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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를 찾아줘', 데이빗 핀처가 만들어낸 스릴러의 품격
게시물ID : movie_347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마곗돈둑들
추천 : 3
조회수 : 116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0/19 19:08:22
데이빗 핀처는 영화 '에어리언3'로 데뷔해 '세븐', '파이트 클럽', '조디악','벤자민 버튼의 시간의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 등을 만들며 비평적 성과와 상업적 성과를 두루 성취해온 감독이다.

그가 범죄 스릴러물 연출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것은 앞선 작품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조디악' 이후 다시 한번 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소재는 길리언 플린의 소설 '곤 걸'(Gone girl)이다. 동명의 영화를 통해 데이빗 핀처 감독은 작게는 현대사회 부부 문제를, 크게는 미디어의 잘못된 여론몰이에 대해 풍자를 시도했다.

국내에 '나를 찾아줘'라는 제목으로 개봉하는 이 영화는 스토리만 들으면 특별할 것이 없는, 아니 진부하기 그지없다. 극단적 설정과 과격한 전개는 막장 드라마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야기 곳곳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겨놓아 뒤로 갈 수록 긴장감을 높인다. '나를 찾아줘'는 오랜만에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수작이다.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부부다.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 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아내가 사라지자, 세상은 그녀의 실종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한편,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된다.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에게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라는 매우 쉬워 보이는 질문을 던진다. 닉의 관점으로 전개되는 전반부는 아내와의 첫 만남과 결혼 그리고 행복한 모습을 그리며 실종 사건의 충격을 더한다. 중반 이후부터는 에이미의 시점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영화의 매력은 이 지점부터 발생한다. '나를 찾아줘'는 두 인물의 시간을 병렬 구조로 짜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물리적,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대결을 펼치는 두 남녀를 보는듯한 기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

상영시간은 무려 149분에 이른다. 스릴러 장르로서는 이야기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장기 레이스이지만, 되레 후반 스퍼트가 매력적이다. 영화의 백미는 후반 1시간, 진실이 밝혀질 때 주는 충격도 충격이지만 더 흥미로운 건 진실이 밝혀진 후 보여지는 인간의 위선이다. 결과적으로 감독은 그 어떤 인물에게도 감정을 투영하지 않고, 시종일관 서늘한 시선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데이빗 핀처는 경찰의 안일한 수사 방식,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와 편향된 시각 등을 비꼰다. 이를 통해 보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는 우리의 무감각한 이성과 지성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에이미로 분한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선과 악을 오가는 다양한 표정부터 관능적 몸짓, 과격한 육탄전까지 불사하며 동정과 연민, 분노와 환멸의 감정을 유발한다.

이 영화는 북미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데이빗 핀처 영화 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는데 성공했다. 젊은 거장이 만들어낸 품격있는 범죄스릴러에 대한 대중의 열렬한 환호라 할 수 있다. 10월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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