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고, 못 자면서 죽을힘 다해 일을 마쳤는데 죄인 취급을 받는 기분입니다.”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된 천안함 함미를 성공적으로 인양한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은 16일 “인양작업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군이 군사기밀이라며 언론과 인터뷰를 불허했다”며 “일을 잘해놓고 고맙다는 말은커녕 꼭 죄 지은 사람처럼 만들었다”고 볼멘소리로 털어놓았다.
수중개발은 애초 한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 인양작업을 11일 만인 전날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마음에 열악한 환경에서 밤낮을 잊고 일한 결과다.
하지만 해군 측에서는 “인양 작업 과정이 ‘군사기밀’”이라며 “인터뷰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88수중개발 측에 최근 보내 ‘족쇄’를 채웠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우리 잘못한 게 없는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인양작업과 관련해서 매일 나오는 기사와 군 관계자 인터뷰 등은 괜찮고, 우리가 말하는 것은 기밀 누설이라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인양 당일 거치대가 파손된 일은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질타하는 전화 등을 받으면서도 아무 불평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 잠수부 활동에 대해 어떤 말도 못하게 하는 건 지나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미 인양작업을 벌인 11일간 이들은 거센 조류와 너울성 파도, 열악한 수중 시계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컨테이너 숙소에서 새우잠을 자며 바다상태가 좋으면 언제라도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정 부사장은 “작업이 매우 힘들었지만 해난구조대(SSU)와 호흡이 잘 맞아서 빨리 끝날 수 있었다”며 “특히 바다 상태가 좋으면 무조건 작업했기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택=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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