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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중 사건을 보면서..
게시물ID : humorbest_3522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구
추천 : 63
조회수 : 8777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5/04 03:29:5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5/02 15:08:10
동생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었습니다. 굉장히 더운 날이었는데 애가 안 씻으려고 하더군요. 
엄마가 "빨리 씻어"하면서 윗옷을 휙 벗기니 애 등짝에 줄이 가있더라구요. 
영화에서 노예들? 채찍 맞은 자국처럼 그렇게 빨간 줄이 대여섯개 그러져 있었습니다. 
집에 완전 난리가 났었습니다. 애는 어디서 그랬는지 계속 말 안하지.. 

결국 나중에 엄마가 매를 들자 애가 얘기를 하더라구요. 칠교놀이가 준비물이었는데 가져가지 않아서 담임선생님께 맞았다고.. 당시 저는 중학교 3학년이었고 동생을 굉장히 싫어했는데도 너무 화가 났었습니다. 
부모님은 오죽했겠습니까? 처음에는 고소하려고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정말 저는 태어나서 그런 상처를 처음 봤습니다. 채찍으로 때린건 아니고 줄넘이였나? 가는 매였나 그걸로 애 등을 내리쳤더라고요. 
애를 씻기고 사진을 찍고 아빠가 오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저희 아빠 정말 화 안내시는 분입니다. 말도 아끼는 분이고요. 엄마가 얘기를 하니 묵묵히 듣고 계시더라구요.
전 속으로 '아빠는 화도 안나나 왜 아무말이 없지?'하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아빠는 회사에 월차(?)를 내고 9시에 학교에 찾아갔습니다. 담임이랑 얘기를 하는데 담임이 '애가 준비물을 안가져와서 매를 들었다.' 이렇게만 얘기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교장실로 직행하셨습니다.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은 것은 저희 애 잘못입니다. 하지만 어린 애를 이렇게까지 때린 건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런 학교에서 더 이상 공부시킬 수 없습니다. 전학시키겠습니다.'
이런식으로 말했습니다. 당연히 교장은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고 그랬죠. 

그 다음주였나? 그 담임 우리집와서 아빠 발밑에서 울면서 사과했습니다. 자기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 화가 나서 애들을 때리게 된 것 같다구요. 진짜 그새끼 찢어죽이고 싶었습니다. 

저는 고소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증거자료도 충분했고 선생이 잘못한 거니까요. 

그런데 부모님은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은 이해가 갈 것 같네요. 만약 그런 일이 생겨서 고소를 했으면 교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날 겁니다. 그리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대개의 경우 교사집단에 속한 그 담임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겠지요. 
충분히 분노할 만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부모님이 '별난 부모님'이 되고 제 동생이 '문제아'가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상담교사를 해서 학교 분위기를 좀 알고 선생님들과도 친분이 있었는데 유사한 사례에서 경찰을 부른 경우 학생측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 일 이후로 저희 부모님 절때 제 동생에게 체벌을 가하지 않습니다. 제가 장난으로 한대 때리려고만 해도 몸을 움츠리더라구요. 어떻게 체벌을 가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제 동생 올바르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샌거 같네요. 제가 물어보고 싶은건 그 때 그 선생을 고소했어야 하나요 입니다. 
지금도 그선생 선생질 하고 있는거 보니 갑자기 화가 나네요. 
지금은 그 때보다 8년이나 지났네요. 물론 체벌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저렇게 얻어맞고 있는 학생을 보면서도 '지가 잘못했겠지'라던가 '지잘못이지' 이렇게 무작정 단정하는 게 거슬리네요.
딱 한번 준비물을 빼먹을 댓가로 등에 피멍이 들도록 얻어맞는 제 동생이 과연 올바른 체벌을 받은걸까요.
늦었다는 이유로 만인이 보는 앞에서 저렇게 얻어맞는 체벌은 정당화될수 있나요. 

동영상속 주인공 선생님이 과연 선생이 맞긴 맞을까요? 

'우리 땐 더 많이 맞았다.' 이말도 정말 이해가 안가네요. 무슨 그건 두분토론에서 '나 때는 말이야 여자가 어쩌고 저쩌고 ' 이말이랑 똑같은거 아닙니까.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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