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국"
"무슨소리야? 살쪘냐니까?"
"중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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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생김새는, 통로보다 조금 높게 설득 자들이 앉아 있고, 명준은 왼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빠지게 돼 있다. 네 사람의 여자친구의 친구들과, 여자친구 어머니가 한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앉은 여자친구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오빠, 앉아."
명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빠 나 살쪘어?"
"중립국."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여친의 친구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이봐요, 다른 여자들도 별 반 다를 것 없어요. 깡마른 새로운 여자 만나 어쩌자는 거에요?"
"중립국."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에요. 이렇게 사랑스런 여자친구를 조금 살쪘다고 포기하는 거에요?"
"중립국."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다른 여자친구의 친구가 나앉는다.
"오빠, 얘 오빠랑 결혼하기로 했어요. 오빠가 집에 돌아오면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게 반겨줄 것이며, 처가에서도 오빠를 자랑스런 사위로 존중할거에요. 집도 혼수도 다 필요 없이 처가에서 다 하기로 했어요. 오빠만 있으면 되요."
"중립국."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친구가, 다시 입을 연다.
"오빠의 심정도 잘 알겠어요. 오랜 연애에서.. 주변 여우같은 나쁜 것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어요. 그런 염려는 하지 마세요. 오빠가 다른 여자들의 꼬임에 잠깐 넘어간 것보다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 온 것을 더 높이 평가해요.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해요. 오빠는……"
"중립국."
여친의 어머니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친구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명준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대학교 커뮤니티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