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철권 고인물 듣고 생각난 고등학교 때 얍삽한 데빌아저씨 썰
게시물ID : gametalk_346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0
조회수 : 367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9/15 13:06:15
철권하다가 모니터나 키보드 혹은 패드를 부신 게 보여서 옛날 생각이 났음.

당시를 기억하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음슴체를 쓰겠음.




옛날에 살던 동네가 시립대 + 한양대 중간에 있었음



당시 철권 태그토너먼트(이하 철권 TT)가 이 유행하던 때였는데 

내가 살던 동네에 '투투 오락실'이라고 엄청 큰 오락실이 있어서

근처 대학 동아리, 심지어 프로게이머도 넘어와서 게임을 했음.



참고로 '투투 오락실'에서 철권 TT 하면서 3연승 이상하기 시작하면 

삼성 코엑스 같이 많은 사람 오고가는 지역 오락실 갔을 때, 웬만하면 안 졌음.



어느 정도냐면 걍 뒤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아, 쟨 내가 이기겠다' / '쟨 좀 잘한다' / '쟨 최고다' 라는 정도의 눈이 생기는 그런 동네였음.



갑자기 또 여담이라 죄송;;

한양대 근처 도로 앞 지하 오락실에서 만난 8살 정도 돼 보이는 꼬마.

이제 초등학교 막 들어간 거 같은 얘가 있었는데, 

살면서 걔만큼 철권 잘하는 애 못봤었음;;;

데빌이 주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걔랑 몇 판 붙고 생각든 게

'얜 내가 못이긴다. 정말 잘한다. 이 꼬마 뭐지?' 였음.

아는 분 계시려나..;; ㅋㅋ




각설하고;; ㅋㅋ

동아리나 프로게이머가 매번 온 건 아니지만 

수준 자체가 너무 높아 한 번 이기기가 너무 힘들어

'투투 오락실' 근처 B급들이 모이는 곳에서 오락을 주로 이용 했음.





그런데 재밌게도 어느 오락실이든 최강자 있음.

거기 오락실은 일명 '데빌 아저씨'이라 불리는 사람이었음.

학원 끝나고 가면 만날 철권 TT 하고 있었는데 고르는 캐릭터가 매번 똑같음

그런데 문제는 쓰는 기술도 똑같음.


얍삽이 쓰는 '데빌 아저씨'였음.



참고로 데빌이 더블펀치가 있음.





1분 54초 참조




그리고 부캐릭터로 고르는 게 트루 오우거




2분 14초 참조 잘못 쓴 기술 참조





참고로 

데빌은 위에 본 더블 어퍼컷 기술을 연속으로 쓸 수 있음.

트루 오우거의 저 기술은 2번째 비트는 것 때문에 막아도 데미지가 나오는 기술임.



거기다가 B급만 오는 오락실은 가드 시, 기술이 들어오면 에너지가 줄어드는 시스템으로 셋팅한 곳이라..

계속 막고 있으면 결국 지는 게임.

그래서 그 아저씨가 최강자였음.






우리는 만날 그 아저씨의 얍삽한 플레이에 속수무책이었음.

이겨보려고 별 수를 다 썼지만 이길 수가 없었음.

그래서 나중에는 그 아저씨가 게임하고 있으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했음.

그럼 또 기다리다가 동전 넣고 얍삽하게 게임하고

그래서 많은 애들이 실력 높고 개발리는 '투투 오락실'로 반 강제적으로 넘어갔음.





그러던 어느 날이었음.

평소처럼 데빌 아저씨한테 쳐발리고 있을 무렵,

철권에 미쳐서 6개월 동안 매일 몇 시간씩 철권 TT만 하던 '친구 P'가

'투투 오락실' 원정길을 마치고 B급 오락실로 돌아와 하는 말이


"저 아저씨 내가 이겨."


라 하는 거임.




얘도 지난 몇 개월동안 '데빌 아저씨'한테 무수히 당하고 씩씩대며 집에 간 얘였음.

그런데 반 강제적으로 '투투 오락실' 원정을 한 달정도 하고 와서는 하는 말이

"내가 이겨" 라 당황스러웠음.

왜냐하면 '투투 오락실'은 동전 넣고 20초 안에 KO 당했던 곳이기 때문에 

한 달을 했어도 발리고 왔을 것인데, 어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음.





참고로 얘가 덩치가 웬만한 유도선수 만한 애함.

근데 심성은 착한 놈임.

그런 얘가 유독 그 날에는 독기가 있었음.




앞에서 하던 애가 역시나 얍샵한 플레이에 무너지자 자신만만하게 100원짜리 동전을 넣었음.

그리고 게임을 시작했음.




결과는 '데빌 아저씨'를 친구가 가지고 놀았음.






가지고 논 건 일단 실력이 엄청 올라간 것도 있지만, 기술 사이에 '틈'을 이용한 게 가장 컸음.






사실 데빌의 더블 어퍼컷 기술은 왼손이 나간 뒤, 오른손이 나갈 때 약간의 딜레이가 있음.

그래서 왼손 나온 뒤, 반격기를 사용하면 오른손을 잡아버림.

안타깝게도 '데빌 아저씨'는 재반격을 쓸 줄 몰랐음.

만날 시작하면 더블 어퍼컷 썼는데 왼손 후 오른손이 나갈 때 자꾸 잡혀서 바닥에 꼬꾸라지니까 당황한 거




그 다음 트루 오우거로 바꾸고 견제하다가 비틀기 기술을 썼음.

근데 여기도 약점이 있음.

비틀기 전에 틈이 있기 때문에 한 방 맞고 '횡 이동'을 하면 두 번째 카운터를 피할 수 있음.



그렇게 기술 다 무력화 시키고 농락하며 발라버렸음.




하지만 최강자는 최강자.

공개하지 않은 캐릭터가 있었음.

그건 오우거였음.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견제 얍삽이



하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았음.




친구가 10판 이상 연승을 하자 '데빌 아저씨'가 열받아서 내 친구에게 갑자기 의자를 던졌음;;;;

가만히 있다가 의자가 날아와 몸에 맞자 친구가 아파하는데

이 데빌 아저씨가 와서 주먹으로 내 친구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음.


근데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친구 P의 몸집이 유도선수 만함;;

몇대 맞다가 몸빵하고 일어나 아저씨 멱살을 잡았음.

그리고 밀쳐 넘어뜨린 다음 다음 의자를 집어서 데빌 아저씨한테 던지려는거 간신히 말림



그러자 친구 P가

"너 나와."

라고 말했음.


데빌 아저씨는 "내가 임마 너보다 나이가 많아!! 너 몇살이야!!" 라고 소리쳤는데

친구가 사람 많은 곳에서 줘터지기 싫으면 빨리 나오라 했음.

그러자 '데빌 아저씨'가 주변 둘러보니 1:6의 싸움이라는 걸 알게 됐고

지금 앞에 있는 학생도 덩치가 멧돼지 만하다는 걸 알고는

결국 조용히 오락실을 나갔음.




나랑 같이 있던 애들이 무슨 일 생길까 걱정되서 우르르 따라갔는데 

친구 P가 한 애한데 귓속말로 소근거리고는 인적 드문 골목으로 아저씨랑 갔음.



그러자 P의 말을 들은 친구가 따라가려는 우리를 가로 막으면서

"지가 조용히 말한대."

라고 말했음.




그러고는 몇 십분 동안 있다가 친구 P만 돌아옴.

그래서 친구 P한테 무슨 말을 했냐고 물어보니,


아저씨한테 왜 의자 던지냐고 따졌더니 그건 미안하다 화가 나서 그랬다고 사과를 받았고

그 다음에 아저씨한테 의자에 맞고 두둘겨 맞은 거 본 증인 많으니 한 번만 더 눈에 보이면 그 때는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했다 함.

(뭐 손도 좀 올라가고 멱도 잡고 뒷목도 잡고 그런 제스처도 있었다는데 진짜인 진 모르겠음;;)



아무튼 그 사건 이후부터는 '데빌 아저씨'는 B급이 모이는 오락실에 보이지 않았음.





그런데, 친구가 그렇게 그 아저씨를 발라버리는 걸 보고 하나 둘.

'투투 오락실'로 원정을 가기 시작했음.



나도 처음에는 동전을 넣음과 동시에 지곤했는데

실력 높은 사람들이랑 하다보니, 

또 몇 주가 지나니까 그 때부터는 연승을 하기 시작했고

재미를 느낄 정도의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음.




결국 B급이 모이는 오락실에는 친구들이 가질 않았음.

당시에는 오락실에서 담배를 필 수 있었는데, 

'투투 오락실'은 게임 마니아들이 많아 왔어서 담배피며 오락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쾌적해서 그곳으로 자주 가게 됐음.




그 때부터 내 철권 실력도 올라가게 됐음.

하지만 철권4라는 망작을 만나면서 철권과는 빠이빠이를 하게 됐고..

오락실의 쇠퇴로 인해 결국 TT에서 끝나게 됐음.



가끔 찜질방. 영화관, 그리고 지금은 거의 다 없어졌지만 가게 앞 오락기를 지나가다가 철권을 보면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기기도 함 ㅋㅋ

예전에 재수 할 때나 여자친구랑 영화 보러 갈 때.

20대 초반시절에 철권 TT 보이면 하곤 했는데

요즘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보이질 않아 끊게 됐음.

그리고 현재 나오는 시리즈는 그 때랑 너무 많이 바뀌고 해서 손을 놓아버렸음ㅋㅋ



20대 후반 때, 건대에서 마지막으로 한 기억이 있는데

당연히 이길 줄 알고 덤볐는데, 머리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 생각했지만..

손가락도 굳어서 ㅋㅋㅋㅋㅋ ㅋㅋ

이제 몸도 안 따라가는 듯 ㅋㅋㅋㅋㅋㅋㅋ





- 후일담 -

데빌 아저씨는 약 2개월 정도 지난 후부터 슬슬 다시 B급 오락실에 오기 시작했음.

'투투 오락실' 에서는 사람도 많고 해서 친구들끼리 즐기기가 힘들어서 가끔 B급 오락실을 가서 하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 데빌 아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음.

처음 우릴 봤을 땐, 한 두판 하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나중에는 다시 눌러 앉아 오락을 했음.

그 아저씨도 근데 실력이 늘어 돌아오긴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기준으로 데빌 아저씨와 5판 하면 3:2로 이기거나 2:3으로 지거나

실력은 늘었지만 기존에 쓰던 패턴을 완전히 바꾸진 못하고 돌아왔음.

한 번 몸에 익힌 플레이 스타일은 없애지 못하나 봄 ㅋㅋㅋㅋㅋㅋ





- 후일담 2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카더라라 맞는지 모르겠음.

'투투 오락실'이 나중에 망했는데 그 이유가 신고 때문이었다 함.

소문에 의하면

B급 오락실에 애들이 많이 유입 됐었는데 낙후된 곳이고 공간의 제약 때문에 신종 게임을 가져다 놓을 수가 없었음.

결국 이지투디제이, 펌프, 드럼 매니아 등의 신종 게임이 그 곳에 놓이기 시작했고 또 곳곳에 오락실이 생기면서 점차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

화가난 B급 오락실 10시 이후에 학생들의 출입이 있다고 신고했다는 말을 들었음.

그래서 영업정지를 먹었다고 친구가 말해줬는데

나는 말도 안 된다 말했음.


근데 재오픈 하고 1주일 뒤에 폐업을 했음;;;

그 이유는 미성년자 출입이었음.



그래서 친구들이 그 소문을 정설이라 믿게 됐음.

허나 진실은 아직도 모름.



그런데 몇 달 후 B급 오락실도 망했음.

'투투 오락실'이 사라지자 매번 오락실을 찾았던 사람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기게 됐음. 

여기에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대전 액션 게임의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PC방이란 것이 부흥도 한 몫하면서 주변에 오락실이 거의 다 사라졌음.




요즘도 가끔은 오락실을 들어가 봄.

그런데 대부분 총싸움이나 노래방 기기, 혹은 뺘샤뺘샤, 비행기 게임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할만한 게임이 없음.


어찌 마무리해야하나..

암튼 그러했음 ㅋㅋㅋ



오락실을 너무 많이 가서 오락실 에피소드가 많음~

나중에 기회되면 또 풀어보겠음.

그럼 안뇽~~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