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편 보러가기(클릭!!) *이성찬님의 글입니다. [1] 주차딱지 여기는 조용한 파출소 내. 직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침 조회를 받는중이었다. 당시 소장님은 조회를 최소 30분에서 1시간을 하시던 분! 소장 : 수사담당 누구야? 고참 : 접니다. 소장 : 관내 전화박스 위치 현황 다 파악해놨나? 고참 : 워.... 워낙 많아서요. 저희 관할에 무려 5백6십.... 소장 : 그래서 안할꺼야? -_-+ 고참 : 오.......오늘까지 다 마무리 짓겠습니다. -_- 소장 : 교통 담당 누구야? 고참 : 저...접니다. 소장 : 관내 교통사고 다발지역 현황파악 보고 다 됐나? 고참 : 오늘까지 모두 마무리를...-_- 소장 : 음........방범 담당! 리앨 : 헉.......예....접니다. 소장 : 관내 주민들중 공기총 소유자가 얼마나 되지? 리앨 : 아........아주 많습니다. -_- 소장 : 정확히 얼마나 되냐구? -_-+ 리앨 : 예, 정확히 300명..........에서 500명사이입니다.-_- 소장 : 모두들........오늘 저녁까지 모조리 다 해놔...알았어? -_-+ 우리 : 예.. 숨막히는 조회를 마치고 나서 머리 좀 식히려고 밖으로 나갔다. 리앨 : 히유...이건 조회가 아니라 공개 인민 재판이야....얼라? 저게 뭐지? 파출소 앞에 주차해둔 내 차 유리에 광고지가 한 장 붙어 있었다. 뭔가 싶어 다가가서 빼내어 무심코 읽어봤더니........ [ 귀하는 인도에다가 주차위반을 하였습니다. 범칙금 4만원을........] 리앨 : 끄으으윽...-_- 근무하면서 스티커를 끊어본적은 있어도 당해본적은 처음이었다. 리앨 : 아니 이런 써글놈들이 있나. 파출소 바로 앞에 세워놨는데 안내방송도 없이 고새 이짓거리를 해놔? 우두둑....군청 교통계 녀석들...-_-+ 길길이 날 뛰었으나 어쩔도리가 없었다. 흔히들 이런것들은 무조건 경찰이 하는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틀린 생각이고 가끔은 의경도 한다....가 아니라 ^_^; 운전자에게 과태료를 발부하는건 경찰이고, 운전을 누가 했던간에 차주에게 과태료를 발부하는건 각 구,군청이다. 나는 당장 군청 교통행정계에 전화를 해서 그동안 운전자에게 수없이 들었고, 당했던 수법을 모조리 쏟아부었다(저번편 참고. -_- ) 리앨 : 아니, 파출소 앞에 세워놨는데 그렇게 스티커를 떼는게 어딨어요? (권력형) 담당 : 무슨 차였는데요? 차종이? 리앨 : 엔터 프라이...........드요. -_- 담당 : -_- 파출소 앞이 아니라 파출소 앞 인도에 주차하셨군요. 리앨 : 그러면 안내방송이라도 해야지 그렇게 몰래 끊고 나갈수가 있나요? 방송했어요, 안했어요? (꼬투리잡기형) 담당 : 안내방송을 무지 했는데두 파출소안에서 경찰들은 책상에 앉아 꼼짝도 않고 있더군요. -_- 리앨 : 그.....그야 살인사건이 터져 긴급회의중이었죠.-_- (거짓말형) 담당 : 그럼 공무수행중이었다는 정식 공문을 저희 군청에 띄워주세요. 리앨 : 에이.....그러지 말고 한번만 좀 봐줘요. 예? 함만 봐줘요...(애교형) 담당 : 이미 전산 입력을 했기 때문에 안됩니다. 리앨 : 아이고...담에 제가 맛있는거 사서 한번 들릴께요. (뇌물형) 담당 : 안된다니깐 자꾸 왜그러세요? 리앨 : 정말 같은 공무원끼리 이러실겁니까? (동족형) 담당 : 저도 어쩔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리앨 : 좋아요. 졌습니다. 제가 포기하죠 뭐... 좀 싼걸로는 안될까요? ^_^ (절약형) 담당 : 바쁜데 자꾸 업무방해되게 시리 자꾸 이러실겁니까? 성함이 어떻게 되신다고 하셨죠? -_-+ 리앨 : 기...김순경이요.. -_- ( 위장형 ) 정말 지독한 군청이었다. 리앨 : 에잉.....경찰보다 더 독하군. 이런 나를 쓴웃음을 지으며 쳐다보는 선배 선배 : 과태료를 안내는 방법 알려줄까? 리앨 : (번쩍) 그.....그게 뭐죠? +_+ 선배 : 차를 팔거나 폐차만 안하면 과태료는 안내도 되지. 리앨 : 우와........정말이에요? 그럼 자동적으로 없어지나요? 고참 : 아니, 폐차직전에 내면 돼. 리앨 : 결국 늦게라도 내야 하는거잖아요. -_- 절대 피할수 없다는 걸 깨닫고 군청직원들에게 열받은 나. 리앨 : 애들아... 의경 : 예.. 리앨 : 오늘부터 군청과의 전쟁이다. 군청앞에 숨어서 무단횡단딱지 하루 10장씩 끊어드려라. 절대 봐주지 말구.. 의경 : -_-; 이후로 나는 차안의 잘 보이는곳에다 경찰모자와 경찰복을 걸어두었고, -_- 장난감 모형 순찰차까지 사서 얹어두는등 주차단속원들에게 뭔가 강한 암시를 주고자 차내에 수많은 데코레이션을 해두었다. -_- [2] 교통사고 오너드라이버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겪어봤을 것이다. 아직 안 겪어봤다구? 그럼 긴장하고 있을 것. 곧 겪게 될것이니.. 저녁식사를 한 직후인 7시. 신고자 : 국도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차량이 정체 되요. 빨리 좀 와줘요. 리앨 : 예, 알았습니다. 선배 : 무슨 신고야? 리앨 : 국도에서 교통사고가 났데요, 빨리 가봐야겠는데요? 선배 : 국도면 큰 사고가 났겠군. 빨리 가보자. 즉시 무전기를 챙겨서 허리에 차고, 모자를 쓰고, 카메라와 줄자를 챙기고, 사고조사용 스프레이를 챙기고 나가려는데 또 전화가 왔다. 때리리링... 리앨 : 감사합니다. 동문 파출소 순경 리성찬입니다. 신고자 : 아 신고했는데 왜 빨리 안와요? 리앨 : -_-; 시민들은 우리가 폴리스맨이 아니라 플래쉬맨인줄 알고 있다. 리앨 : 금방 갈테니 좀만 기다려요. -_- 순찰차를 타고 싸이렌을 마구 울리면서 사고현장을 향해서 달리는데 차들이 비켜줄 생각을 안한다. 비켜주는 차량도 마지못해 비켜주는듯 인상을 쓴다.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만연해있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만만세..-_- 저 멀리 사고 현장을 보니 이미 렉카차와 앰블런스가 도착해있었다. 교통사고현장은 아무리 번개같이 출동해도 이들이 항상 먼저 도착해 있다. 귀신같은 녀석들... 현장에 도착하니 한 주민이 속닥거린다. 주민1: 저봐... 신고한지가 언젠데 경찰들 이제 도착했어. 주민2: 쯔쯔... 우리나라 경찰은 안돼... 리앨 : -_- 그래...그래.....무조건 우리 잘못이지. 담부터 출동할때는 싸이렌을 울려도 안 비키는 차들에겐 총이라도 쏴 버릴까? -_- 주민들의 항의를 뒤로한채 사고현장을 둘러보았다. 리앨 : 힉!! 오 마이 갓..! -_- 선배 : 우와....갓 뎀... -_- 리앨 : 손 오브 비치...-_- 선배 : 쉐트! 리앨 : 뻑 유! 선배 : 지저스 오브 크라이스트! 리앨 : 머더 퍽꺼! 선배 : 또 뭐가 있지? -_- 사고는 입이 저절로 딱 벌어질만큼 장난이 아니었다. 승용차가 오토바이를 충격하면서 그 뒤로 계속 차들이 충돌하여 5중 추돌사고를 일으킨거였는데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종이짝처럼 찌그러져 구겨져 있는 차들, 완전 박살이 나서 어느부분인지 헷갈릴 정도인 파손품들, 박살난 유리창을 통해 삐져 나온 차안의 물건들, 부러진 중앙분리대와 여기저기 쏟아진 기름, 게다가 곳곳에 시체처럼 쓰러져있는 피투성이의 중상자들을 119와 병원직원들이 앰블런스에 싣고 있는 모습은 '처참' 그 자체였다. 아마 이런 끔찍한 교통사고를 단 한번이라도 목격하신분들은 다시는 도로교통법을 어기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잘 잊어버리는 한국인의 특성상 그 결심이 일주일 정도밖에 안 가겠지만..-_- 사고수습을 하는동안, 길 하나를 터서 정체되는 차량들을 지나갈수있도록 수신호로 빼는데 역시 지독시레 말을 안듣는다. 구경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인지라 빨리 지나가라고 아무리 손을 휘젓고 호각을 불어대도 천천히 서행하거나 심지어 갓길에 주차까지 해가면서 사고구경을 하고야 마는 것이다. 리앨 : 빨리 지나가세요. 삑삑.......지나가요. 운전자 : 야...저거봐.. 엄청난데? 리앨 : -_- 이보세요. 뒤에 밀리니 어서 지나가요 빵빵!! 빵!! 뒤에 운전자가 클랙션을 누르기 시작했다. 운전자 : 사람도 죽었나요? 리앨 : -_- 장의사세요? 뒤에 차 밀리니 어서 좀 빼줘요 다시 뒤에서 클랙션 소리가 나고서야 운전자가 차를 뺐다. 뒤의 운전자가 도착.. 운전자 : 아니...대체 차가 왜 이리 밀리는거요? 리앨 : 죄송합니다. 사고가 났었어요. 어서 지나가세요. 운전자 : 와우 엄청나군. 사람도 죽었나요? 리앨 : 끄윽........-_-+ 앰블런스가 환자를 실어가고 렉카차가 차들을 실어가자 우리가 마지막 수습을 하고 가려는데 바닥에 보니 뭔가가 반짝 반짝 거리고 있다. 리앨 : 엇? 오....오백원짜리닷! 선배 : 이봐..-_- 리앨 : 어? 하나둘이 아니잖어? 저기도 있닷.... ^_^ 선배 : 그만하지 못해? -_- 날도 어두운데 그러다 또 사고나겠어. 리앨 : 그래도 이렇게 많은 동전들이 떨어져 있는데 아깝잖아요. 선배 : 내일 아침 날 밝기 시작할 때 일찍 와서 줍자구.. 리앨 : 아! -_- [3] 나의 첫 교통사고. 퇴근 하려는데 선배가 나를 잡는다. 선배 : 리순경.. 오늘 점심때 공설운동장에서 족구하는거 알지? 리앨 : 예. 알고 있어요. 잼있게 노세요. 선배 : 웃기지 말고 꼭 참석해. 5명이 한팀이야. 리앨 : 에이.. 피곤해서 그냥 자고 싶은데... 선배 : 방범대원들과 족구하는건데 10만원빵이야.. 꼭 와. 리앨 : 계속 반칙하면 퇴장될수 있는거죠? 선배 : 10만원 있으면 반칙해. 리앨 : -_- 집에와서 청소, 빨래, 설거지등 집안일을 하고난 후 잠시 자려는데 또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선배 : 아 빨리 안와? 지금 시작하려고 해. 리앨 : 에이....참. 알았어요. 지금 갈께요. 선배 : 5분내로 와. 졸린눈을 비벼가며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와 차를 몰고 공설운동장으로 향했다. 사고를 당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사거리를 막 진입하는 순간 귀를 찢는듯한 클랙션 소리와 함께 오른쪽에서 커다란 화물차가 나를 확 덮치는것이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