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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사니 싶습니다 오유 접어야 되나
게시물ID : sisa_225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나
추천 : 1/4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10 18:12:54
어제 시게에서 어떤 디시인이 대화방 열었길래 들어가서 걍 얘기하다가, 고1 짜리가 공부해야 될 나이에 시게에서 깝치고 있단 소리를 들었어요.

그 뒤부터 "나는 잘하는 게 뭐 있을까." 하면서 평소에 생각하던 게 머릿속을 가득 채우더라구요.

말나온 김에 말씀드리는데, 저희 학교는 특성화고예요. 그래서 실습 시간이 있는데요.
그래픽 편집 도구나 스프레드시트 같은 걸 실습 시간에 배우고 있는데,
다른 친구들은 잘만 따라가는 걸, 저만 못따라가서 안달이에요. 너무 힘들어요.

정말로 이렇게 보면, 잘 하는 것도 없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가 저를 붙들고서 "넌 성격이 좋아, 공부를 잘해, 힘이 좋아?" 하면서 인신 모독을 했던 게 생각납니다... 그때 그거 듣고 너무 울분이 솟구쳤는데, 그게 빈말이 아니라 진짜 제 처지에 맞는 말이라서 더 화가 났어요.


그리고 저는 어떤 한 마디만 없었더라면,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옛날에 할아버지께서 엄마에게 말씀하시길, "아들이 보고 싶은데, 둘째 좀 낳아달라."고 하셨다더군요.
전 그렇게 해서 태어났어요. 그래서 더 싫어요.
그런데 안 생겨요. 그러니까 오유를 하죠.
생긴 것도 여자 같이 생겼는데,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예요. 그 어느 것도  내세울 것 하나도 없는 잉여 인간이 접니다. 정말... 사는 게 무섭습니다. 앞길이 캄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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