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어제 예전에 관뒀던 dvd방에 아르바이트를 나갔습니다.
사장님이 급히 볼 일이 생겨, 하루만 나와줄 수 있냐는 거였죠.
마침 요새 잠깐 쉬고 있던터라 용돈이나 벌어볼까 해서 나갔던 겁니다.
거두절미하고 사건개요만 말하면.
대략 7시경 갑자기 낯선 남자(50대 중후반 정도)가 문을 엽니다.
남자 : (나를 보더니) 응? 알바생 새로 왔나보네?
본인 : 아니요, 저 예전에 일했었는데 오늘만 어쩌구 저쩌구...
남자 : 으응... 사장님은 그럼 저녁에 오시나?
본인 : 아니요, 오늘 제가 마감하고 가요.
남자 : 아 그래? 알았어. (올라가려다가) 나 이 건물. 건물주야 흐흐(사람좋은 웃음)
본인 : 아 예...
남자 나갔음. 그리고 손님 두 팀이 들어왔습니다.
데스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가 또 들어옵니다.
남자 : 그... 사장님 전화번호 좀 불러봐.
본인 : 전화번호요?
그때, 한 손님이 결제요청.
본인 : (남자에게) 아 잠시만요. (손님에게) xx원 입니다.
계산하고, 방 안내하고 다시 데스크로 돌아옴.
아직 한 손님이 남아있고, 남자는 계속 기다리는 상황.
데스크에 오자마자 급한대로 사장님 핸드폰번호부터 찾아봤죠.
본인 : 사장님 번호가... xxx-xxx 예요.
남자 : xxx? 응 알았어. (전화를 검)
어- 난데. 내가 지금 들렸는데, 알바생이 있네? 그럼 이걸 어떻게 하나?
응... 43만원... 아- 그렇게? 그래 잠시만.
(나에게) 메모지 줘봐.
본인 : 메모지가... (두리번하는데 보이지 않음)
남자 : (다시 전화) 그래그래. 그럼 되는대로 현금만 가져갈께. 응.
지금 얼마나 있어?
본인 : 으음... xx 원이요.
남자 : (전화는 계속 받고 있는 중) xx원 있다네? 그래 그럼 그것만 가져갈께.
(본인에게) 그럼 그거 줘.
금고에서 현금을 꺼내려는데
남자 : 아니아니, 만원짜리만. 잔돈 말구. 장사는 해야 되잖아.
본인 : 예 예.
만원 짜리 꼴랑 일곱 장.
본인 : 7만원 있는데요.
남자 : 응. 그래. 뭐 어디다가 써 놔. 7만원 가져갔다고.
본인 : 예. 제가 써놓을께요.
남자 : 응응. (전화) 7만원 가져갈께. 어따 써 놓으라 했어. 응응. 그려.
(전화끊고) 그럼 수고해~
본인 : 예.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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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장부에다가 적은 -50.000 원 때문이죠.
헌데 사장님은 연락 받은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사장 : 연락 받은 게 없는데? 이게 뭐냐?
본인 : 어제 어쩌구 저쩌구...
사장 : ... 나한테 전화를 했다구? 나 전화 안 받았는데?
순간, 아... 설마...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사장 : 아이구. 너 당했다.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주변 여럿 당했다고 하시네요.
다행히 사장님이 워낙 좋으신 분이라, 쓴소리 안 하시고 좋게 넘어가주셨어요.
너가 당하고 싶어서 당했겠냐고 하시면서...
원래는 내가 사장님한테 전화를 걸어서 바꿔줬어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손님들이 밀리고 하니 정신줄을 놓은 거죠.
게다가 보자마자 한다는 말이 '새로 온 알바생이냐'고 시작을 하니, 어처구니 없이도 속아버린 거구요.
아마도 예전부터 계속 체크를 해왔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매번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살아왔는데.
할 말이 없네요.
사당, 이수 근처에서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 모두 조심하세요.
50대 중후반에 170초반대. 안경은 안 쓰고 약간 까무잡잡한 얼굴입니다.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