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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남녀에게 고하는 詩
게시물ID : humordata_352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즈™
추천 : 6
조회수 : 8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6/09/20 10:56:46
VOGUE야 김수영 VOGUE야 넌 잡지가 아냐 섹스도 아냐 유물론도 아냐 선망조차도 아냐―――선망이란 어지간히 따라갈 가망성이 있는 상대자에 대한 시기심이 아니냐, 그러니까 너는 선망도 아냐 마룻바닥에 깐 비니루 장판에 구공탄을 떨어뜨려 탄 자국, 내 구두에 묻은 흙, 변두리의 진흙, 그런 가슴의 죽음의 표식만을 지켜온, 밑바닥만을 보아온, 빈곤에 마비된 눈에 하늘을 가리켜주는 잡지 VOGUE야 신성을 지키는 시인의 자리 위에 또하나 넓은 자리가 있었던 것을 자식한테 가르쳐주지 않은 죄―――그 죄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시달리면서도 그것을 몰랐다 VOGUE야 너의 세계에 스크린을 친 죄, 아이들의 눈을 막은 죄―――그 죄의 앙갚음 VOGUE야 그리고 아들아 나는 아직도 너에게 할 말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안한다 안하기로 했다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에게도 엄마에게도 모든 아버지보다 돈많은 사람들에게도 아버지 자신에게도 <1967. 2> 요즘 된장녀 논란의 중심에서 회자되는 미국패션 잡지 를 주제로 故김수영님이 시를 쓴것입니다. 그런데 기고 날짜를 보시면 1967년으로 되어 있습니다. 무려 40여년전에 오늘날의 감성으로 시를 쓴 사람이 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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