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날을 잊은 척 살고 있다가.
그대 처음으로 내게 전화 왔을때
그리고 카톡을 나에게 했을 때
그 모든 순간 순간들이
제게는 참으로
의미있게 다가 왔습니다.
그대가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대의 변덕 이었음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알면서도
그대가 베풀어 주는 그 달콤함에 취해서
마음이 아픈 날이 다시 오리란걸 알면서도
이러한 것들이 이어지길 기대한 것 같습니다.
그대 덕분에 그대 생각을 하면
그리고 그때의 내 마음을 적다보면
그렇게 베오베에 올라가던 날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도, 덧글도 잘 달지 않던 제가
그렇게 다른 사람의 상처에 동감하고
흐르는 노래들이 모두 제 노래 같던
그런 긴긴 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길가의 꽃집을 지나가다 주홍빛 꽃이 만개 했을 때에도 생각이 났고
비가 오면 비가 오던 그때가 생각나서
풀벌레 소리 진해져서 찌르르 울려 되던 밤에는
그렇게 서글프고 외로우며 고독해서 제 베갯잇을 부여 잡고
그렇게 저도 찌르르 울었습니다.
그러던 많은 밤이 저와 함께 했습니다.
그대가 다른 사람을 만나 행복했을 때에는
그렇게 그런 밤들이 소리내서 울고 웃었습니다.
제가 상실감에 몸부림 치던 그 밤 ,
그대가 날 구원해 주듯
그대도 누군가에게 구원 받았군요 하고
서운하고 속상하고 힘들었지만
그래서 하루종일 눈을 떠도 뜬 것 같지 않았지만
한켠으론 다행이다 라고 스스로 위안 삼으면서도
잿빛하늘 같은 날을 마냥 보냈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또 다시 그런 날들이 왔습니다.
그리고 또 그 하루가 가면 그 다음에는 그 다음 하루가 왔습니다.
그대 꿈속에서
밀물처럼 하얗게 제게 오시더니
깨서는 웃음 없이 포말되어 썰물처럼 나가버리곤 했습니다.
그 자리는 온전히 저의 몫 이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일상이 되어 흐르고 또 흘러
그대가 두어번의 만남을 지나 제게 연락 하셨을때
어찌나 사람이 간사하던지요.
그 간사한 마음에 치를 떨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한 제 마음에 사뿐하게 불을 지펴두신 그대가
그게 너무 달콤해서
그렇게 이런날이 올 줄 알았음에도
말소리에 귀 먹고 웃음소리에 마음이 열려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대 탓은 아닙니다.
그저 다 제 탓입니다.
제 마음이 저절로 흘러 못이 된 걸
그대탓을 어찌 하겠나요
모든게 제 탓입니다.
하지만 다시금 이런 날들이 제게 오니
이제 저는 알 것 같습니다.
그전에 있는 사람과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음을
그저 나는 편한 오빠인 것을
그대가 내 구원이었듯이
저도 그대에게 구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자라나는 제 흉터는 어찌 할까요
자꾸 번지는 이 마음은 어쩔까요...
그래요
그대가 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였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그대 생각에 잠을 못 잤습니다.
모처럼 닫아 놓은 갤러리를 열어 그때의 우리 사진을 보는게
참으로 웃음이 나왔고
그래서 울음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묻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제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인가요?
저도 이제는 제가 생각하는 만큼
누군가 나를 생각해 주는
다른 누군가의 베오베가 되고 싶습니다.
제 마음속에 계속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모든게
그대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