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이가 조금만 어긋난 행동을 하면 아빠가 혼냈거든. 아주 어릴 때. 근데 그게 마음에 걸리고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공주들을 위해서 열심히 살고 공주들한테 좋은 모습만 보여줄게. 항상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혼낸 거 하나도 기억 안 나. 너무 애기 때인가 봐. 안 미안해도 돼."
지난 4월 4일 아빠는 딸에게 수차례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이혼을 한 아빠는 늘 딸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딸은 "기억이 안 난다"며 "괜찮다"고만 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43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와 고 김유민양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지난 4월 4일 김씨는 큰딸 유민양에게 "우리 이쁜 딸 지금 공부하느라 핸폰 없지! 아빠가 우리 이쁜 딸한테 매일 매일 미안하게 생각한다. 유민아 아빠가 밉지. 아빠도 알아. 대신 앞으로 아빠가 유민이한테 잘하고 아빠답게 살게. 유민아 아빠가 미안하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쁜 딸한테 애기 때 너무 못 해주고 혼만 내서 지금도 아빠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딸은 계속 괜찮다고만 했다. 유민양은 "응? 아니야. 나는 밉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우리 학교는 핸폰 안 내!!" 라며 "혼낸 거 하나도 기억 안 나. 너무 애기 때인가 봐. 안 미안해도 돼"라고 답했다. 이어 유민양은 "괜찮아~~ㅋㅋ 아빠 나중에 봐"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단식 4일째인 지난달 17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도 "딸이 애교가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 김영오씨와 고 김유민양이 생전 카카오톡으로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김영오 제공
▲ 김영오씨와 고 김유민양이 생전 카카오톡으로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김영오 제공
앞서 3월에는 두 딸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를 했다. 5월 3일에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서다. 그는 딸들을 공주라고 불렀다. "큰 공주, 작은 공주! 5월 3일날 아빠 따라서 놀러갈거야? 미리 예약해야 되니까 결정 했으면 연락줘!" 라고 보냈다. 5월 3일부터 1박 2일로 가는 여행이었다. 이에 딸은 "3일에 가서 언제와? 아하 알았엉"이라고 답했다.
마지막 대화는 4월 10일께로 사고 일주일 전이다. 유민양은 김씨에게 "아빠 이번 주 일요일날 진짜 올거야?"라고 물으며 "2일 전에는 말해줘ㅠㅠ"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약속 없으면 갈거고 연락해줄게"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주에 김씨는 특근을 하고 있어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5일 뒤 대화를 마지막으로 딸은 답이 없다. "유민아 아빤데 연락되면 카톡해봐. 구조된거니?"
김씨는 자신을 둘러싼 악의적인 소문에 해명하기 위해 딸과의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최근 김씨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둘러싸고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리라고 했다"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혼은 했지만 딸들과의 사이는 각별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언론이 악의적 보도를 계속하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원재민 가족대책위 법률 대리인은 양육비, 국궁 등의 소문과 관련해서도 "형편이 아주 좋지 않았던 3-4년을 제외하고 양육비는 모두 지급했으며 현재까지도 아이들 보험료를 내고 있다"며 "4년 전부터는 아이들 휴대전화 요금도 김씨가 지불했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평소 즐겼던 국궁을 두고 '귀족취미'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한 달 회비는 3만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