난다. 울아빠좀 살려주라" 가만 듣고있던나는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다 싶어서 진희와같이 진희네집으로갔다. "진희야 아버지 어디계신데?" "다락방에." "아까 너있던 거기?" 처음으로 진희네집에 들어왔다. 부엌옆 다락으로 올라가기 직전에 정말 맛있는냄새가 났다. 하지만 서둘러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야 봐라 눈을안뜬다 우짜면좋노.." 진희의 아버지란분은 이불을 덮고 엎드려계셨는데 얼굴이 많이 노세하셨다. "언제부터그랬는데?" "어제 니네집 갔다온이후에 내 감자먹을때부터 안인났다카이" 혈색이 많이 안좋아보이셔서 이불을 걷는순간 평소 비위가 좋다생각했던 나는 그게 아니였다는걸 깨달았다. 네모반듯하게 일자로 척추뼈가 도려나가있었다. "이봐라 내가아까 울아빠 감자없다켔지? 이래서 몬인나는가보다." 말을이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왔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받았다. "어..어..엄마.." "참 맞다 내가아까 경황이없어서 말못했는데. 얘 아침에문앞에 놓고간 냄비 가져가라그래라. 열어보니까 감자탕인거같은데 빗물섞여서 그냥 개줬으니까 와서냄비가져가라그래." 감자. 예전에 들은적이있다. 감자탕에 감자가 없어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옆에 경상도친구가 얘기해줬던말은. "자슥아. 감자가 그감자가 아니다. 돼지 척추뼈를 감자라부른다 마." 출처 웃대 - 미치광이녀석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