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
저번에 길게 글을 쓰고 지웠었는데
방금 베오베보다가 연락관련글이있어서 제 애기를 해볼까해요..
저는 현재 외국에서 거주중이고 일하며 지내는중입니다. 남친은 한국에서 거주중이고요.
저희는 처음부터 그냥 아는사이로 지내다가 제가 해외로 나가고, 자연히 얼굴도 안보는 그냥 톡만등록된 아는사이였는데 그 오빠한테 고백을 받았어요.
전 장거리연애는 솔직히 자신없었습니다.
제가 스스로도 안될거같고 당장 외국에서 혼자지내 외로운데, 사귀는사람이 있는데도 못만난단게 너무 큰 스트레스일것같았어요.
단호하게 말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행복하게해줄거라며, 정말 너무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사귀어보자고했습니다. 물론, 난 내가 장거리연애에 자신없지만 나도 맘이 있으니 노력하겠다고, 다시 만날날을 기다리면서 힘내자고했어요. 그뒤로 제 생활은 외국에 돌아와 일하면서도 너무나 많이 답답해졌습니다.
저는 원체 연락을 잘 안해요. 가족이나 친구들은 물론이고 연인이어도 시시콜콜 연락하진않아요.
저는 혼자 보내는 내시간이 참 소중한 사람이고 그게 이기적인걸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연인에게는 매일 꼬박꼬박 연락하고 밥은 챙겨먹었나, 일은 잘 끝내고 퇴근했나, 여가시간에 뭐하고있을까정도로... 연락을합니다.
이제 조금 고구마일지도 모르겠어요.
그와 사귀고 난 후부터 제 일상속에 제 일상은 사라지기시작했습니다. 하루 온종일 연락을해야했어요.
일하는시간은 좀 덜한데 자꾸 반복적으로 이모티콘 보내면서 윙윙거리길래 톡알람꺼둔적도 있고요, 일끝나는 시간되면 끝났어? 연락을합니다. 아직 안끝나서 폰을 확인못하면 전화올때도있었어요. 그럼 끊고 나 일중이라고 톡으로 답장을 보냅니다.
쉬는시간이나 끝내고 퇴근하면 바로 전화가와요.
아, 모든 전화는 ㅋㅋ오 보이스톡이에요.
그런데 여긴 한국이 아니랍니다.. 외국인데 한국마냥 인터넷이 빠르진않아요. 대부분 알고계시겠지만요...
그럼 전화도중에 자주 끊깁니다. 혼선이 일어나거나 통신이 안좋으면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일초만에 복귀되지않습니다.
... 그런 생각을 못하는건지 바로 다시 ㅋㅋㅇ보이스걸고 끊기고, 걸고 부재중되버리고. 그러면 화를내요.
통신이잘되면 몇시간이고 안끊고, 제가 이제 끊자하고 끊으면 화내거나, 다시 전화걸거나.. 난 이제 자야하는데 목소리듣고싶다며 끊기 싫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결국 잠들었는데 다음날보니 잠들고 한시간가량을 더 통화하다가 끊었더라구요.
자기 일하면서 내 숨소리 듣고있었다고... 뭔가 쎄하지만 그냥 그러고싶었나보다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게 점점 사람이 미칠거같았어요. 저는 일이 좀 고되서 늦어도 밤 한시쯤이면 졸려서 폰하다가도자고그랬는데, 해외장거리라고 노력해야지하느것도있었는데...
자꾸 안 끊고 다시 전화걸고, 심지어 잠들려는데 말걸고 대답안한다고 계속 불러대고.. 그냥 끊으면 화내니까요.. 소리작게해두고 내버려두거든요...
그래서 두세시까지 못잘때도 많았어요.
그사람이 그러니 자연히 엄마랑 친구들하고 연락도 못하고 통화중 톡하나라도 오면 ㅆㅂ어떤새ㄲ야하고 욕하고, 저 출근중인데 자꾸 안끊으려고 칭얼거려서 폰들고 출근하는데 동료아저씨도 오시길래 인사했더니 넌왜 그렇게 부드러운말투로 인사하냐고하면서 투덜거리고 화내기전에 끊고 일했어요.
음..그외도 이것저것 있어요, 폰꺼져서 아이폰 충전기 빌려다가 충전하고 연락했더니 왜 연락이 안되냐고 화내길래 폰이 꺼졌어,미안해. 달래가며 말해도 소용없고. 왜 화가났냐고 물으니
저녁시간일텐데 니가 연락이 안되니 걱정했다. 그래서 화가난다.
.....??????? 대체 왜 저런 식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폰꺼지고 몇시간있던것도 아니고 삼십분가량인데, 이해가 안가요. 걱정했는데 왜 화가나는거죠? 왜 저한테 화를 내죠...
여튼 이래저래, 화도 내고 싸우길 몇번하다가 그렇게 오빠 손안에서 관리하면서 살고 싶으면 대체 왜 나한테 사귀자고했냐고, 그냥 가까운사람 만나지 대체 나한테 왜이러냐며 통곡한적이있었는데, 그때 넌 왜 연락을 그렇게 안하려고하냐고..
내가 지금 뭐하는지 안궁금해? 뭐먹었는지 안궁금해? 누구랑 뭐하는지 안궁금해? 그냥 기본아니야? 어디가면 간다고 말하고 뭘하면 한다고 말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넌 나한테 관심이 없어? 연인사이에 그냥 당연한거 아니야? 라고하더군요. 니방식은 틀렸다고..
네. 전 어렵더라구요. 인정해요, 어렵습니다.
하루종일 일하고 겨우 쉬는데 그때도 쉬는게 쉬는게 아니에요. 나는 그의 기분을 맞춰가며 연락하고 전화해야합니다. 그저 인형처럼말예요.
서비스직이라서 사람상대하며 하루종일 감정노동해야하는데, 겨우 쉬던 내 시간에도 그를 위해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거고, 톡으로 나 뭐할거야,먹을거야 연락 남겨뒀는데 화내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톡남겨두는건 연락하는게아니래요. 실시간으로 연락하는게연락하는거라더라구요. 그 상황에서 전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요. 그냥 좀 편하게 푹자고 일어나고싶고 혼자 한두시간정돈집중하면서 취미생활도하고싶어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건가요? 전 그렇지않은거같은데, 난 굉장히 노력하는중인데.. 왜 이렇게 몰라주는지...
애기가 많이 샜어요. 죄송해요.
하여튼 당연한거아니냐는 그말이 저는 좀 충격적이더라구요. 이게 당연한건가? 엄청 틀린말은 아닌거 같은데 이런상황에서 내가 들어야하는 말인가? 싶어서요.
물론 베오베글쓰신분은 한두시간 연락안하고 놀거나 할거하는것으로 뭐라하시던건 아니죠. 알아요. 그냥 남친이 이상하구나하긴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일단 말은 맞는 말인거같고... 내가 연인에게 연락을 너무 안하는건가싶고... 사람한테는 내가 하고있는 이런것들이 부족한가싶고...
복잡하네요. 난 내가 틀린거라고 생각하지않아요.
난 내 일상이 파괴되도 노력했는데.. 결국 타이르고 화내다가 소리도 질렀는데 그는 아무것도 이해하질 못한거같아요.
아, 그래.. 넌 니할거하고싶으니까 연락하기 싫단거지...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 제가 뭐라고 해야할지 더 떠오르는 말도 없어요.
전 아직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어른이 되기에는 어린애지만 여태 해온 연애들중 이렇게 제 일상이 바뀐적이 없어서, 어린애같이 구는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진짜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나 연락에 관한거에서... 보편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틀린게 아니라고 믿고싶어요.....
애초에 시작부터 해외장거리였는데...
제가 정말 틀린건가요?
이제 정말 내가 왜 이런연애를 해야하나싶어요.
마음도 식어가고요... 끝을 생각하는중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틀렸다고 부정당할만큼 아무것도 안한게 아닌데말예요...
그저 제가 아직 어려서 틀려도 틀린줄 모르는걸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갑갑해서 썼어요... 그랬더니 길어졌네요..
그저 제가 그렇게까지 틀린건 아니라고, 그냥 누군가의 토닥토닥 한번이 너무 받고싶어서 주절주절 썼어요. 이렇게 의식의흐름대로 쓰고나니 조금 진정되는듯해요.
읽어주신분들도 아닌분들도 오늘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선선한 밤바람에 오늘은 많은분들이 웃으며 잠드실 수 있기를바라며 저도 잘 준비를 해야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