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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자살 겪어본 썰
게시물ID : military_64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악하군
추천 : 3
조회수 : 302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9/16 11:16:36

예비군도 끝나가는 8년차라 음슴체


베스트에 군대서 시체치운 썰을 봐서 나도 써봄.


난 2*사단 *0연대 의무중대 출신임. 경기도 연천(숫자 꼭집어 말해도 되나 몰라서 하나씩 가림.)

보직은 의무병은 아니고 약제병이라고 있음.

군대에 약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약제장교의 임무를 띄는 거라 생각하믄 됨.


쨌든 울 의무중대는 전체인원이 40명 가량인데,

그 중에 의무3, 약제1, 운전1, 간부(중위,전문의 아닌 의사,지대장이라고 부름) 이렇게 6명이 각 대대로 파견나가 있는 형식을 취함.


난 2대대로 파견을 나갔었는데,

해당년도 GOP부대였음.

GOP 범위가 딥따 넓다보니

지대장 혼자서는 전 지역을 보기가 힘들어서

지대장이랑 파견병은 지원중대(포대)에 묻어있고,

한명(운전병 제외)은 반대쪽에 있는 태풍전망대에 파견나가 있음.(파견병이 또 파견나갔으니 파견파견병인가 ㅡ.ㅡ)


사건은 내가 병장달고 그 달에 터졌음.

시간은 저녁먹고 띵가띵가 놀고 있었는데,

지대로 전화가 옴.

태풍전망대를 관리하는 중대장이었는데,

여기 총기사고 났다고 빨리 출동하라고 함.

첨엔 어리벙벙했음.

실제사건 같지도 않고, 훈련인가 하는 의심도 들고...

쨌든 간부에게 보고하고 출동준비를 하는데 뭘 챙겨야 할지 모르겠음.

약제병이라 의무대 내의 모든 물품은 내 관리하에 있는거라 내가 챙겨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필드매뉴얼을 본적도 없고 생각한 적도 없었기에 막 허둥댐.


어쨌든 출발을 했는데,

지대장 전화기로 미친듯이 전화가 옴.

이때 안거였는데, 사고가 아니라 자살이었음.

거기다 파견나가서 자주 어울리던 일병이었는데...

그쪽 중대장 전화는 물론이고 사단장 연대장 줄줄이 전화옴.

우리 지대장 왠만하믄 각 안잡는데, 사단장이랑 통화할때는 완전 다나까로 잘 끝맺으심. 신병 같으셨음.


상황이 급박한지라

태풍전망대에서 총 맞은 병사를 레티나에 태우고 우리쪽으로 와서 중간에서 만남

총 맞은 사람을 처음 봤는데,

내가 첨에 봤을때는 이미 죽어 있는것 같았음.

총상은 이마에서 뒷통수로 관통당했음.(K2로 총기 바닥에 두고 하면 자세나옴)

근데 지대장이 확실히 해야한다고(엠비안에서 죽으면 혹여나 문제 발생할까봐)

혈압계 들고 오라고 함.

근데 아뿔사... 외진나갈때마다 챙기는 물품인데

그날따라 마가 끼었는지 그걸 안챙겨감.

순간 존나 야림당하고 구석탱이에 찌그러져 있음.

결국 지대장이 맥박집는걸로 대신한 다음에

맥박이 안잡혀 사망선고 내리심.


우리쪽 엠비로 옮기려고 들것 가지고 오니

지대장이 들것에 피묻으면 지우기 빡세다고

그냥 태워가자고 하심.

군용엠비가 양쪽에 의자가 있고 가운데는 들것을 넣거나 하는 구조임

우리가 한쪽 의자에 쪼르르 앉고, 반대편에 시체를 놓고 출발함.

근데 군용엠비가 존나 무서운게

한밤에 문닫으면 진짜 암흑천지임 눈에 뵈는게 없음.(신병때는 한밤에 여기서 집합당했음 ㄷㄷ)

그래서 밤에는 불을 켜야 하는데... 불이 빨간색임;; 밝은 것도 아니고, 딱 브레이크등 꼬마전구 하나임.

거기다 GOP다 보니 비포장도로고, 존나 출렁출렁대서

시체를 잡고 가야함.

시체 덮는 천도 없어서, 지대장 수건으로 얼굴만 덮고 달렸음.

가는 중간에 시체 뒷통수에 구멍 났는지 확인해보라는 명령이 떨어졌을때는 진짜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 졸라 많이 했음.

그때의 느낌이란...


사단의무대까지 한시간이 넘는거리를 빨간 불빛 아래에서 시체를 잡고 달리는 기분은

안해본 사람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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