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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 글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있어서 적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슈뢰딩거가 고안한 사고실험으로 코펜하겐 해석을 부정하기 위해 나온 실험입니다.
코펜하겐 해석은 쉽게 말해 어떤 물리량을 측정할 때,
우리는 그 물리량이 어떤 값을 가질 확률만 알 수 있을 뿐 실제로 명확하게 어떤 값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입자의 위치를 관측했을 때 그 입자가 A라는 위치에 있었다면,
그건 원래부터 A라는 위치에 있던 것이 아니라 관측할 때 어떤 확률에 의해서 A로 관측된 것이며
B에서 관측되었을 수도 C에서 관측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즉 A와 B와 C 모두에 조금씩 있었다는 말이죠.
이런 해석에 대해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보수파 과학자들은 맹렬한 비난을 가했고 슈뢰딩거 역시 그 중 하나였습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양자역학의 기초를 다진 슈뢰딩거가 코펜하겐 해석을 부정했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죠.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양이가 밀폐된 상자 속에 들어있고, 상자 안에는 일정 시간 안에 50%의 확률로 붕괴하는 방사능 물질이 있습니다.
그 물질 옆에는 붕괴를 감지하는 계수기가 설치되어 있고, 만약 물질이 붕괴하여 계수기가 그것을 감지하면
독극물이 담긴 병을 깨뜨리는 스위치가 켜져 고양이가 죽게됩니다.
만약 코펜하겐해석에 따른다면 그 방사능 물질이 붕괴되었는 지는 관측을 통해서만 알 수 있고
우리가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고양이는 그럼 죽은 상태 반, 산 상태 반이라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벌어지게 되니
코펜하겐 해석 역시 말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벨이 제시한 실험으로 인해 코펜하겐 해석이 맞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상자를 열기 전 고양이가 반은 살아있고 반은 죽어있다라는 말은 여전히 틀린 말입니다.
고양이는 당연히 살았거나 죽었죠.
실제로는 계수기가 붕괴를 감지하는 것 자체가 관측이며 그 이후부터는 거시적 상황이기에 상태의 중첩은 없습니다.
위 글에서 고양이의 파동함수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데, 거시적 물질에서는 양자적 효과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코펜하겐 해석을 부정하려는 원래 목적에 반해 오히려 코펜하겐 해석을 설명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거기서 오해가 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당연히 살아있거나 죽어있습니다. 미시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비유일 뿐이에요.
미시적 세계에서는 관측을 통해 파동함수가 붕괴해서 한 위치만을 나타낸다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슈뢰딩거 방정식에 의해 다시 관측하기 전의 파동함수로 되돌아갑니다.
그래서 다시 관측을 하면 다른 위치에 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죽은 고양이가 다시 살아나지는 않잖아요...
한줄로 요약하자면,
'상자를 열기 전 고양이가 반은 살아있고 반은 죽어있다' 라는 말은 비유를 위한 말이지, 실제로는 틀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