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닉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 대북 강경론자입니다. 그 때문에 콜로세움도 벌여봤구요.
이 글은 강경론이 유리하냐 온건론이 유리하냐, 정책의 유불리를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지극히 단순하게 벌어지고있는 관계국의 입장들을 놓고 펴는 예측썰입니다.
통일이 점점 가능성이 높아진다구? 여기에 이견이 많을겁니다. 왜인지 따져봅시다.
남북통일이 어째서 점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려면 분단시점으로 가봐야합니다.
남북분단은 잘 알다시피 미소의 진영전쟁에서 비롯됐습니다. 그 덕을 가장 잘본 조선놈들이 이승만과 김일성이죠.
김일성은 철의 장막이라는 보호막이 펼치진 덕에 소련이 주도한 공산진영에서 스탈린 콧털 후려뽑을 탁월한 독제체제를 완성합니다.
주체사상이 그것이죠. 주체사상을 통해 김일성 신격화를 완성하고 철저한 주민 상호감시체계를 통해 경찰국가를 완성합니다.
그런 인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노력으로 김일성 말년기에는 김가정권의 정권안정이 최절정기에 도달합니다.
헌데 지구반대편 베를린에서 이상징조가 터지죠. 베를린장벽이 무너진겁니다.
그 전부터 이미 공산진영은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왔습니다만, 베를린장벽이 무너짐으로써 체제경쟁의 실패를 알리는 신호탄이 쏘아올려진겁니다. 그 신호를 시작으로 동구권 공산국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급기야는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고 맙니다.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화 정책도 공산체제의 한계와 궤를 같이합니다.
이 즈음 김일성체제는 김정일체제로 세습됩니다.
하지만 김일성 이후 체제는 김일성체제가 겪지 못하던 문제와 직면하게되죠.
첫째는 공산시스템의 붕괴입니다. 이로인해 북한은 유래없는 경제난에 직면하며 아직까지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둘째는 그로인한 공산진영의 붕괴입니다. 주체공화국이란 기형성을 외부로부터 보호해주던 철의 장막이 걷힘으로써 북한은 한미를 위시한 자유진영의 칼날앞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위협을 받게되죠.
셋째는 중국의 경제정책변화입니다. 중국은 그간 진영전쟁을 이유로 북한에 우호성을 보여왔으나 냉전이 종식과 발맞춰 자유경제를 도입, 경제대국화를 지향함으로써 막강한 경제패권을 휘두르게 됩니다. 그 패권의 칼날은 북한이라고 비껴가지 않았고, 북한은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불가피하게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흡수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통일비관론이 중국에 의한 북한흡수위협이죠.
일리가 없진 않습니다만 이 역시 잘 들여다 보면 헛점이 상당히 보입니다.
과연 북한이 중국에게 흡수되는 일이 벌어질까요?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합니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어떤 이익을 주고 있을까요?
① 남한, 미국, 일본(이하 삼각동맹)의 군사적위협에 대한 훌륭한 전초기지이며 완충지대입니다.
6.25때 모택동이 중공내부의 반대를 묵살하고 결국 중공개입을 결정한 이유역시 자유민주진영과 국경을 맞대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중국은 적이 매우 많은 나랍니다. 이렇게 큰 나라가 적으로 둘러싸인 나라는 중국밖에 없을 정도죠.
이젠 옛우방인 러시아마저 경계의 대상이 되버린시국입니다. 사방에 적으로 에워싸인 중국이 세계최대의 군사밀집도를 자랑하는 동북아지역에 국경을 설정한다? 전 중공수뇌부가 병신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그정도로까지 병신일거란 기대를 못하겠군요.
중공 스스로 이 완충지대를 포기할리가 없습니다.
② 삼각동맹 및 서구진영을 상대로한 훌륭한 외교카드로써 역할합니다.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나아가서 미국과의 우방을 상대로 항상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미국의 우방을 상대로 가시적도발을 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부담이 크죠. 그래서 필요한게 외교카드로써의 북한입니다.
북한의 반질서적행위를 통해 미 우방라인의 외교적부담을 이끌어내고, 역으로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통해 외교무대에서 입지를 확보합니다.
독립적 국가인 북한이 없다면 중국은 물리적국경과 마찬가지로 외교적 접점역시 고스란히 미 우방라인과 마주해야합니다.
③ 훌륭한 인적, 물적 자원멀티입니다.
북한은 스스로의 기형적인 독재정으로 고립을 자초했습니다.
이로인해 북한의 무역루트는 사실상 중국밖에 남지않게 됐죠. 러시아는 자신이 가진 자원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패권에 열을 올리는 중국의 방해공작도 무시못하죠. 이 독점화를 통해 중국은 헐값에 북한의 인적,물적자원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흡수하게 되면 결국 북한지역의 통치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됩니다.
김가정권이 주체선군정치를 통해서 근근히 막고있는 이 통치부담을 중국이 떠안으려 할까요?
2천만은 적은 수가 아니죠. 게다가 남한이라는 특수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인민의 대량월남을 통제하기 힘들어집니다.
이는 북한지역과 연변지역의 혼란을 야기하고 나아가 중국내 한족밀집도가 낮은 소수민족의 통제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④ 한미동맹이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업은 남한이라는 강소국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미 북한을 북한으로 둠으로써 얻는 이익을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나아가 삼각동맹을 등에 업은 한국이라는 나라와 정치외교적으로 담을 쌓는다?
말이 안되죠. 남는 장사가 안됩니다. 한국의 반일감정을 봅시다.
무려 60여년전의 식민역사로 모든 실리적계산위에 군림하는 거대한 민족이데올로기로 한일은 견원지간입니다.
근데 그냥 처먹어도 손실이 뻔히 보이는 북한을 흡수함으로써 이 한국민에게 6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반중감정을 만들게 되는겁니다.
추측컨데 대다수의 한국인은 국가가 아닌 개인에 대한 반감을 따져본다면 일본인보다 중국인을 더 싫어할겁니다.
뿌리깊은 주종의 역사, 사대관계의 치욕, 병자호란등 중화민족의 침략, 게다가 6.25의 중공개입으로 인한 역사적 반감도 상당하죠.
그걸 그나마 북한이라는 괴물이 머리위에 자리잡아 반중감정을 희석시키고 있는데 거기에 확고부동한 반중감정을 더하게 되는겁니다.
결국 ① 군사적위협이 증대되며 ②외교적 카드가 줄어들고 ③ 싸고 부담없는 자원멀티에 대한 통치부담 ④그리고 군사적,외교적,경제적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소국 한국과 되돌릴수없는 반목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과연 중국이 북한을 흡수하려 들까요? 남한민의 입장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먼저 손사레칠 일입니다. 수지가 안맞다구요.
이것만으로 통일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할 수 없겠죠? 뭔가 아쉽습니다. 그럼 북한의 입장을 살펴보죠.
지금도 착착 진행되는 중국의 경제식민화는 북한이 친중매국노라서만이 아닙니다.
고립으로 인한 무역루트가 막혀있기 때문이죠. 불가피하다는겁니다.
이 불가피성은 독점화를 낳게되고 중국은 떼놈답게 북한의 인적,물적자원을 헐값에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건 엄밀히 말해 무역이라기 보다 자원착취에 가깝죠. 동맹국에 의한 신식민지화가 북한에 벌어지고 있는겁니다.
문제는 이 독점무역이 북한의 국부유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권을 위협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김가세습독재정이라는 이 기형적인 정권은 자국내에서 항상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합니다.
왜냐면 기형적독재로 인해 북한은 어딘가 돌조각 하나만 빠져도 터져버릴 위태로운 붕괴직전의 댐과 같은 상태거든요.
앞서 언급한대로 북한은 중국에게있어 유용한 동맹(혹은 식민지)라서 북한이 대대손손토록 분단상태에 놓이기를 원합니다.
그와 동시에 지속적인 고립으로 북한에 대한 충분한 대중의존도를 확보하고 통제력이 미치길 원하죠.
따라서 북한에겐 반드시 북한지도층이 김가일 필요도 없고, 현기득권이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충성도높은 집권층이 준비되면 중국은 그 세력을 지원할겁니다.
말하지만 정치적 격동기의 한국을 상대로 정권을 불문하고 친민정권을 지원한 미국과도 같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내 주류친중파와 비주류친중파의 파벌화가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막기위해 김정은은 지 애비의 방식을 답습해 강력한 선군정치로 통제를 하려 하지만 주체사상이 그러하듯 선군정치는 이미 실패한 집권체제입니다. 쟈스민혁명바람처럼 아직 현상화가 안됐다 뿐 탈북행렬에서 보듯 이미 서서히 무너지는 중이죠.
결국 김정은은 남한을 위시한 삼각동맹의 위협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잠식화로 촉발되는 정치영향력의 손실에서 정권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개방을 시도할수 밖에 없게되죠. 외통수란겁니다.
문제는 경제적 풍요는 반드시 민주화를 낳게 된다는 거죠. 의식이 족하면 예를 안다 했습니다.
인간은 배가 부르면 더 나은 생활, 더 합리적인 권리를 요구하게 됩니다. 시민혁명의 근원도 부루주아의 성장에 있습니다.
일부 중동의 산유왕국들은 경제적풍요와 독재정을 동시에 일궈냈습니다만, 그들은 검은 황금이라는 절대적인 자원을 무기로 국민을 배부른돼지로 만듬으로써 민주혁명요구를 덮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겐 그만한 자원이 없으므로 결국 세뇌와 총칼을 무기로할수 밖에 없죠.
북한은 경제적 개혁개방을 하는 동시에도 선군정치를 이어가게 될거란 겁니다.
하지만 주체사상은 이미 바랠대로 바랜 유물이 되고있고, 우리의 419, 5.18을 보듯, 부마항쟁 6월항쟁을 보듯 총칼로는 결국 독재의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겁니다. 혹자는 지금의 북한은 정권방어를 잘 해왔다고 말하겠지만, 이미 서두에 과거의 북한과 오늘의 북한은 처해있는 환경이 다르며 김일성말기를 정점으로 지속적인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것이 짜증날정도로 느리지만 북한의 독재정은 점점 무너지고 있으며 통일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강경론과 온건론의 우열논쟁이 아닙니다.
다만 조국통일은 더디지만 점점 밝은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걸 주장하는 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