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끊길까봐 내가 재미없을까봐 조마조마하며 통화버튼을 누르는 시간.
설령 받지 않는다 해도 그래 바쁘겠지 하며 애써 위안하면 되는 시간.
그게 비록 바쁜 친구들을 배려해서 주말에만 전화했던 시간이었음에도.
차라리 전화하지말아야지,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야지, 나는 할수 있으니까 하면서.
잠들기전까지 외로움에 몸서리 치다가 잠도 못자고
친구들이 한국에서 낮잠을 자고, 내가 여기서 잠이 들면
꿈속에서 만날수 있다는 진짜 허무맹랑한 소망을 빌고 빌면서 잠드는 시간.
떠나기전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모두 만나지 못했던걸 후회하고 후회하는 시간.
선생님들도 보고 싶고, 그녀도 보고싶고, 이사오기전의 동네에서 같이 축구하고 검도도 배우고 놀이터에서 놀던 옛날 친구들도 찾고싶다.
너무 늦었으니까. 너무 나이 들었으니까 이젠 그런곳에서 내가 기다린다고 해도 오지 않을걸 알지만
눈오는 날 대게 그렇듯이 우산 하나 달랑 들고 아는 사람 만날까 싶어 하루종일 돌아다니던 것처럼,
한번 기다려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