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나마나 이 글도 박빠들 때문에 보류 가겠죠?
근데 박주영 출전 못한걸 벵거 탓 하는 분 중에
박주영 경기 출전 영상을 제대로 보신 분은 있나 모르겠네요.
저 앙리 베르기 때부터 아스날 좋아하고
되도록이면 경기는 라이브로 보려고 하는데 중요한 경기를 못 보면 뒤늦게라도 영상 찾아서 봅니다.
처음 영입 되는 선수는 완전 네임드 된 선수가 아니라면
박주영 아니라 박주영 할애비가 오더라도 일단 좀 쉬운 경기부터 뛰게 합니다.
리그 적응도와 선수들 간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구요.
작년에 영입된 선수들이 다수 있는데,
박주영 베나윤 체임벌린 등이 대표적이거든요.
그 외에 아르테다나 산토스 등도 있긴 한데,
아르테다야 이미 에버튼에서 수년간 풀타임 주전 한 선수라서 리그 적응이 필요 없고
또 산토스는 풀백인데 원래 아스날 주전 풀백이던 클리쉬가 맨시티 이적했기 때문에 당장 뛸 선수가 없었습니다.
젠킨스라고 있었는데요, 그 젠킨스가 뛴 경기는 개박살 난게 현실이었죠.
박주영 베나윤 체임벌린은 모두 같은 포지션에 원래 주전들이 버티고 있어요.
아, 참고로 박주영은 반 페르시, 베나윤과 체임벌린은 아르샤빈-월콧-로사-아르테다 등입니다.
이 선수들이 거의 다 칼링컵을 먼저 뛰었죠.
박주영의 아스날 데뷔 첫 경기가 칼링컵인데, 4부리그 팀이랑 뛰었습니다.
사실 리저브 경기나 이런 중요치 않은 경기는 영상 찾아서 안 보는데요,
박주영 때문에 저도 설레이고 기대도 되고 봤어요.
진짜 못했습니다. 정말 못했어요. 아스날 전체적으로 다 못했는데 박주영도 못 했어요.
그 이후에 칼링컵 경기에서 볼튼 상대로 아르샤빈과 박주영이 각각 골을 넣고 이겼죠.
그래서 또 다시 기대감으로 다른 컵 경기와 리저브 경기를 찾아 봤는데
못했습니다.
리그 8분이요?
리그 8분이 있기 전에 이런 칼링컵과 리저브 팀에서 뛰었던 경기를 보신 분은 있나요?
거의 비슷한 기회를 받았던 베나윤과 체임벌린은 그 경기에서 잘했어요.
골도 넣고 득점에 도움도 되고 상대방 헤집고 다니면서요.
베나윤이야 원래 첼시 소속이었으니(첼시에서 임대옴) 넘어가더라도
3부 리그 출신인 체임벌린은 17살 주제에 생각보다 잘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주전급은 절대로 아니지만, 챔스리그 역대 최연소 골을 기록했을 만큼 잘했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1군에서도 종종 선발로 나오거나 교체 출전하는거 아닙니까?
당연한거죠. 중요도가 별 하나에서 두개짜리에서 좀 잘하면 세개에서 네개에서 기회 주고
거기서도 잘하니 가장 중요한 곳에서도 써 보는거죠.
박주영도 챔스 본선 경기 뛰었습니다.
그것도 박주영에게 가장 좋을 수 있는 마르세유라는 프랑스 팀과 경기였죠.
그날 경기는 많이들 보셨겠죠.
멕시코 전에서의 모습이나 별반 차이 없었습니다.
박주영 원래 실력이 아니라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그 정도의 모습은 정말로 예상 밖인거 맞아요.
기회를 더줬으면 더 잘했을 수도 있어요.
게다가 박주영이 이적 시장에서 막바지에나 이적이 되는 바람에
팀 훈련 소화할 시간도 별로 없고
전반적으로 몸이 덜 올라왔던 모습이었어요.
또 팀 전술도 국대나 모나코랑 달라요
국대에서는 어느 정도 박주영에게 공이 몰려지는 것과 반대로
아스날은 극단적으로 선을 올렸다가 내리기도 하고
최전방 반 페르시조차 최후방 수비까지 왔다갔다 하는게 팀 전술인데
박주영이 그 스피드를 못 따라오더라구요.
그런데 박주영에게도 그렇지만 아스날팬들에게도 하필 재수없게 지난 시즌 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
아스날 순위 경쟁이 역대 최고로 어려웠어요.
맨유한테 가르마 대첩이라는 굴욕적인 결과까지 얻었구요.
한때 18위까지 떨어졌었고,
토트넘전에 대승을 거두기 전까지는 아주 극악이었던데다가
그 이후에도 토트넘 뉴캐슬 첼시와 함께 4강 싸움이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리그를 아작아작 씹어 먹고 있는 반 페르시를 빼놓고 박주영을 쓰라구요?
4부 리그 팀이랑 경기하는데도 버로우를 하고 리저브에도 좋은 평가 못 받았던 선수를요?
자국 선수니까 되도록이면 저도 많이 나와서 박지성처럼 좋은 모습 보이길 바라는 마음은 있는데
그게 해줄래야 해줄 수가 없다니까요.
맨유에서도 오웬이나 벨바라는 EPL 경력이 화려한 선수들도
당장 맨시티와 우승 경쟁이 빡시니까 출전이 별로 없었죠.
박주영한테 9M인가 쓴걸로 알거든요?
근데 아스날 잘 모르는 분들은 모를텐데요
아스날이 그렇게 수천만씩 쓰는 구단이 아니에요.
구단주가 돈을 푼 적이 없이 선수를 팔고 입장권 팔아서 그 돈으로 영입하는 팀이라서
팀 이적 레코드가 15M입니다.
그것도 겨울에 급하게 데려오느라 아르샤빈에게 쓴 15M이 역대 최고액이에요.
맨시티나 첼시 레알 마드리드 같은 갑부 구단들이 30M 50M을 막 지르니까 얼마 안될 수도 있지만
아스날 입장에서 9M 정도를 쓰고 데려온 선수를 일부러 묵힌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당장 분데스리가에서 강등팀 쾰른 이끌고 원맨쇼 벌인 포돌스키가 13M이에요.
프랑스 득점왕 지루도 그 정도구요. 카소를라도 15M 이하죠.
그 정도 돈을 쓴 선수를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묵힐래야 묵힐 수가 없는게 슬프지만 아스날의 현실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박주영이 원래 못한다고 깔 맘은 없습니다.
프리 시즌에 이적 협상이 잘 안되다 보니 혼자 훈련 하느라 몸이 안 올라온게 거의 확실해 보이거든요.
아스날 온 것도 8월 막바지나 되서 리그 시작하고 왔으니까
팀 전술을 몸에 익히기도 어렵겠죠.
박주영 일부러 묵힌다거나 마케팅으로 데려왔다는건 정말...
진짜 마케팅으로 데려왔으려면 일부러라도 리그 경기 뛰게 합니다.
그 경기 어렵게 가더라도 선발로 내보내거나 교체로 내보내거나 일부러 방송 카메라에 잡히게 한다구요.
근데 리저브나 칼링컵 경기 등은 모두 본 적도 없이 리그 8분 뛴 것만 욕하는 찌라시 언론에 낚여서
마치 누가 보면 1년 동안 8분만 뛴 것처럼 보이는데, 절대로 그런거 아닙니다.
그렇다고 수십경기를 뛴 건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컵 대회나 리저브에서 뛰면서 몸상태, 혹은 훈련 상태 점검은 꾸준히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게 안되고 매 경기를 박빙 끝에 간신히 이기다 보니 반 페르시를 뺄 수가 없었던 거죠.
기성용 때문에 또 다시 벵거가 어쩌구 저쩌구 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기성용도 똑같은 과정 거칠거에요.
칼링컵에서 하위 리그 팀이랑 경기부터 할거고
거기서 잘하면 (미들이니 골보다는 활동량과 패스의 질?) 그 다음 칼링컵이나 파컵에서 뛸 거고
그래도 잘하면 1군 맛 좀 볼거고(교체 출전 정도)
거기서도 잘하면 챔스리그도 나갈거고
거기서도 잘하면 1군에서 중요한 위치로 올라설거구요.
지금 아스날 주전인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주전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아니면 다 그 과정을 거쳤습니다.
골키퍼인 스체즈니는 21살인데요,
그 전 골키퍼인 알무니아가 너무 못해서 파비앙스키라는 또 다른 선수를 썼는데
파비앙스키가 부상을 당한 사이에 몇경기 써보니 곧잘 해서 주전이 된 케이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