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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에 하나씩은 있는 바보병사 이야기 3부
게시물ID : military_67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독돌이
추천 : 11/6
조회수 : 116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9/19 18:58:46

부대에 하나씩은 있는 바보병사 이야기 3부
구정 설날이었던 것 같다
명절맞이 윷놀이대회와 장기대회 우승자에게 포상휴가를 준다는 작전과장의 지침에 따라
명절의 여유로움대신 휴가에 눈이 먼 자들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각 내무실별로 장기 2팀이 출전하는데 각팀이 복식조였다
그러니까 두명이서 상의해서 장기를 두는 것이고 누가 두어도 상관없으니 서로가 서로를 훈수두는 격이었다

준결까지 간 내팀은 내무실고참들에게 준결과 결승 대전상대에 대한 정보를 주입받기 시작했다
이미 작년에도 이 대회에 나갔고 대대에서 잘둔다고 소문이 나서 휴일에는 다른 내무실로 원정가서 만원빵 장기도 두던 전병장이었다
가끔 딴 돈으로 피엑스에서 왕창 냉동만두를 쏘기도 해서 실력은 알려졌었다

"내가 첫판에서 누구한테 진줄 아나? 바로 xxx 그노마다! 아나?"
"그 유선중대 말씀하십니까?"
"그노마만 안 만났으면 했는데 딱 첫판에 걸릴게 뭐고 에이"
"잘 둡니까?"
"작년에 그노마가 우승했다 내가 2등하고 "

"갸 잘 모르제? 머리 윽쓰로 좋대이 xx대학교 다니다 왔다카지 아마~~ 형하고 누나 있는데 둘다 서울대라 카드라~"
"그렇습니까?"
"근데 그 자슥 바둑이 전문이다 흐흐 바둑 아마추어 몇단이라카던데 가끔 그 자슥불러서 바둑두는 주임원사하고 중계담담관님한테 물어봐라"

그러면서 그 상병의 초반수비및 공격성향에 대해 설명을 쭉 들었다

준결승날 마주보고 4명이 앉았는데 나는 그 상병 바로 앞이었다

한수 한수 두고 있고 바로 옆에는 심사관인 본부중대장이 구경하고 있었다

장기판의 "상"을 진출키시는 순간 머리를 푹 숙이고 있던 그 상병이 갑자기 고개를 드는 것이다

나도 말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2명 복식조인데 그 상병말고 다른 고참이 혼자 계속 두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 서로 저기둘까? 하며 상의를 해야하는데 그것도 없이 그냥 계속 그 상병은 구경만 하고 있던 것을 알아챘다


장기는 10분도 안되어 일방적인 나의 승리로 끝났고 중대장은 준결승이 시시하다고 투덜거리며 지통실로 갔다

수고하셨다는 멘트후 내무실을 나서는데 그 상병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보았다

또 한번 씨익 웃었다

나를 보고 웃는 상황인 듯 한데

예전 그때 마대자루줄때처럼

눈의 초점은 나를 지나 창문 뒤의 먼산쪽을 향하고 있었다

웃고 있었다

 

우승하고 포상휴가를 탄후 우리 내무실 전병장이 나를 불렀다

"축하한데이 근데 니 우째 준결승에서 그노마 이깄노?? 대단하다~~"

"그 상병 장기 안두던데요?"

"나랑 붙을때는 지 혼자두더만 시발 5분만에 차 두개 다 떨어지고 쓸리따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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