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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협력해서 PC방 진상 퇴치한 썰
게시물ID : soda_3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피드사령
추천 : 11
조회수 : 2518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5/08/14 02: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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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쓰는 글이여서 정신이 음슴으로 음슴체로 가겠음.

나랑 같이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중에 가장 죽이 잘맞는 애가 있음(예를 A라 하겠음). 얘가 정의감은 좀 많은데 의외로 쫄보라서 하고픈말도 제대로 못하고 막 그러는 애임. 그니까 쉽게 말하자면 누가 길가다 담뱃재 뿌리면 가서 담뱃재 뿌리지 마세요! 이거까진 잘 말하는데 상대가 '뭔 상관이야?'그러면 말을 못함. 그러다보니까 고등학교땐(아마 2학년쯤 되었을듯) 별종 취급받았음. 우리 고등학교가 인문계라고 해도 병신보존의 법칙에 의거 양아치라던가 날라리들도 있긴한데 얘들하고 대화하면 꼭 첫단추'만' 잘꿰어서 일이 터짐...

아무튼 각설하고 이 이야기는 수능 끝나고 난뒤 졸업은 앞둔 시점의 이야기임. 얘랑 다른 친구 2명이랑 PC방에서 레프트 4 데드 2를 즐길 무렵에 우리 앉은 자리 맞은편에서 왠 쌍욕이 크고 아름답게 울리는거임. 내가 하도 시끄러워서 몰래 엿보니까 롤 하면서 패드립은 기본에 쌍욕, 심지어 키보드크래셔 기질까지 갖춘 그야말로 삼위일체였음.

우린 귀찮아서 그냥 '하이고 지랄한다...'이러고 계속 게임했는데 목소리가 화통을 삶아먹었는지 아니면 도바킨 핏줄이 흐르는지는 몰라도 줄어들 생각을 안함. 심지어 분노조절장애 운운하면서 별 쑈를 하길래 A가 가서 좀 조용히좀 하고 욕좀 그만하라고 하니까 내가 욕하든 말든 뭔상관이냐고 쌍욕했고 당연히 애가 또 말 못하고 그냥 쭈그리되었음. 내가 하도 얼척이 없어서 그 롤충의 입에 침묵을 선사할 계책을 꾸밈. 일단 같이간 친구 2명한테 부탁해서 A가 지금 입고있는 옷벗고 아파트 옷 수거함에 넣을 와이셔츠 한벌만 입을때까지 망좀 봐달라고 했고(얘들이 체대 갈 애들이라 체격이 좀 컸음. 느와르 영화 나오는 떡대 아재들처럼) 걔들도 짜증났던지라 쿨하게 수락. 그리고 A한텐 '너 가방에 옷 수거함에 넣을 낡은 와이셔츠 가져왔지? 그거 입고 내가 가서 쟤한테 뭐라뭐라 그럴때 적절하게 끼어들어서 헐크 호건 아재처럼 옷찢으면서 울부짖어. 저 롤충 입을 다물게 하자.'라고 사악한 계획을 짜서 쿨하게 수락함. 헌데 한가지 문제가 있는게 얘가 아무리 상스러운 놈을 만나고 상스러운 대접을 받아도 절대 먼저 욕을 할 성격이 못됌. 그래서 친구 2명중 한명이 아주 시덥잖은 이유로 딱밤을 때려서 미리 어그로를 끈 상태로 만들겠다는 추가적인 계획을 확보했음.

그래서 모든 준비가 끝나고나서 또 그 롤충이 상대 부모님 안부를 물으며 폭주하기 시작할때 내가 끼어들어서 말했음

나:아 좀 볼륨좀 줄입시다. 남들 있는데서 시끄럽게 상스러운 말이나 쓰고 말야."

롤충:X발 니가 뭔데!

나:이 동네 미니언같은 새X가 두리안 껍질 빨개질 때까지 쳐맞고 싶나 아니면 키보드 부셔질때까지 후두려맞고 싶나 할말 못할말 못가리냐?

롤충:(내가 욕하니까 기고만장 해졌는지 더 목소리 톤이 올라감) 이 찐따같은 새X가 뭐라고? 이 시X 새...

여기서 익숙한 딱! 소리가 들린 다음에 A가 끼어들었고 약속한대로 낡은 와이셔츠 손으로 찢으면서 롤충의 쌍욕이 어린애 투정으로 보일 수준의 볼륨으로 고함지름

A:이 닝기미 38선 한가운데서 목만 내놓고 묻힌 상태에서 남북 합작으로 뻥뻥 차일 X꺄! 당장 그 입을 닥치지 않으면 내가 이 옷을 찢은것처럼 니 그 잘난 입을 야무지게 찢어발겨줄테다!!!

이러니까 상상외의 욕설에 내 친구 2명도 순간 경직되었고 그 롤충도 옷 찢어지는거 보고 할말 잃었는지 머뭇거리길래 내가 옆에서 추임새 넣어줬음

나:하이고 갑자기 침묵이라도 걸리셨나? 왜 더 욕해보시지? 분노조절장애라면서? 어디 그 잘난 분노조절장애좀 보자.

여기서부터 얘가 꿀먹은 벙어리가 됨. 난 수능에서 언어 1등급 맞은거보다 더 기분좋아서 계속 깝죽거리다가 못이기는척 자리로 돌아갔고 우린 그 롤충 맞은편 자리에서 서로 미친듯이 웃어재꼈음. 물론 소리없이 무음으로.



아 후일담 몇개 얘기하자면 그 이후에 걔는 다시 화장실로가서 옷갈아입고 나왔고 우린 다 따로 떨어져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있음.

그럼 20000
출처 It'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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