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관심병사였던 분대 후임에게 말차를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관심병사는 보통 두가지의 케이스가 있다
(1) 딱히 이유가 없는데도 관심병사가 된 경우
- 편부모 가정이나 조금 소심한 성격인 병사가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관심병사 타이틀을 벗게 된다
(2) 마음에 구멍이 나있는 경우
- 심리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디
- 주로 전역하는 그날까지 타이틀을 유지하는 챔피언들이 대다수
2번째 경우의 후임이였다
분대장을 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분대원으로 관심병사가 들어왔다
이야기를 해보니
좀 어수룩하고 표현이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딱히 문제될 건 없어보였고
나에게
이 친구를 관심병사가 아닌 정상병사로 만들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욕심이 생겼다
다른 평범한 친구들과의 차이가 뭐냐면
평범한 친구들은 보통 한번
심하면 두번이면 더 말할필요가 없는데
이 친구는 그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무한한 관심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고 할까
이래서 관심병사인 것일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해보면
또 대화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고
잘하고 싶은 생각과 욕심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등의 노력을 절대 하지 않는다
욕심만 가득하다
고집이 엄청 세다
그래서 각종 격려와 과거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해주며 힘을 북돋아 준다
그러다가 가끔씩 잊혀질만하면 일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전혀 시도하지 않을 행동을 한다
소위 대박사건이 터진다
그리고 구막사이다보니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이미
생활관 내 모든 선임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맞는다
휴가를 다녀오면
내가 없었던 동안 그 친구가 했던 무용담들을
들으며 기겁을 하게 된다
그러면 또 1:1 상담
같은 이야기의 무한반복
이 친구는 정상병사가 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
이런 실낱같은 희망이 무한반복 된다
그러나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전역할때까지
간부에게
선임에게
동기에게
후임에게
민폐덩어리
짬덩어리
관심병사일뿐이다
항상 자신은 잘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을 끊임없이 표출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희망고문' 시킨다
'나는 잘하려고 하고 잘하고 싶은데 주변사람들이 나를 괴롭힌다'
는 식의 뉘앙스다
혹시 관심병사를 후임으로 만나게 될 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냥 두어라
다만 모든 병사들에게 적용되는 울타리 안에서 놀게 두어라
관심병사라고 따로 특별하게 울타리를 쳐줄것도, 울타리를 없애줄 필요도 없는것 같다
기대하지마라
너만 실망하고 스트레스 받는다
그 친구가 일반병사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친구였다면
당신이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준다
자연스럽게 일반병사가 될 것이고
경계근무도 투입될 것이고
분대장도 달게 될 것이고
무난하게 전역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면
그냥 두어라
이십년 가까이 그렇게 살아온 친구다
어차피 변하지 않는다
희망고문에 놀아나지마라
한 다섯달전 그 친구가 전역하기전 자대로 1년차 동원훈련을 갔었다
후임들에게
내가 전역하고 난 뒤 그 친구가 벌인 말도 안되는 사건들의 이야기만 들었을뿐인데
순식간에 2박 3일이 지나갔다
주특기를 왠만한 이등병들보다 못하는건 역시나 그대로였고...
부사관을 지원한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선임이였던 친구가 우리 포반 포반장으로 왔는데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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