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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깨달은 모데카이저(일기)
게시물ID : lol_83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on
추천 : 5
조회수 : 332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12 07:37:52

 이른 새벽, 노멀게임서치를 누른다. 

남는자리나 하려고 픽을 기다린다. 어차피 정글 아니면 서폿이 남겠지.

예상대로  정글자리가 남았다.

조합을 살펴보자... 베인이 보이지만, 괜찮다. 구르시에이팅을 하더라도 내가 캐리해주마!

이런 시덥잔은 생각을 하며 어떤 챔피언을 할까 픽창을 살펴보며 고민하던 중, 애니가 갑자기 탈론으로 픽을 바꾼다.

그리고 채팅창에 심상찮은 글들이 올라온다.

 

"AP없네요. 정글AP마이 ㄱㄱ!!"

"AP마이 ㄱㄱ"

 

?!??????????

 

 5개월 남짓한 롤 인생에 팀원에게 마이를 추천하는 사람은 처음본다.

팀원들 멘탈이 심상찮다. 그냥 닷지를 할까...

저녁을 느끼하게 먹은탓인지 새벽에 깨버리는 바람에 심심해서 켠 LoL. 닷지를 해버리면 5분동안 아주 몹시 많이 심심해질 것 같다.

닷지를 유도하기로 하고 서머너를 강타 탈진으로 바꾼후 로테이션인 모데카이저를 픽한다. 물론 해본적도 없는 챔피언이다.

 

"제가 쩌는 모데정글 보여드림!!"

 

 어때, 닷지하고싶어지지? 모데카이저가 정글이 되냐고? 나도 몰라 본적도 없는데...

'새 방에서는 빠르게 잭스나 픽해서 탑가야지...' 라며 Alt+Tab으로 오유를 눈팅하던 중,

 

"기대하겠음!"

"ㄱㄱ"

 

...?!??

 뭔가 잘못됐다. 모데카이저가 어떤 챔프인지 모르나? 아니 잠깐, 모데카이저가 정글런데 내가 몰랐던건가?

잠시 혼란에 빠진사이 게임이 시작되어버렸고, 로딩창으로 넘어가버렸다.

룬과 특성은 어쩌지? 잠깐 내가 룬이랑 특성을 뭐로해놨었지?

당연히 닷지를 할것이라 생각했기에 특성과 룬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트롤이나 할까...

로딩화면이 끝났다. 다행히도 방금전 증명의 전장에서 사용했던 21-9-0 AP특성과 상대3원딜을 의식한 AP물방룬세팅이 자동으로 설정된듯하다.

그럭저럭 정글을 도는 모양새는 낼수있을것같다. 그냥 정글도는 시늉만 하다가 대충 20분에 서렌유도해야지...

팀원들에겐 미안하지만 모데카이저가 정글이 되는지여부는 나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기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어쨌든 게임은 시작되었기에, 퍼플진영임을 확인하고 신발 3포션을 들고 블루골렘을 향한다.

 

"블루부터 시작할께요."

 

 늘 돌던 정글습관대로 채팅을 치고 핑을 찍어 의사를 표현하려고 미니맵으로 마우스가 향하던중, 팀원들의 개념찬 카운터방지 포지션이 보인다.

왠지 굉장히 미안해진다.

 

"늑대부터 드실꺼죠?"

 

 베인의 한마디가 나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이곳 노멀에서는 직접 늑대부터 리쉬부탁해도 그냥 블루나먹으라며 다그치는 라이너들이 태반인데 하필 이런 트롤짓을 할때 이런 좋은 팀원들을 만난단 말인가...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난 모데카이저가 더티파밍을 위해 늑대나 유령을 먹는건 봤어도 정글이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도 없다. 예전 아프리카TV에서 누군가 "어떤 챔피언이든 정글러는 될수있다. 다만 정글을 돌기 좋은 정글러와 그렇지 않은 정글러가 있을뿐이다."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지금 트롤이 될 것 같다.

 

"ㅎㅎ 모데카이저 정글 처음보는데 갱 호응 잘못해도 이해부탁드려요. 처음봐서요^^;;"

 

 또다시 죄책감이 강해진다.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정글을 돌자. 만족스러운 갱은 못할지라도 최소한 중립 미니언에게 처형은 당하지 말자.

정글몹이 리젠되는 1분 40초까지 내가가진 모든 지식을 동원해 최선의 정글스킬배분을 생각하고 늑대리젠을 기다린다.

채팅창에는 이런 저런 팀원간의 농담이 오고가지만 분위기에 편승할수가 없다. 이렇게 챔피언 스킬을 정독해보긴 또 처음이다.

컴퓨터 옆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낸다. 목이 타들어간다. 긴장을 한 탓이리라.

 

 늑대가 리젠되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빠르게 늑대를 잡아보려했지만, 생각보다 선스킬로 찍은 e가 데미지가 별로다. 정글사냥이 쉽지 않을꺼같다고 직감하던즈음 탈론의 움직임이 눈에뛴다. 리쉬를 해주면서 경험치를 먹지않기위해 늑대의 HP를 고르게 빼놓고 저 멀리 빠진다.

1분 55초, 블루골렘이 리젠되고 탈론이 갈퀴손으로 리쉬를 해준후 미드로 떠난다. 처형만은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하고 고민하던중 이번에는 베인과 알리의 플레이에 깜짝 놀란다. 노멀에서 정글을 픽하고 10번에 한번 받을수 있다는 노스마 하드리쉬를 해주는것이 아닌가! 아아...

 

 다시한번 팀원들에게 미안해진다. 이런 개념찬 팀원들을 왜 하필 이런 트롤픽을 한 판에서 만났는가...

이제는 죄책감을 넘어 나를 믿어준 팀원들을 위해 무슨일이 있어도 1인분을 해내야한다! 

할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해야만 한다!

처음 해보는 챔피언으로 무모한 다짐을 하며, 다음 목표 중립미니언인 유령캠프를 향해 모데카이저를 움직였다.

 

-너무 길어지니까 재미없어서 후략-

 

 

<요약>

 

모데카이저가 정글이 되나요?

 

-언랭정글러: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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