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0년전 중학생때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진심을다해서 좋아했던 애가 있었습니다.
기억을 끄집어내서 몇몇 일들을 써봅니다
중1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반장이었고 그 애는 부반장이었죠. 쌤이 반장 부반장 같이 앉아서 일도하고 떠든애들도 조용히 시켜라 이래서 처음 같이앉게 되었던거 같습니다. 옆에 앉아서 같이 공부하고 장난치고 그러면서 어느순간 그애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정말 너어무 어렸고 아무것도 몰라서 서로 괴롭히고 장난치고 어쩔때는 싸울때도 있었고 그러는 걸로 제 관심을표현했었죠.
중2때 뭐 저도나름 살짝 사춘기가 오게되었습니다. 다른반이 되었지만 그애와는 여전히 친하게지냈구요. 제가 자전거로 학교에 통학을했었는데 어느 한번은 하교할 때 그 애가 제 이름을 부르면서 장난치며 태워달라고 그러더군요. 속으론 정말 너무 좋았지만 한심하게도 겉으론 싫은척하며 어쩔수없이 태워주는척하며 같이 하교했습니다. 그애나 저도 나름 공부를 잘해서 방과후에 특별반?이런거에 들었었는데 그때마다 같이 자전거로 하교할 때가 많았습니다. 어떤 날은 제가 장난으로 맨날 내가태우냐며 너가 한번 날 태워줘봐라 이랬는데 그 애가 정말 절태워준적도 있었습니다ㅋㅋ 이렇게 붙어다니다보니 친구들사이에서도 저를 보며 김땡땡(그애 이름) 남친! 이러면서 놀리고 주변에서 너네 사귀냐며 그랬는데 그럴때마다 저랑 그애는 서로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웃고 넘어가곤했죠.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이때만큼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해본적이 제 인생에서 없는거 같네요
중3때 위기가 찾아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가게되어 중3 졸업후에는 멀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애도 그걸 알게됬구요. 근데 중3 초반때 부터 그애가 저를 정말 차갑게 대하는겁니다. 2학년때는 그렇게 같이 놀고 붙어다니고 했는데 마주쳐도 인사도 잘 안하고 말을걸어도 정말 정색 수준으로 쌀쌀맞게 대하더군요. 갑자기 왜 이렇게 태도가달라진건지 지금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읽으신분 중에 아시겠는분은 좀알려주세요..ㅎㅎ 어쨌든 속으론 정말 맘이아팠지만 겉으로는 티 안내며 최대한 웃으며 예전처럼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어찌어찌 졸업을하게 되었고 졸업식날 뭔진 기억이안나는데 그애에게 선물을주고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그후에 저는 다른 고등학교에 가게되었고 고등학교3년 동안에 꾸준히는 아니어도 간간히 문자를 주고받으며 지냈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고향에 내려갈일이 있을때 만나기도 했구요. 수능 전날에 갑자기 그애가 저한테 떨지말고 수능잘봐라 이런식으로 길게 문자를 보내더군요. 기쁘기도했고 정말 깜짝놀랐습니다 ㅋㅋ 수능치고 폰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제가먼저 그애에게 연락해서 고향에서 만나게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났고 아직 그애를 좋아했는데도 역시 그때도 저는 찌질했기에 특별한거 없이 헤어졌습니다. 그후 서로 다른 대학을가고 대학물을 처음 맛본 저는 여친도 처음 사귀어보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애와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수능치고 만난후로 5년 넘게 연락을 안했네요. 솔로가 된지 오래되기도 했고 가을바람부니까 왠지 싱숭생숭하면서 그애 소식이 정말궁금했습니다. sns에 찾아보니 국내유명 항공에 승무원이 되있더군요ㅋㅋ 다시 연락해보고싶긴한데 겁나기도하고 용기도 안나서 옛 추억팔이 할겸 써봤습니다. 그애가 지금 남친이 있던없던 상관없이 오랜만에 얼굴보며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연락해봐도 되겠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