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떠나와서 타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집에 간건 5월 초.. 아마 어린이날 연휴가 끼어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린이날 연휴 때문에, 밤 늦은 시간에도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평소에는 고속버스로 2시간 30분쯤 걸리는데, 그 때는 4시간 넘게 걸렸거든요..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 다음날(정확히는 그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해서, 피곤에 찌든 상태로 아주 잠깐의 시간을 보냈고..
그게 마지막이 될 지 누가 알았습니까.
오늘 집에 가보니..
정말로 없더군요.. 제가 3살때였나..? 엄마가 잠든 저를 집에 놔두고 시장에 가셨는데, 잠에서 깬 저는 엄마를 찾아 울면서 집안 곳곳을 뒤졌습니다..
그 때의 감정을 약 20년 후 똑같이 느낄 줄 누가 알았습니까. 이제는 없다고, 집에는 더 이상 없다고 알면서도 괜히 집에 있는 방을 열어보고 옷장 문을 괜히 열어보고..
왜 하필 마지막 시간이... 5월, 피곤에 찌들어, 일찍 일어나야한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왜 그게 마지막이 되어버렸을까요.. 하다못해 즐겁게, 웃으며 보낸 시간이 마지막이었다면.. .....마음이 조금은 덜 무거웠을텐데요...
.. ..이제는 알아요. 어린 아이였을때처럼 울고불고 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남은 행복이라도, 언젠가 내 손에서 보낼 때 후회가 없도록, 잘 대해줘야한다는걸..
그렇지만, 이 허전한 마음을 그나마 달래고 싶어서 여기에 글 올려봅니다. 정말 떠나는건 예고없이, 한 순간이더군요..