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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때문에? 나를 위해?
게시물ID : wedlock_34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izer
추천 : 1
조회수 : 73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7/29 06:49:22
제목대로입니다. 결혼 8년차입니다. 저와 아내 사이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고백했는데, 어느날 헤어지자고 하더니 자기가 전에 결혼했던 적이 있고, 아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는지, 좀 지켜봐 달라고 했죠. 그리고는 어느날 문자가 와서 자기 병원에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산부인과에 갔더니 임신이라고 해서 중절수술을 했다고 제 아이라고 그러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어요. 왜 말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말하기 미안했고 했어도 어차피 이랬을 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그러던 중 다시 임신이 됐고,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같이 살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사귈 때도 이혼이 안 된 상태였어요. 서류상으로요. 그래서 사귀면서도 빨리 서류상으로 해결을 하는 게 어떠냐고 했고 알았다고 대답을 해서 그런 줄 알았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서 출생신고를 했는데, 제 아이는 김씨로 태어나게 됐습니다. 저는 최씨고요. 유전자 검사하고 법원 가서 판결 받고 해서 성을 돌려 받았지만 제 아이가 호적등본을 떼면 아마도 그 기록이 나올 거라고 들었습니다.
 충격적인 건, 결혼 후 5년 쯤 됐을 때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아내가 중절했다는 게 거짓말이었던 걸 알게 됐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물론 그런 사실 때문에 태어난 아이를 태아나기 전에 포기했을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거짓말을 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났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도 있었습니다. 결혼 후 저는 아내에거 경제권을 다 줬습니다. 한 달에 250~350정도 벌었고, 저는 직장 집밖에 동선이 없었고, 차도 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은 하나도 모이지 않았고 오히려 어느 순간부터 빚을 갚으라는 통지서가 날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통지서들은 한 두개가 아니었습니다. L통신사 휴대폰 요금 200만원. S통신사 휴대폰 요금 150만원, C사 유선방송 요금 40만원, 국민건강보험 200만원, 등등......
그런 것들의 자초지종을 묻고 그래 이제 더 없는 거냐? 하고 묻고는 앞으로 뭔가가 더 있으면 나도 감당이 안 된다고 다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R사에서 대출금 갚으라고, p사에서 대출금 갚으라고 통지서가 날라왔습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료도 알고 보니 저랑 살면서도 계속 미납했더라고요.
정확하게 계산한 적은 없지만 제가 이 사람 빚 갚아준 것만 2천만원은 넘을 겁니다.
그리고 더 결정적인 건 처남입니다. 운수업을 하는데, 트럭을 사면 3년 정도 굴리고 팔아서 남는 돈 반씩 나눠가지면 서로 이익이지 않겠냐며 보증을 서달라고 했어요. 사실 워낙 성실하다고 들었기 때문에 차 판 도노안 받아도 되니까 할부금만 제 때 갚아라고 했죠. 그런데 그것도 안 갚고, 새 차를 사면 갚을 수 있다며 계속 보증을 서게 해서 결국 2억이 넘는 빚을 지게 되었고 저희 부부는 결국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만 처남이 중간에 주유소 기름값을 갚지 않아서 감방에 있을 때 보석금으로 빌려준 돈, 주유소에 합의금으로 주라고 빌려준 돈 등 해서 700만원만 갚으라고 했으나 아직 60만원만 받았을 뿐입니다. 

얼마 전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식 때 봤는데, 아우디 A8을 끌고 왔더라고요. 뭐 그래도 예의를 지켜야 하는 장소이고 저도 손님들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허나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상주라는 놈이 빈소는 손님 올 때만 들어오고 나머지 시간에는 친척들하고 노가리 까고 지 손님들하고 노가리 까고 밤에는 쳐 잡니다. 지가 이혼해서 부인이 없고 누나와 자형인 제가 일을 다 해야 하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반찬 하나 나르질 않습니다. 누나가 혼자 애쓰는 절 보고 화가 나서 뭐라도 좀 도우라고 했더니 오히려 화를 냅니다. 그래도 장모님은 아들이 최고입니다. 누나인 제 아내가 장례식 처음부터 끝까지 다 업체 알아보고 가격 알아보고 마무리까지 다 했는데도 말이죠.

그래도 장례식은 어찌어찌해서 치르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서 저는 아버님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게 제일 낫다고 생각했어요. 바쁘게 사는 게 슬픔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원래부터 앓고 있던 골반염이 도졌습니다. 3일 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4시간씩 링거를 맞아야 했죠. 아프기도 하고 마음도 심난할 테니 별 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터졌네요. 큰 아들(중3) 매트 커버를 씌우라고 했는데 몇 달을 씌우지 않다가,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 후 진드기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다고, 지금 진드기가 있다고 말을 듣고는 커버를 빨아서 씌운다고 했는데, 또 그대로이길래, 뭐냐고 했더니 속 커버가 매트에 안 맞는답니다. 그게 말이 되냐고, 똑같은 안 방에 있는 매트리스를 꺼내보니 속 커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없어진 거냐 했더니 그렇답니다.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화를 내니 오히려 저를 째려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칩니다. 

험한 말도 오고 갔지만(주로 저만 떠듭니다) 아내는 제가 다그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할 뿐, 전혀 미안하다고 말 한 마디 없습니다.

그러니 아내에게 할 말이 더 생깁니다. 내 태도라니? 난 정말 많이 참고 있는데? 얼마 전에 냉장고 털었답니다. 냉동실에 먹지 않는 거 정리했더니 공간이 아주 널널해졌답니다. 정리라니? 했더니 다 버렸답니다. ㅋㅋ. 냉장실에도 채소칸에 보면 채소가 오래 되어 녹아 물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부탁을 합니다. 좀 나를 존중해달라고. 나를 존중해주는 건 내가 벌어온 돈이 힘들게 벌어온 돈이니 아껴쓰는 거라고. 아내가 전업주부이니 세탁은 아내가 전담합니다. 물론 식사도 아내가 하죠. 그런데 출근할 때 속옷이 없거나, 밥이 없는 경우가 잦습니다. 정말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어쨌든 아내가 울먹이며 말합니다. 장례식 후 처가 식구들 욕만 했지, 자길 위로해준 적이나 있냐고요. 처가 식구들 욕은 같이 했고 오히려 장례식장에서부터 욕은 자기가 먼저 해놓고서는요. 위로를 했어야 했다는데, 저는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었어요. 달달이 먹고 사는데, 지난달에 아내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사이트 끊어주는데 70만원 이달에 자동차 보험 70만원 나가고 장례식 치르느라 챙기지 못했던 여러가지 돈들이 머릿속에 가득차 있는데, 지난주부터 휴가 어떻게 할 거냐, 며칠에 갈거냐, 1박2일로 갈 거냐, 2박 3일로 갈 거냐 등등 정말 짜증이 났지만 연례행사에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 맞추려고 했죠.

아내도 제가 짜증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고 제가 생각하는 부분 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내로 인해 처가에서 겪은 일 때문에 아내를 인간적으로 무시한 적도 없고 원망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어이 없게도 아내와 처남이 돈 문제 때문에 서로 싸우고 저는 중간에서 말리고 있더라고요.

저 같으면 저 같은 남편에게 고마워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남편 고마워~, 남편 미안해~ 이런 말 들은 적 없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못을 지적하면 얼굴 표정이 진짜 정내미가 떨어집니다.

아들이 둘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아시겠지만 한 명은 아내의 피만 또 단 명은 둘의 피가 다 흐르죠. 자식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다는 말 저는 너무나 싫어합니다. 저의 부모님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이니까요. 그래서 전 제 자식들에게는 죽어도 그 말을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고민이 됩니다. 저를 위해 이혼해야 할지를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증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미 많이 들었습니다^^;  제 잘못이라는 것도 알고 세상 헛살았구나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배움의 대가도 컸고요. 그러니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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