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5일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와 동조단식을 하게 된 이유를 소개하며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유족 동조단식 7일째를 맞은 문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사람 사는 세상 영화축제'에 참석해 "나는 배고픈 어린 시절 보내서 밥 굶는 것을 싫어해 단식투쟁에 반대해왔는데 이번이 첫 단식"이라며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다들 마음을 모아주면 김영오씨를 살리고 세월호특별법도 제대로 만들어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은 사람을 살려야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봤는데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또 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죽어가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단식 이유를 설명했다.
문 의원은 이날 영화 변호인 관람을 마친 관객들에게 "이게 1981년도 사건이고 30년이 지났는데 흘러간 과거의 일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의 대응에서 보듯이 우리 정치가 너무나 비정하다. 아이 잃은 아버지가 오랜 단식으로 죽어가는 상황에 처해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유족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청와대에 가다가 경찰에 막혀 4일째 노숙을 할 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럴 때 따뜻한 리더십과 삶에 대한 애정, 고통 받는 사람과 어려운 사람에 대한 연민·공감에 바탕을 둔 리더십을 절실히 소망하게 된다"며 "아마 그런 갈증이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명박·박근혜정부 들어 민주주의와 인권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며 "이 시대의 비정한 정치가 우리의 인권 상황을 후퇴시키는 게 안타깝다. 퇴행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살리는 게 이 시대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3번 변론했다. 영화 속 석 재판과 탄핵 때, 그리고 퇴임 후 수사였다"며 "앞선 2번은 다 기각됐다. 그래서 그 일(퇴임 후 수사)도 제대로 법정에 갔다면 당연히 무죄를 받아드렸을텐데 하는 회한이 있다"고 털어놨다.
문 의원은 이어 "노 대통령을 제대로 추모하는 방법은 인간적 관계 속에서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하고자 염원한 세상을 우리 힘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 실패했지만 좌절할 수는 없다. 다시 딛고 일어서서 우리 힘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이 영화를 보면서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영화 변호인 속 마지막 장면에 대해 "실제 현실 속에서 그 장면을 연출한 사람이 나였다"며 "그 당시에 내가 부탁해서 변호사 한분 한분을 다 부르게 했다. 99명이 연호됐는데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대 규모 변호인단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