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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등 떠민 대로
미어터지는 활로를 쫓음에
한세월 피란길 오른 듯 목 타서 쏘다니며
체면이 밑천인 장사치였다
고배를 맛보고 혼몽 중에
그리운 손짓 따르랴 아니 삶에 미련을 남기랴
고기는 이승에 두고 넋은 저승에 둔 초조한 두 집 살림
하루에도 수십 번 갈팡질팡한 갈대 사촌이었어
허기의 포로로 요깃거리 찾느라 동분서주 기웃거리는 걸귀요
지나고 보니 진정 안주해본 건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이 다였더라
심신을 한시도 가만 못 둘 내 업보가
세상 한 바퀴 돌다 만 한을 품은 웬 바람의 안달일는지
사람 사는 이곳저곳 구석구석 스치고 스쳐 별꼴 다 무릅쓰면서 고된데
그저 실소가 터졌다
줏대 없는, 줏대를 관철할 능력도 없는 주인을 만난 몸뚱이만
등 떠밀리는 대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을 전전했으니
친히 가여워 줄 수 있는 게 허탄한 억지웃음뿐
우는지 웃는질 모르게 헝헝헝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