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과는 1년 정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습니다. 여친 쪽에서 다시 해보자고 했고, 저는 받아들였죠.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지냈습니다. 관계도 가졌고요. 첫 관계 열흘 후 전여친이 밥을 먹는데 갑자기 임신한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헤어졌던 터라 저번 생리가 언제인지 몰랐던 저는 생리가 늦어지냐고 물었습니다. 그건 아닌데 임신한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임신 테스트를 했고 두줄이 뜨더군요.
사랑했던 사람이라 의심하고 싶진 않았지만 객관적인 사실들이 저로 하여금 제 아이가 맞는지 의심하게 했습니다. 일단 생리가 늦어져서 임신 테스트를 한것도 아니라 임신한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테스트를 하게 된 것이 이상했습니다. 임신 자각 증상은 그렇게 빨리 오지 않기에 보통 생리가 늦어지면 임신을 의심합니다. 그런데 성관계 10일 후에 임신을 자각했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게다가 임신 테스트는 성관계 후 10일 이후부터 할 수 있는데 (그 전에는 임신이어도 아니라고 나옵니다) 딱 10일째에 테스트를 해보자고 했던 것도 이상했고요.
참 괴롭더군요. 의심은 되는데 터놓고 말할 수는 없고. 고민끝에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아이를 낳자. 결혼도 안하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으니 결혼식도 하자. 하지만 혼인신고는 친자확인 이후에 하겠다. 그랬더니 전 여친이 아이는 지울 것이고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저는 의심가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전 여친이 결백했다면 제가 몹쓸 의심으로 큰 상처를 준 것이 맞겠죠. 하지만 그 아이가 제 아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면 결혼도 하고 별 문제 없이 지나갔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둘을 동시에 아는 지인을 만났을때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여친을 낙태시키고 발뺌한 놈이 되어있더군요. 인터넷에서 글로만 보던 나쁜놈. 제가 그렇게 되어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