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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주차서비스맨<(-_-)/..2화
게시물ID : humorbest_352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23
조회수 : 1401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4/10 13:00:37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4/09 23:39:17
1 합격통보





 이틀 전에 넣은 이력서가 떨어졌는지 말이 없다.

'쳇...떨어진건가...'

방학 시작한지 벌써 1달이나 되었으니 

아르바이트 경쟁이 심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허탈하다.-_-

오늘도 그냥 이렇게 보내는 건가.히유~

아침에 이러저러한 생각으로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무의미없는 인터넷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에휴...근데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네.내가 왜 떨어진거야~왜!왜!왜!왜!'

도대체 내가 뭐가 모자르다고!

외모?

음...

학벌?

음...흠...

성격?

성격은 뭐...하아~

'따지고보니 지극히 모자르긴 하구나.-_-;;'

그리고 과자 하나 집어들고서 침대에서 뒹굴뒹굴대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시계로만 쓰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는 것이 아닌가.

"띠리리리리~띠리리리리~"

'홋...무슨 천지가 개벽할 조화로고.모르는 번호는 원래 잘 안 받지만 

수많은 이력서를 뿌리고 다녔으니 받아봐줄까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어떤 여자분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성씨 되시나요?제가 생각을 못 하고 연락을 못 드렸는데 

오늘 시간 되면 사무실로 1시까지 나와주시겠어요?'

그...그렇다.

합격한 것이다.ㅠ.ㅠ

이제 지겨운 어머니 잔소리 안 들어도 되고,

자동인출기 인출액 한계금액에 봉착한 통장을 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부르르 떨리는 염통을 부여잡고,

잽싸게 대답했다.

"네.당연히 되죠.당장 준비하고 나가겠습니다!"

"네.그럼 부탁드릴게요~"

욕실로 달려나갔다.

머리를 잽싸게 감고,(머리를 여태 안 감았냐고?왜 이러시나~

다들 집에 있을 땐 느지막히 감으시면서~-_-;;)

평소 안 바르던 왁스까지 발라주고,

버스를 타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아...기대된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이 큰 몸집에 맞는 옷이 있긴 있을까?(나중에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_-)

주차도우미들은 다 이쁘다고 들었는데 가까이서 보겠구나.-_-+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백화점에 도착했고,

지하로 방향을 잡았다.

여러번 헤맨 끝에 주차사무실을 발견하고,

다른 합격자들과 함께 뒤늦게 교육에 합류했다.

'히야...내성적인 성격의 극치인 내가 이런 곳에서 일하게 될줄이야.

세상은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_-;;'










2 입사교육





 입사.

이 무슨 어색한 말이더냐.-_-;;

단순한 알바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일단 월급제에다가 

3개월 이상 일하면 4대 보험 가입까지 된다니.

다른 아르바이트와는 좀 다른 개념이랄까.

비정규직.

그래,이 말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튼 도우미주임이라는 여자분의 교육 속에는 

단순한 알바가 아닌 정규사원이라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은 채 

백화점 탐방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나와 같이 교육받은 사람은 2명이다.

한 명은 상당히 동안인 26살의 형이었는데 카트 파트에 지원했다고 하고,

또다른 한 명은 23살의 필이형(물론 가명)으로 나와 같은 주차안내 파트에 지원했다고 했다.

하아...그런데 26살의 저 형 정말 어려보이네.

누가 보면 나랑 동갑인 줄 알지도...-_-;;

얼렁뚱땅 백화점탐방을 하고 다닌 우리 3인조.

셋 다 백화점과는 연관이 없는 사람들인지라 정말 많이 헤매고 다녔다.

한 명은 갓 제대한 예비군인데다가

둘은 쇼핑과는 거리가 먼 저소득층...에헴!

아무튼 생소한 지리를 익혀보겠다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5시도 안 되어서 교육 일정 사흘 중의 하루가 끝이 났다.

교육수당도 준다고 하니 아싸~신나라~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진성군의 머리에는 온통 $$...

은 아니고,(솔직히 조금은 생각했수.안 하는게 이상하지!)

서비스업을 내가 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과거 건설현장 경력이 1달이 넘지만(이것 때문에 알바수당 보는 눈이 높아졌다.-_-;;)

이건 성격이 너무도 틀린 직종 아닌가.

더군다나 수줍음까지 잘 타는 나-_-*

...라고 하긴 돌 날라올 것 같으니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두자.-_-

'그래,이것도 다 인생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어?

성격개조한다(?)는 셈치고 한 번 해보자.'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하루는 빨리도 흘러갔다.










3 악으로 깡으로





 오늘은 입사 교육 2번째 날이다.

느지막히 밥을 챙겨먹고,집을 나섰다.

아침밥을 안 먹으면 하루를 버티는데 너무도 버겁기에.

다 몸집이 커서 그런거다.-_-;;

여기서 잠깐!

진성군의 신장은 몇이기에 자꾸 몸집 탓이 나오는 것일까.

진성군은 무려 188Cm라는 키에 78kg라는 몸집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그렇게 유니폼 사이즈 걱정을 한 게지...-_-;;

사람들은 키 크면 좋겠다라고 하지만

막상 장신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밥값이 2배로 든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그렇다.

나의 경우 공짜라면 2배 먹고,아니라면 더 달라고 한다.-_-

그리고 마을버스 탈 때 목이 아프다.

천장에 닿기 때문에.

키만 크면 좋게?

발도 크다.

이태원에 신발 사러 가려면 아주 고생이다.

하긴 이태원 가면 내 발사이즈가 제일 작더라.-_-;;

(내 신발사이즈-290)

옷사이즈도 XL이상을 입어야 한다.

다행히 힙합브랜드가 많아서 좋긴 하다.

또한 장시간 서서 있으면 다리와 발,허리에 중력의 너무나도 공평한 이치가 작용한다.

이뿐인가?

키 큰게 왜 그러냐?란 소리도 자주 듣는다.

어리버리라는 별명은 이미 획득한지 4년이 되어가고...-_-

그러니 키큰 사람 너무 부러워하지 말자.

내 주변사람들의 말을 끌어오자면 저 놈은 높은 데 물건 꺼낼 때가 가장 멋있어!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오죽 잘난게 없으면...

허허...잡담이 길었다.

볼론으로 다시 들어가자.

슈우웅~

아무튼 주차안내파트의 주임이 우리 둘을 교육한단다.

나머지 한 명은 어디 갔냐고?

그 형은 카트라서 바로 실무에 투입된다고 한다.

아,부럽다~

수당도 높게 받겠구나.-_-;;

나와 필이형은 주임한테 교육을 받기 위해 사무실 앞의 주차장으로 나왔다.

아,어색하다.

옷사이즈도 없어서 잠바를 입고 있는 이 신세야.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한 번씩 쳐다보곤 뭐라고 쑥덕댄다.

나는 그럴 때마다 쭈삣쭈삣...

주임이 뭐하는 거냐고,이것 밖에 못 하냐고 수신호하는 나에게 다그치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이게 맘대로 되야 말이지...

1달동안 움직임을 최소화하던 몸은 이미 굳을 대로 굳어 있었다.

물론 원래가 몸이 막대기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유연성 테스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몸이니 뭐,할 말 다 했지.

열나게 수신호라는 것을 하고는 지쳐서 잠시 휴식에 들어갔다.

"필이형.어때,할 만해?(벌써 말 놓기로 합의 보았다.-_-v)

"어.이 정도야 간단하지."

'역시 군필자를 우대할 수 밖에 없군.-_-;;난 벌써 힘들어죽겠구만...'

짧은 휴식시간이 끝나고,이제 멘트 연습에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친절히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안녕히 가십시오!"

으아~목이 아프다 못해 피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래도 못마땅한지 주임은 계속 나를 다그친다.

내가 성량이 좀 부족한가?

언제 소리를 질러봤어야 알지.

그렇게 계속 혼나가며 교육을 받았다.-_-^

지나가는 사람들은 계속 쳐다보고,

나는 뻣뻣한 몸 구부려가며 멘트하느라 울상.

가.관.이.다.

'이런 젠장...노가다할 땐 이런 거 없었는데!'

물론이다.

당연히 없지.-_-;;

그래도 하는 대까진 해보자는 오기에 죽어라 소리를 질러대었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흘러 노을이 질 무렵.

"자,고생했고.내일이 마지막 교육이니까 늦지 말고 와라.

아참,내일은 8시까지 교육할 거야."

'허걱.내일은 하루종일 이 짓(?)하다가 끝나는 거 아닐까?-_-;;;'

주임의 당부가 있고나서 간만에 힘이 죽 빠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주차안내요원이 만만한 게 아니였구나.'

새삼 새로운 일에 느끼는 것도 많은 하루가 흘러갔다.

고생을 한 하루는 언제나처럼 빨리 흘러간다.



↓휴게실에서 동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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