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남자친구와 사귀기 전에 사귀었던 인간말종 전 남친이 저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그걸 여기다가 써도 되는 수위의 글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놈이 억지로 삽입직전까지 가려고 했다가, 제가 너무 아파하고 싫어하고 발버둥쳐서 그만뒀었는데요. 따지고보면 거의 성폭행에 가까운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저한테 하는말이 '너는 걸레아니었냐.' '더럽게 할거 다 해놓고 이제와서 왜 x랄이냐'
제가...20대 초반이었던 그때.. 아직 성관계같은건 해본적도 없는 몸이었고,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엔 완전히 '혼전순결 주의'였기에, 전남친의 그 말이 너무 서러웠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러운 취급을 받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숨도 못쉴정도로 괴로웠습니다. 어째튼 그 일을 계기로 얼마 안있어서 다툼을 벌이다 헤어졌는데..
헤어지고나서 한 몇달정도는 그 상황이 또렸하게 꿈에 나와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가족들이나 베프에게 털어놓지도 못하고 혼자만 간직하고있던 아픔이라 더욱 힘들었구요..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게.. 1년이 지나고..2년이 지나니..점차 꿈을 꾸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나중에는 거의 꾸지 않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지금의 남자친구를 사귀고 안정기에 접어들때쯤 일어났습니다. 제가 살을 뺴기위해 산책을 하던 도중..'대낮에' 술에 많이취하신 아저씨가 절 성추행 하려고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간신히 도망쳤습니다만..아직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다시 그때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전처럼 매일같이 꾸진 않지만...지금은 컨디션이나 몸이 안좋을때, 혹은 정신이 많이 피폐해졌을때만 꾸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악몽을 꿀 것 같은 날이나 꾸고 난 다음이면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평소보다 심하게 어리광을 부리게됩니다. 남자친구의 집이 외박을 그렇게 쉽게 허락해주는 분위기가 아님에도 제가 자꾸 보채서 외박을 하게 만들어서 그것 때문에 부모님 눈치를 봐야하니 안그래도 힘들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저께 마침내 일이 터졌습니다. 보통은 제가 꿈을 꾸고나서 남자친구를 울면서 깨우는 편이었는데, 그날은 너무 힘들어서 제가 먼저 깜빡 잠이 들었다가 그 꿈을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꾼겁니다. 남자친구가 깜짝놀라면서 절 깨우더군요. 자꾸 몸을 움찔움찔 하더라고...
원래 제가 그 꿈을 꾸고 바로 일어나면, 눈에 촛점도 없어지고..귀에서 '웅---' 하는 소리가 들려서 주변 소리들도 거의 안들리기에 소위말하는 '정신을 놓고있다' 라는 상태가 됩니다. 혼잣말도 중얼중얼 하면서... 그 모습을 남자친구에게 보이고 만겁니다. 게다가 저도 모르게 '나 걸레 아니야...!!' 라는 말까지 반복 하면서 엄청 서럽게 남자친구에게 안겨 울기까지했습니다..
하아...
정말 보이기 싫은 모습이고..앞으로도 보이기 싫은 모습인데.. 남자친구도 적잖이 놀란 것 같고... 물론, 지금의 남자친구가 제 트라우마에대해 모르는건 아닙니다. 제가 어떤 일을 겪을뻔했는지 대충은 알고있고, 제 꿈에 대해서도 대충..알고 있습니다. 그치만 저는 제 이런모습을 남자친구에게 보이기가 정말 싫습니다. 제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남자친구를 이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서요. 게다가 제가 이럴때마다 남자친구도 제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지금은 정신과에 다니고있지만, 딱히 효과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헤어지고싶지는 않습니다. 그럴 용기도 이제 없구요... 지금 제게는 가족과,꿈 그리고 지금의 남친이 저를 지탱해주는 존재입니다. 아마 셋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전 중심을 잃고 추락 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친이 절 보면서 괴로워하는건 싫고... 진짜...전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