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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
게시물ID : humorbest_349877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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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33
조회수 : 2833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4/25 11:47: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4/20 07:44:33
교복을 처음 입어보는 중학생의 떨림으로,

군복을 처음 입어보는 훈련병의 두려움으로,

난생 처음 한 벌로 된, 잘 갖춰진 양복을 고른다.

단추는 두 개. 셔츠 세 장, 넥타이 두 개.

검은 계통이지만 완전 검정은 아닌 색의 양복.

가격은 비싸지만 평생 입을 옷이라 생각하며

부푼 긴장감으로, 기대감으로 양복을 결재한다.


꼬까신을 처음 신는 아기의 호기심으로,

하이힐을 처음 신는 아가씨의 설렘으로,

선이 매끄러운, 키 높이 구두를 고른다.

색은 검정, 진부하지만 무난한 모양.

뾰족하지도 둥글지도 않은 코의 구두.

가격은 비싸지만 평생 신을 구두라 생각하며

어색하지만 힘찬 발걸음으로 구두를 신는다.


높아진 키만큼 어색한 느낌은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상에 맞게

가슴을 한 번 쫙 펴서 날려버리고,

왼발, 오른발, 짝 맞춰서

오른손, 왼손, 흔들면서

발걸음마다 무거운 기대감을 털어버리고,

모두 잘 될거야 속으로 주문을 걸며,

사회의 첫 걸음마를 뛸 듯이 걷는다.

야호! 취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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