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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때문에 내가 생각했던 그 '하늘'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617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갑빠만평
추천 : 0
조회수 : 1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9/04 02:12:37

나는 경상남도 창원에 산다.

 

고등학생때 수학, 물리, 과학보단 국어가 좋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이 좋았다.

 

같은 자연현상이라도 사기꾼같이 이런 저런 말을 갖다붙혀 옷을 입히고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하는 문학이 좋았다.

 

뇌리에 하늘에 관한 시였나, 산문이었나, 소설이었나 그런 이야기를 접한 것 같다.

 

창원은 공업도시이다. 팽창한지는 몇십년 안되었고, 계획도시로써 꾸역꾸역 큰 도시다.

 

그래서 창원은 타지역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 20년 된 이야기때문에 나처럼 창원토박이도 많을것이고, 창원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 년수는 20년을 넘어가진 않는다.

 

고등학교 때 친한친구가 인근 백화점 근처 아파트에 살았고, 우리집근처엔 하차하는 버스정류장이 없었으므로 항상 같은곳에서 내려서

 

한 20분정도를 걸어서 하교를 했다.

 

지하도가 있었는데, 항상 올라갈때 마다 하늘을 보면 창원하늘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창원저녁즈음 밤하늘은 까맣다기보단 오히려

 

붉을때가 많았다. 저녁노을도 아니었고, 8~9시경이었는데 왜 그런 붉은, 자주빛 색을 냈는지는 모르겠다.

 

공업도시기 때문에 매연때문에 그런건가 생각도 했고, 별이 보이지 않아 참 별로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낮의 하늘은 좋았다. 고등학교 근처 벚꽃나무 도로가 있어 인근 진해에 벚꽃장이 열릴때쯤이면 그쪽에도 벚꽃이 난무해

 

사람들이 많이 구경하러 오고 오뎅, 소세지, 번데기 따위를 파는 노점상도 많이 들어섰었다.

 

가을하늘은 높았다. 천고마비의 하늘이란 저런거구나 혼자 생각을 했던것도 같다.

 

나이가 들어 신검을 받고, 102보충대로 가서 7사단에 배정받아, 7사단 훈련소로 가게 되었다.

 

훈련소는 민통선근처에 있었고, 군사훈련을 받는 6주? 동안은 아침구보로 민통선을 들락날락하게 되었다.

 

때는 11월 말~12월 이었고, 무척 추웠다.

 

추위와, 긴장감과, 싸이코같은 훈련소 자대병들때문에 힘들었떤것으로 생각한다.

 

코피가 흐를것같은 코의 얼큰함과 눈이 파르르 떨리는 피곤함, 알수없는 긴장감으로 항상 피곤했던것으로 생각난다.

 

훈련 중후반쯤이었을까, 생활도 훈련도 어느정도 적응될무렵 나는 그때 야간근무조였고, 아마 불침번이거나

 

5분 대기조같은 비상대책야간조 따위였을 것이다.

 

새벽에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왔고, 경상도에선 몇십년 살아도 구경하기 힘든 눈이 내렸다.

 

우리는 기상해서 몇시간동안 막사지붕에 쌓인 눈, 이동경로에 있는 눈을 치우고 쓸었다.

 

그러다 너무 힘들어, 빗자루를 내팽겨치고 대자로 벌러덩 누워버렸는데.

 

정말 그 순간을 잊지못한다.

 

그때 본 밤하늘의 모습을.

 

눈은 많이 사그러지고 거의 그친상태였고, 그것은 내가 본 어느 가을하늘보다 높았고 맑았다.

 

내 눈으로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라는 말을 그때서야 알게 됐다.

 

정말 빼곡히 촘촘히 밤하늘을 꽉 메웠던 별들, 금방이라도 내 눈으로 쏟아져내릴것 같은 그 수많은 별들 별자리도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환하게 빛나던 별들.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강원도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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