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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내 얘기..
게시물ID : gomin_350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분만
추천 : 13
조회수 : 62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2/06/19 02:16:14
영원히 부를 수가 없는 이름이 되어버렸어.. 나 혼자만
입만 열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키보드로 적는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힌다

그래도 4년이나 지나고 나니
두 글자정도는 적을 수 있어졌어

엄마.

엄마.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 너무 보고싶다.

누구는 엄마가 휴가를 얻어서 내려오면
세상사 억울한 일 딱 한가지만 말하고 안겨 엉엉 울겠다는데
나는 그냥 하나만 물어보고 싶어.
엄마표 김치, 어떻게 담그면 돼?
엄마가 남겨놓고 간 장아찌 한 통은 아직 냉장고에 그대로 있는데
나는 도저히 똑같이 담을 수가 없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아니, 엄마 밥맛이 이젠 기억이 잘 안나.서. 너무 슬프다.

늘 엄마는 나랑 동생을 재워 두고 혼자 식탁에 앉아 가계부를 썼었지
자려고 누워 있으면 엄마 슬리퍼 소리가 타닥 타닥 들렸다
가끔 물 마시는 소리, 한숨 쉬는 소리,
내 방문을 닫아주고, 불을 끄고, 안방으로 들어가는 소리,
기억속에 있는 그 소리가 너무 작아서 숨도 멈추고 가만히 귀기울여보고 있어

엄마.
난 엄마가 미웠던 게 아냐. 귀찮았던 게 아냐.
그냥 갑자기, 엄마가 너무 많이 아픈데
곧 떠난다는데
내게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닥쳤는지도 모르겠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졸업하면 가족들이랑 여행 가고 싶어서 열심히 돈 모으고 있었는데
여행은 커녕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나를 위해서 온전히 희생한 엄마의 인생을 어떻게 갚아줄 수도 없었고
그래서 나는 엄마,
그냥 내가 너무 미웠어.
내가 엄마 딸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엄마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너무 힘들었어.

엄마가 훨씬 더 힘들었을텐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너무 미안해.

엄마 닮은 (하나도 안 닮은)
엄마 나이 또래의 아주머니를 보면 너무나 괴롭고 슬퍼서
난 또 아무도 모르게 늦은 밤에 혼자서 이런다.
내색하지 않아서 정말 아무도 모르는데,
아침에 눈 부은거 싹 씻고 말끔하게 웃는 얼굴로 나서는데
돌아와선 또 이렇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날이랑 똑같이 혼자서 가슴치며 무너진다

엄마
내가 10년을 덜 살아도 좋으니 엄마랑 1분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도
엄마 안올거지?
나 더 오래 살라고.

그래도 꿈에라도 꼭 한번 와줘.

나는 아무에게도 이런 말 하지 못하고 혼자서 너무 힘들어.
와서 한번만 말해줘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다고
잘 살고 있는데 단지 만날 수 없는것 뿐이라고.






쓰고나니 저장 버튼 누르기 너무 부끄럽긴 한데
아무도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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