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하릴없이 티비채널을 돌리던중 우연히 온게임넷을 보게되었습니다.
그동안 취업준비니 어학연수니 뭐니.. 기억도 안나지만 언젠가부터 스펙에만 메달리다보니,
몇년간 보지않았던 온게임넷인데.. 이제 스타크래프트는 사라지고 새로운 게임이 자리를 잡았더군요.
그런데..그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현상이었을 뿐인데.. 괜히 울컥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광안리에서 열렸던 KT VS SKT 프로리그 결승에 그토록 환호하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임요환,홍진호,강민,이윤열,엄재경,MC용준 등 이들 덕분에 하루도 지루할 날이 없었던
20대 초반의 제 모습이 생각나면서 괜히 그랬나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1 시절이 지금 저희 20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했던 세상..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멸망 예언이 빗나갔고, 세기말 Y2K 바이러스로
세상이 떠들썩했고, 피시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엽기'열풍이 한바탕 한국을 휩쓸고,,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기술에
무방비로 노출된 세대.. 그것이 바로 지금의 20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프로게이머'의 탄생에 열광했었죠.. 어떻게 왜 탄생했는지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생생히 기억나는것은.. 그 열기는 정말 뜨거웠었고, 마치 홍역처럼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습니다.
물론 여느 유행처럼 시간이 지나갈수록 관심은 옅어졌지만, 종종 들리는 임요환,홍진호,강민 등등.. 1세대 프로게이머들의
소식과 그들을 뒤잇는 새로운 프로게이머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뭔가 거리는 멀어져도 우리가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는 느낌에
가끔 TV에서 보게되더라도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다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그래봐야 지금도 고작 20대 중반 밖에 안되지만,, 급변하는 세상 하루하루 헉헉대며 쫒아가면서 뒤돌아보니, 어느샌가 그들 모두
하나둘씩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이젠 다들 정말 뭐하고 살려나 모르겠네요..ㅎㅎ
지금 20대는 88만원 세대니, 유사이래 가장 무능한 세대니 뭐니 말들이 많지만..
힘냅시다 20대 여러분들..!
비록 급변하는 세대에 떠밀리듯이 자라온 세대이지만, 그만큼 우린 시대의 과도기를 살아왔기에
그만한 저력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어느샌가 훌쩍 커서 경제의 주역이 되고,
그 시절엔 그랬었지.. 하며 웃으면서 추억을 곱씹을 날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추억의 중심엔 아마 그때 그시절의 프로게이머들이 있고, 두고두고 평생의 안주거리가
되어있겠죠..ㅎㅎ
웃기지도 않은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