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대학생입니다. 저에게는 진짜 정말 친한 친구가 있어요. 전남자고 계는 여잔데 평소에 우리가 남녀사이라는걸 인식하지 못할정도로 친해서 남들이 보면 남매라고 할 정도로 친한애가 있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제가 군대에 있을적에 "넌 어떻게 면제받았냐ㅋㅋ" 이런농담도 주고받고 할 정도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같은 동내에 살았고 고등학교까지도 같은 학교 다녔어요. 부모님들도 다 서로서로 알고계시구요. 어렸을때부터 맨날 같이 뛰어놀고 투탁투탁 싸우고 그렇게 붙어다니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어제 둘이 만나서 술먹고 예기하다가... 친구가 "나 요즘 고민있어" 이러길래 무슨일있냐고 하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편지를 썻다고 하는겁니다. 평소였으면 "차여버려랔ㅋㅋ" 하면서 농담이라도 던졌을 텐데 예가 정말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거예요. 원래 이렇게 진지하게 정색하고 그런애는 아닌데 어제는 이상하게 침울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해 주었어요. 남자에게 호감가는 여자들의 행동이나 패션등등도 조언해주면서요. 한참을 그렇게 이야기 해주면서 술을 마시다가 집으로 오는길에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저희집 우체통에 편지가 와있는거예요. 뜯어보니 그 편지더군요. 편지를 읽고나선 머릿속이 어떻게 되어버린건지 막 복잡합니다. 평소에는 진짜 막 남자처럼 느껴지던 애라서 위에서처럼 심한 농담했었는데 지금와서 예가 나를 좋아했었구나 생각해보니 그 농담들이나 행동들이 너무나 창피합니다. 당장 이 다음에 예를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구요. 편지에는 충분히 생각해보고 정리되면 알려달라고 써있어요. 그냥 지나친 장난인가 생각해보니 어제 그 심각한 표정이 떠올라서 그런생각도 못하겠구요.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는 개뿔 나는 오유인이니까 차버릴꺼다. 유머게시판에 올릴걸 그랬나? 진지는 자작나무 삼계탕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