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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씨 음정 지적에 대하여
게시물ID : humorbest_3517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ING
추천 : 97
조회수 : 11128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5/02 11:19:04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5/02 09:45:36
작년 밥딜런의 내한공연을 갔다왔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하지만 70이 넘은 밥딜런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던 Blowin' In The Wind 나 Knockin' On Heaven's Door
같은 곡 조차 한 1분간은 무슨 곡인지 전혀 못알아들을 정도로 괴상하게 불렀습니다
그런데 듣다보니 엄청난 감동이 치밀더군요. 이 사람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구나 라는게 느껴졌죠

비슷한 예로 얼마전 대학로 재즈클럽에서 전인권씨의 노래를 들었을 때,
그는 술과 담배 또는 마약에 쩔어 쇳소리도 내고 음이탈도 엄청하더군요
요즘 기준으로 노래를 정말 엉망으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클럽에 있는 모든 이들은 노래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노래라는게 그런 것 같습니다. 음정, 박자는 테크닉에 불과하죠. 
갖추면 좋지만 최고로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김광석 라이브 공연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보면 음이탈 엄청 납니다
김광석이 노래를 잘 못한다고 느끼시나요?
전세계 모든 아티스트들이 존경해마지않는 밥말리와 재니스조플린의 라이브 앨범을 들어보신 분
그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라이브를 들려주던가요
그들이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어제 무대에서 뛰어난 테크니션을 넘어선 진정한 감동을 선사하는 가수를 만났습니다
임재범씨는 인이어도 없는 상태로 불렀습니다. 이미 그의 기준과 역량에서는
음이 몇번 빗나가는 것도 아름다운 음악의 일부분입니다

더 이상 알량한 잣대와 지식으로 그를 재지 말아주세요
막상 이런 일이 닥치고 보니 박완규씨가 무엇을 우려했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네요

아 그리고 개인의 취향 차를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저도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어제 이소라씨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테크닉의 기준만 가지고 노래의 모든 것을 가치매기는 분들에게 하는 얘기지요
괜한 논쟁 만드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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