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 돌다리목 뙤약볕 드는 길 가운데 떡하니 노 비두로기 혼자 앉았다
쇠삭한 깃 뭉치 시든 머릿골 산 채로 박제된 듯 사람들 지나가도 좌이부동
그 길섶 한구석 응달진 관목 사이 웅그린 괭이 상하로 한껏 찢어진 눈총이 겨눈 곳
슬몃 다가가길래 쫓아내려던 찰나 다 지켜본 노 비두로기한테서 느껴진 지각
'배부르게 두어라'
묵배하듯이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