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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원조소녀, 지구에서 만나다! #3
게시물ID : humorstory_138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2
조회수 : 12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7/06/29 22:43:53
#3 늪





“어, 바빠.”

“뭐?!”



뚜뚜뚜…….



“여…… 여보세요?”

“장난하나. 지 할 말만 하고 끊네.”



이미 전화기는 끊겨 있었다.

자존심을 구기고 내가 다시 전화를 해야만 했다.

어찌 됐든 내 예상이 맞다면 바쁘다는 것은 다른 속된 어른을 만날 확률

이 높다는 것이다.

그 현장을 덮쳐야만 한다.

나는 다시 전화번호를 눌렀다.



“아저씨, 또 왜?”

“야, 오늘 왜 바쁜데?”

“아저씨가 나같이 예쁜 여학생이 한 번 싸게 해준다니까 보고 싶고, 갖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심정은 다분히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내가 몸이 한 
개잖아. 어쩔 수가 없어요.”

“아주 소설을 써라. 소설을 써.”



라는 말이 입 바로 밑 턱에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내뱉지는 않았다. 

일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참 듣고 있자니 한심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 그래. 아저씨 심정 알지? 그러니까 왜 못 만나는 건데?”

“변태…….”

‘나보고 어쩌라고…….’

“하하하……. 이유나 좀 말해주지 않을래?”

“오늘 예약 손님 때문에 안 돼.”

“예…… 예약?”

‘이런 씨뱅. 정말 요즘에는 가지가지 하는군. 원조교제를 예약제로 한다
고?’



울화통이 치밀었지만 참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나는 다시 침착하게 물었다.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걸 아저씨가 알아서 뭐하게? 귀찮게 하지 말고 좀 기다려. 어련히 순
서 안 올라고.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라는 말도 몰라?”

“아니, 그러니까…….”



뚜뚜뚜…….



“…….”

“니미, 또 끊었네.”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일단 저번에 그 여학생을 본 장소를 떠올렸다.

그렇게 늦은 시간에 그런 곳에 있었다면 분명 자신의 집 근처였을 것이

다.

그 근처에서 가장 적당한 장소를 머릿속으로 생각해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근처에 있는 시민공원밖에는 떠오르질 않았다.

일단은 그 쪽을 향해 달렸다.



“아,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지? 게다가 여기 있다는 확신도 없는
데…….”



어쨌든 짐작 가는 곳은 그 곳밖에 없었기 때문에 마냥 찾는 수밖에 없었

다.



“아, 내가 왜 그런 계집애 하나 때문에 이런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거
야. 그냥 신경 끄면 되는데…….”



어쨌든 신경이 쓰이니 하는 수 없었다.

정신없이 공원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드넓은 공원에서 그 여자애를 찾는 일이란 쉬워 보이지 않았

다.

교복이라도 입고 있으면 눈에 확 띄어서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원조교제

를 하는 여고생이 교복을 입고 상대방을 기다릴 리가 만무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닌가 봐? 그치?”



저쪽 벤치에 다소곳이 교복을 입고 앉아 있는 한 여학생이 보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분명 어제의 그 교복이었다.



‘내참, 아주 원조교제라고 등에 써 붙이고 다니는군. 무슨 깡으로 교복을 
입고 나온 거야? 저런 옷을 입고 다 늙은 아저씨를 만난다는 거야?’



나는 뒤 쪽에서 얼굴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일단은 그 상대방이 나

타나기만을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저쪽 편에서 사방을 기웃거리며 슬금슬금 다가오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겉보기로도 늙수그레했다.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

저런 자식들이 이렇게 어린 소녀들을 희롱한다는 게 역겨웠다.

주먹을 꽉 쥐었다.



“아저씨, 여기야 여기!”



그 여고생은 반갑다는 듯이 맞았다.



“왜 교복을 입고 나왔어? 눈에 띄게…….”

“왜 싫어? 교복 안 좋아해? 더 섹시하잖아?”

“그래도…….”

‘니미,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더 이상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나는 그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야, 원조 오랜만이다.”

“어라?”

“바쁘다는 일이 이거였냐?”

“아저씨, 여긴 어떻게 알고?”

“니가 텔레파시 보냈잖아.”

“응?”

“어쨌든 너는 공원 입구에 가서 기다려라.”

“당신 뭐야?”



뒤쪽에서 아까 그 남자의 음성이 들려 왔다.



“저승사자.”

“아저씨 지금 뭐하는…….”

“빨리 가 있어.”



나는 인상을 험하게 구기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러자 순간 움츠러든 원조는 조용히 공원 입구로 향했다.



‘어라, 웬일로 말을 듣네?’

“뭐? 너 지금 뭐라고 그랬냐?”

“걱정 말고 좀 기다려. 상담해 줄 테니까.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잖
아.”



하고 나는 찡긋 웃어 보였다.

나는 서둘러 일을 끝내고 공원 입구로 달려나갔다.

아마 없을 거라는 예상을 하며…….

하지만 역시나 예상은 빗나갔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은 무슨 얼어 죽을…….”

“뭐?!”

“바로 어제 봐 놓고…….”

“참…….”



나는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이렇게 당당하고 거침없는 아이를…….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짓이야?”

“무슨 소리냐?”

“그 아저씨한테 무슨 짓 한 거냐고?”

“몰라. 바쁜 일 있다고 먼저 간다더라.”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그럼?”



나는 또 이번에는 무슨 소리를 할지 내심 기대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저씨, 내가 지금 다른 아저씨들 먼저 만났다고 질투하는 거지?”

“뭐?!”

“거참, 성격 급하네. 어련히 순서 온다니까. 그래서 쫓아내 버린 거야?”

“…….”



나도 이번에는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내 버렸다.



“장난 그만하자. 너 또 누구 있어?”

“푸푸…… 풉. 푸하하하하.”

“…….”



원조는 갑자기 신나게 웃어젖히기 시작했다.

한참을 웃고 난 후에야 웃음을 그쳤다.



“그…… 그러니까 아저씨가 지금 멋지게 백마 탄 기사처럼 나타나서 내 
돈줄을 끊어버리겠다고?”

“뭐?!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래서 말하면 어쩌려고? 다 찾아가서 협박이라도 하려고?”

“그래. 협박이라도 하려고 그런다, 왜?”

“아저씨도 다 똑같은 사람이면서 뭘 하겠다는 거야?”

“나는 그 딴 짓 안 해!”

“아저씨가 그렇게 당당해? 그래서 아저씨가 날 먹여 살리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

“…….”



그 때까지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말하던 나도 그 말 앞에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 누군가를 보호하고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그럴 자격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럴 수 없다.

그렇게 뒤를 돌아 공원을 빠져나가는 원조를 차마 잡지 못하고 서 있었

다.

원조는 가다가 말고 뒤를 한 번 돌아보았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아저씨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변태 아저씨들이 아니라 조금은 기
뻤어. 아저씨는 아니길 바랬거든.”

“…….”



그 말을 남기고 그렇게 원조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웬 이상한 여자애를 하나 만나가지고 갑자기 조용히 지내던 인생

에 굴곡이 생기고 차원이 뒤틀릴 것 같았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나 자신도 점차 느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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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랄게요.

모두 부자 되세요...

사채업자 같은 부자 말구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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