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서울 도심 일부 주요 교차로의 신호등이 기존 4색등에서 3색등으로 바뀌면서 운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경찰청 교통운영담당관실이 21일 이해하기 편한 신호 구분 요령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새 신호등은 왼쪽부터 `빨간색-노란색-녹색 좌회전-녹색 직진' 순서로 배치된 기존 신호등과 달리 `빨간색-노란색-녹색'의 3색등이 직진 차로뿐만 아니라 좌회전 차로와 우회전 차로에 각각 설치된다.
좌회전 차로나 우회전 차로 신호등에는 동그라미 대신 화살표가 표시되는데 이러한 화살표 3색 신호등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 신호등은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해도 될 때는 회전 방향을 가리키는 녹색 화살표가 켜지고 이어 노란색 화살표와 빨간색 화살표가 점등된다.
즉 빨간색 화살표가 점등돼 있을 때는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입할 수 없다.
경찰은 "빨간색 화살표가 켜져 있을 때는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만 기억하면 불편과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4색등을 3색등으로 교체하면 ▲교차로가 좌회전을 할 수 있는 곳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어 보조표지나 노면표지 확인 부담이 없어지며 ▲`Y'자형 등 이형교차로에서 진행 방향 신호를 분명하게 제공해 사고가 예방되는 데다 ▲불필요한 보조표지를 제거할 수 있고 ▲대부분 선진국에서 3색등 신호체계를 쓰고 있어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의 홍보가 부족해 도로에서는 운전자들이 옆에 서 있던 교통경찰관에게 바뀐 신호체계를 물어보는 등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모범택시 기사 박모(61)씨는 "어젯밤 우회전 신호 앞에 서 있는데 뒤에서 `빵' 거렸다. `가라는 신호인가보다' 생각하고 출발했다가 직진하던 택시랑 부딪칠 뻔했다"며 "우리 같은 사람은 목숨이 달린 일인데 아직도 헷갈리는 사람들 있을 것"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개인택시를 모는 최모(47)씨는 "그냥 막 운전하는 사람들은 신호 잘 안보고 앞의 차 움직이는 거 봐서 같이 움직인다. 홍보를 제대로 하던가. 모르는 사람들은 추돌사고 난다"고 전했다.
오토바이 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김모(39)씨는 "빨간불도 들어오고 화살표도 들어오는데 이게 가라는 건지 가지 말라는 건지 아직 몸에 안 익으니까 불편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보 부족'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대국민 홍보에 노력할 계획이며 3색등 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할 때는 내구연한(10년)이 지나 교체가 필요하거나 신호등을 새로 설치할 때만 점진적으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