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편 보러가기(클릭!!) *이성찬님의 글입니다. [1] 허무. 묘한 동작으로 탁자주변을 왔다갔다하고 있는 녀석을 본 순간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 같은 패거리가 더 있는걸까? 무기는 있는걸까? 지원 요청할까? ' 몇초간 숨어서 살펴본 결과 녀석이 혼자란 것을 확신하고 나는 벌떡 일어나서 녀석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리앨 : 어이! 안녕하슈! -_-+ 녀석도 꽤 놀란거 같았다. 아저씨 : 도 ! 리앨 :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죠? -_-+ 아저씨 : 도둑이야......~~~!! 리앨 : -_-; 얼른 벽면 스위치를 찾아서 올렸다. 아저씨 : 어? 경찰이잖아? 경찰이 여기에 웬일이유? 리앨 : 이봐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실내가 환해지자 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더니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아저씨1: 어라? 너 승운이 아냐? 여태 여기서 뭐하고 있었나? 아저씨2: 어? 니들은 웬일이야? 아직도 안갔어? 아저씨1: 하하하... 아저씨2: 허허허.. 리앨 : 어이....-_-;; 아저씨들의 설명을 들어보니 초저녁쯤에 친구인 노래방사장과 더불어 6명이 술을 마셨으며 가게를 문닫을때쯤 노래방에 와서 같이 노래를 부르고 나왔다는거다. 그때 한명이 노래방에 남아 있는줄도 모르고 그냥 나왔는데 그 한명이 술에 취해서는 혼자 계속 술을 먹고 있었던 것..-_- 아저씨1: 아이고 난 또.. 어서 가자구.. 아저씨2; 하하....괜시리 걱정했네 그랴. 자자 가자구... 리앨 : -_-; 아저씨들이 모두 가버리자 나혼자 파출소로 터벅터벅 걸어오게 되었다. 리앨 : 다녀 왔습니다. 고참 : 아니, 리순경 이시간에 대체 어디 갔다온거야? 리앨 : -_- 이 사건이후로 나는 당장 종로에서 후랫쉬를 하나 구입하여 언제나 허리에 차고 다니게 되었다. [2] 직장회식문화. 고참 : 리순경. 오늘 저녁 7시에 회식있어. 리앨 : 아이고.. 오늘은 제가 전셋집 주인과 만나 계약 하기로 한.... 고참 : 장소는 강변횟집이니 무조건 참석해. -_- 리앨 : -_- 한국사람의 회식문화, 술문화는 정말 이해가 안간다. 무조건이라니... 리앨 : 그치만 제가 세입자라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기가 좀..... 고참 : 음.....그럼 할수없지 뭐. 담 회식때는 꼭 참석해.. 리앨 : 죄송합니다. ^_^ 고참 : 죄송하긴.. 대신 벌금 3만원이야.. 저녁 7시! -_-;; 집주인과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한 나는 횟집에서 고참들과 열심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회식 참석 안하면 벌금이 3만원이라.. 대체 어느 법에 그런 조항이 있는걸까? 고참 : 아니. 리순경. 술 안마시고 뭐해? 리앨 : 아..예. 제가 원래 술을 잘... 고참 : 어허........뭔 헛소리여? 자 건배! 원샷이야.. 리앨 : -_- 왜 이렇게 억지로라도 술을 먹이려고 다들 혈안이 되어 있을까? 고참 : 자 확인사살!!! 리앨 : ' 정말 가지 가지군. ' 고참 : 리순경? 리앨 : 예? 고참 : 이순신장군이 한산도에서 차고 다니던 칼의 이름이 뭔지 아나? 리앨 : 그.......글쎄요? 고참 : 그 칼의 이름은 바로............. 리앨 : ??? 고참 : 술 도(刀)! -_-+ 리앨 : 헉! 죄.. 죄송합니다. 얼른 비어있는 고참 술잔에 술을 부어 주었다. 고참 : 으음...진작 그래야지. 리앨 : '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 같군. -_- ' 술은 자작하면 안된다는 법있나? 술잔이 비어있는데 따라주지않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난것처럼 다들 호들갑이다. 고참 : 리순경. 소주 1병을 부어보면 왜 7잔이 나오는지 아나? 리앨 : 술에 대한건 암것도 모릅니다. -_-; 고참 : 것도 몰라? 둘이 마시든 셋이 마시든 딱 맞아 떨어지지 않게해야 또 한병을 더 시키지않겠어? 리앨 : 아하.... 고참 : 아줌마 여기 소주 3병더요.. 리앨 : 예? 이......이제 그만 마시죠.. -_- 고참 : 어허.....왜 이리 약한 모습을 보이나? 오늘 망가지자구.. 술잔을 반도 비우지도 않았는데 술병을 들이미는 고참. 리앨 : 어? 아직 못마셨는데요... 고참 : 어허......지금 고사 지내나? 자 어서 비우라구... 리앨 : 쭈우우욱...-_- 고참 : 그렇지. 자자.......받어. 리앨 : 끄으윽........바......반만 따라주십시오. 고참 : 어허....잔은 가득 채우는거야. 리앨 : -_-; 고참 : 자자......모두들 잔을 들어요. 건배 하자구요.. 리앨 : ' 대체 모이기 위해 술을 마시는거야, 술을 마시기 위해 모이는거야? -_-; ' 고참 : 자자...집중!!! 다음 회식은 모레입니다. 장소는 강변불갈비집 리앨 : 끄으으윽....모......모레는 집주인과 다시 약속한날인데......+_+ 고참 : 결석하면 벌금 3만원이란걸 잊지 마세요. 냐하하하하하하 리앨 : ..............이......이제 나가죠.@.@ 고참 : 그래.......나가자. 2차는 요 앞 생고기집에 자리를 봐놨으니 그리 가자구. 리앨 : 끄으으으윽.. 2차......-_- 한국의 정말 무식하고도 짜증나고도 어이없고도 유치찬란하여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 직장 술문화를 호되게 맛본 나는 그 이후로 프로가 되었다. 일주일뒤!! 리앨 : 자자.......선배님들. 오늘 극장에서 영화보고 회식이 있겠습니다. 고참 : 어? 갑자기 웬 회식이야? 리앨 : 회식을 주관하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뭐. 암튼 영화관에 모이세요. 고참 : 영화? 파하하하... 웬 영화야? 난 바로 회식하는 집으로 갈게.. 리앨 : 하하하.....그러세요. 대신 영화 안 보면 벌금 3만원입니다. 고참 : 뭐? 벌금? 파하하하 누구맘대로 벌금이야? ^_^ 리앨 : 대신 다음 회식때 제가 결석 할꺼니 서로 쌤쌤하죠 뭐. 고참 : -_- 저녁 7시 30분 회식은 7시였는데 일찍 가봐야 술만 먹게 되니 일부러 늦게 나타난 나는 양쪽에서 술을 권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구석자리에 앉아서 내 술잔은 계속 다른사람에게 돌리고 있었다. 술을 많이 먹지않게되는 수법중 하나다. 리앨 : 자자...........한잔 더 하십시오..하하하 고참 : 으음.......아니 리순경이 언제 술이 이렇게 쎄졌지? 리앨 : 벌금내고나서부터죠.....후후.. -_-+ 술을 마시는척 하면서 물컵에 죄다 쏟아붓고 있단걸 취한 고참들이 알 리가 없다. 리앨 : 이순경님.. 소고기의 종류에 대해서 아십니까? 고참 : 그..글쎄.. 리앨 : 것도 모르세요? 안심, 등심, 우둔살, 홍두깨살, 쇠머리, 장정육, 업진이, 꼬리, 쇠족, 도가니, 사태, 양지머리등이죠. 아줌마! 여기 등심살 5인분 더 줘요.. ! 고참 : 뭐? 아니, 먹지도 못하는 안주를 뭣하러 그렇게 많이 시켜? 리앨 : 어허.....왜이리 약한 모습을 보이세요? 오늘 그냥 망가지자구요. 고참 : 안주로 망가져? -_- 리앨 : 자자....어서 고기 다 드세요. 다음 회식은 내일 모레 피자집에서 하겠습니다. 피자를 먹고 나서는 볼링장에 갈텐데 안오면 역시 벌금인거 아시죠? 고참 : -_- 이후로 고참들은 나에게 술을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참석하지 않는다고 야단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난 아직도 도로교통법보다도 더 엄숙하게 잘 지키고 숭배(?)하는 우리나라의 유치찬란한 술문화가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이거 쇼킹아시아에 한번 안나오나? [3] 신문 관사에서 주무신 소장님이 아침에 일어나시자 마자 신문을 찾는다. 소장 : 어? 오늘 아침에 신문 안들어왔나? 리앨 : 으음...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소장 : 음...어제도 안들어왔던데....... 빨간날도 아닌데 파출소 밖을 나가봐도 신문은 없었다. 예전에 신문배달을 해본 나로선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다. 배달원이 바뀔때마다 새 배달원이 실수로 빠트리는것이다. 리앨 : 여보세요? 거기 신문 보급소죠? 소장 : 아...예예.....^_^ 리앨 : 오늘 아침 신문이 안들어왔어요.. 어케 된거죠? 소장 : 어이쿠...........어디신데요? ^_- 리앨 : 여기 파출소에요. 소장 : 아.................예....-_- 파출소라는 말에 웬지 떫떠름한 보급소장의 말투.. 괜시리 나까지 떫떠름한 기분이 ....... 리앨 : 어떻게 된거냐니깐요? 소장 : 아마 깜빡 했나봅니다. 리앨 : 에이..... 잊을게 따로있지 관공서인 파출소를 잊다니. 지금 소장님이 찾으시니 바로 좀 갖다주세요. 자꾸 그렇게 잊어버리면 끊어버릴꺼에요. -_-+ 소장 : 예.....예........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갖다드리겠습니다. -_- 신문은 5분도 안되어 당장 배달이 되었다. 옆에서 나의 이런 모습을 본 고참이 놀랬다는 듯이 한마디 한다. 고참 : 거참.....리순경도 그러고 보면 독한면이 있는거 같어. 후후 리앨 : 소비자가 당연히 받아야할 서비스인데요 뭘. 돈을 받았으면 그정도는 해야지요. 고참 : 우린 돈 안내고 그냥 공짜로 보는거야. 리앨 : 뭐.........뭐시라? 고요? -_-;;; 경찰은 신문 공짜로 본다고 하더니 그말이 정말이었군요? 고참 : 그런게 아니라 보급소장이 우리와 잘 아는 사이라 우리 직원들 신문 보라고 가끔 가다 한부씩 넣어주는거라구.. 리앨 : -_-; 당장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리앨 : 보급소죠? 소장 : 아......예....예.........어디십니까? ^_^ 리앨 : 하하하하하하........^_^ 소장 : ? 리앨 : 우하하하하하하.........^_^ 소장 : ?? 리앨 : 아깐 죄송했습니다. -_- 사과를 하고나자 이후로 신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어왔다. [4] 시체. 리앨 : 저....지금 어디로 가는겁니까? 순찰차가 순찰선이 아닌 길도 험한 시골 논두렁길을 지나 아슬아슬한 산중턱으로까지 부르릉거리며 기어 올라가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부소장 : 여기서 신고가 들어왔어. 리앨 : 예.. 부소장 : 자.....여기서부터는 걸어 올라가야겠군. 바로 저 위야. 리앨 : 부소장님. 근데 무슨 신고입니까? 부소장 : 사람이 죽어 있다는군. 리앨 : 히익...-_- 마치 "식사했어?"라는 말을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부소장님의 말에 나는 아연 실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리앨 : 어......어디에요? 부소장 : 저기 무덤옆에.... 리앨 : 꼬르륵........+_+ 경찰학교에서 본 시체사진들의 엽기적인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곧 보게 될 시체 때문에 침이 바짝 마르는걸 느꼈다. 실제 시체를 이렇게 빨리 보게 될줄이야..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